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제공= 픽사베이
28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NH농협생명은 지난 22일 금융위원회에 마이데이터 예비허가를 신청서를 제출했다.
NH농협생명은 마이데이터 본허가를 받으면 초개인화 시대에 적합한 맞춤형 보험상품으로 신시장을 공략할 예정이다.
NH농협생명 관계자는 "시공간 제약 없는 보험서비스 다양화를 통해 생활금융서비스를 선도할 것"이라며 "농협그룹 시너지를 활용해 데이터를 공유하고 공동 대응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로써 마이데이터 사업을 가시화한 보험사는 교보생명,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 NH농협생명, KB손해보험, 메리츠화재, 흥국화재 7개사다.
교보생명과 KB손해보험은 본허가를 획득한 후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으며 신한라이프, 미래에셋생명은 예비허가를 받았다. 흥국화재, 메리츠화재는 예비허가 심사를 받고 있는 중이다.
해당 보험사들을 제외하고 다른 보험사들은 마이데이터 사업에 대해 미온적인 상황이다.
마이데이터 사업을 고려하지 않기도 한다. 한 보험사 고위 관계자는 "마이데이터 사업 진출 계획이 없다"면서 "새정부에서 금융사에 디지털플랫폼 강화를 요구하고 있는데 마이데이터를 신청한 보험사들이 어떤 수익성을 냈는지 실질적인 성과가 없고 보험사에서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가지고 경쟁력을 갖기엔 한계가 있다"고 바라봤다.
중소형 보험사 관계자는 "새로운 사업에 뛰어들기엔 여력이 없다"며 "아직 마이데이터 사업을 구체적으로 진행하고 있지 않고 마이데이터가 어떤 실질적 수익을 가져다 줄지 확실하지 않아 먼저 진출한 보험사들의 상황을 지켜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험업계의 이같은 반응은 보험업 특성에 맞게 활용할 수 있는 건강 데이터 확보의 어려움 때문으로 풀이된다.
실생활과 밀접한 예금이나 카드에 기반을 둔 은행, 카드사에 비해 보험사는 금융 생활 플랫폼 경쟁에서 밀릴 수밖에 없다. 보험사가 이를 만회하려면 '건강' 데이터가 필수적이지만 현재 보험사들은 건강보험공단(건보공단)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심평원)에서 의료 데이터를 획득하는 데 어려움이 있다.
서지용 상명대학교 경영학과 교수는 "고객 신체와 관련된 데이터가 다른 금융자산과 달리 확보하기 어렵다"며 "보험사들이 건강 데이터를 심평원(건강보험심사평가원)으로 받아야 하는데 자료 확보가 안 되다 보니, 보험사가 마이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보험업 특유의 언더라이팅, 보험 상품 추천, 운전 행태에 따른 자동차보험료 할인 등 인센티브 제공과 같은 실질적인 서비스 제공이 어려운 상태"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디지털플랫폼 정부가 출범하면 보험업계가 의료데이터 개방을 통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고도화할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지난 25일 대통령직 인수위원회는 "의료기관과 건강보험공단, 보험사 등에 흩어진 건강정보가 한 곳에 모일 수 있도록 의료마이데이터 플랫폼을 본격 구축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마이데이터 활용 기대감을 갖는 보험사도 있다. 한 보험사 관계자는 "아직 마이데이터 사업자 신청을 하진 않았지만 내부적으로 충분히 역량을 고도화하고 있다"며 "의료데이터가 실질적으로 개방된다면 마이데이터 사업에 긍정적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임유진 기자 uj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