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 행장은 지난달 29일 우리은행 임직원들에게 보낸 메시지에서 "무겁고 참담한 마음"이라며 "공적자금의 멍에를 벗고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중요한 시점에 있어서는 안 될 횡령 사고가 발견됐다"고 밝혔다.
이어 "한 사람의 악한 마음과 이기적인 범죄로 말미암아 우리 가족 모두가 땀 흘려 쌓아 올린 신뢰가 한순간에 송두리째 흔들리고 말았다"고 말했다.
이 행장은 "현재 관련 직원의 신병을 확보해 경찰 및 금융당국의 조사가 이뤄지고 있다"면서 "조사 결과에 따라 당사자는 물론 추가 연관자들이 있다면 그들에 대해서도 엄중한 책임이 지워질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행장은 앞으로 고객 신뢰 회복에 최선을 다해야한다고 당부했다. 그는 "우리는 고객의 소중한 자산을 지켜주고 키워 줘야 하는 은행원"이라며 "생명과도 같은 고객의 신뢰를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더욱 굳게 일어서서 무너진 신뢰를 다시 쌓아나가야 한다"며 "은행장이 앞장서겠다"고 덧붙였다.
이 행장의 이번 메시지는 횡령 사건과 관련한 경찰과 금융당국의 조사가 이뤄지는 가운데 직원들의 동요를 막고 조직 내부를 다잡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우리은행 직원 A씨는 2012년부터 6년간 세 차례에 걸쳐 회삿돈 614억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달 30일 경찰에 구속됐다. A씨의 동생 역시 공범으로 구속됐다.
횡령금은 옛 대우일렉트로닉스 매각에 참여한 이란 가전업체 엔텍합이 채권단에 지급했던 계약보증금으로 파악됐다. 매각 주관사였던 우리은행은 해당 자금을 별도 관리해왔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