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시 분당구에 있는 네이버(대표 최수연)의 사무용 건물 '그린팩토리(Green Factory)'/사진=네이버
서정연 신영증권 유통‧섬유의복‧인터넷 담당 투자분석가(Analyst)는 우선 네이버가 전 분기에 이어 올 1분기도 마진이 둔화했다는 점을 짚었다.
그는 “네이버의 1분기 영업수익과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3.1%, 4.5% 증가한 1조8452억원과 3018억원을 달성했다”며 “외형은 예상 수준에 부합했지만, 영업이익은 이보다 낮은 실적이었다”고 평했다.
이어 “핀테크와 콘텐츠 부문에서 우위 선점을 위한 비용 집행이 이뤄지며 전년 동기 대비 마케팅비가 30% 늘어났고, 콘텐츠 관련 일회성 비용 반영으로 파트너 비용 역시 37% 증가해 전사 영업이익률이 둔화했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네이버의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분기 기준 사상 최대치를 찍은 전분기 기준으로 잡으면 각각 4.3%, 14.1% 줄어든 수준이며, 순이익도 1514억원으로 전 분기에 비해서는 49.5%,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는 99.0% 감소했다.
네이버가 이번에 발표한 실적은 증권사 예상치 평균인 매출 1조8789억원과 영업이익 3441억언을 밑돈다. 급증한 인건비 상승에 따라 영업이익이 10%(423억원) 가량 못 미친 것이 원인으로 지목된다.
다만, 성장은 지속되고 있다. 서정연 투자분석가는 네이버가 성장에 더해 수익 창출을 위한 준비 단계 막바지에 있다고 봤다.
부문별로 보면 서치(Search‧검색) 플랫폼과 커머스(전자상거래) 영업수익이 각각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12%, 28% 증가했고, 핀테크와 콘텐츠 영업수익도 31%, 66%씩 오르면서 고성장세를 이어갔기 때문이다.
보고서에 따르면, 서치 플랫폼 부문은 개인화 검색 커버리지 확대로 쇼핑 영역과의 시너지(상승효과)가 강화하고 있고, 신규 광고 상품 개발을 통해 지속적인 성장과 수익창출이 이뤄지고 있다.
또한 커머스 부문 1분기 거래액은 9조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약 19% 확대됐다. 1분기 택배 파업이 있었고 계절적으로 준성수기였음에도 4분기 수준의 외형을 유지했다는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된다.
특히 신규 버티컬 서비스인 브랜드스토어와 쇼핑라이브 등 사업에서 거래액이 전년 동기보다 78% 증가했고, 멤버십 매출 역시 75% 증가해 외형 성장을 이끌었다.
서 투자분석가는 “이번 실적 발표부터 네이버는 커머스 부문의 주요 수익창출원이라 할 수 있는 커머스 광고, 중개‧판매, 멤버십 등 각 부문에 관해 세부 영업수익을 구분 제시했다”며 “이는 커머스 부문이 서치 플랫폼 사업과 마찬가지로 향후 회사 캐시카우(Cash Cow‧수익 창출원) 축으로서 가능할 수 있는 준비가 마무리됐음을 우회적으로 엿볼 수 있는 조치”라고 판단했다.
그는 “태생적으로 커머스 사업과 함께 성장해 온 네이버페이의 1분기 결제액은 전년 동기 대비 34% 증가한 11조2000억원으로, 외부 결제액이 처음으로 4조원을 돌파했다는 점이 고무적”이라며 “지금은 네이버 플랫폼을 넘어 밖에서 이용이 큰 폭으로 성장하면서 독자 이익이 창출 가능한 선순환 구조를 만들어가고 있다”고 설명했다.
콘텐츠 부문은 매출이 줄었지만, 성장 가능성을 보여줬다.
서정연 투자분석가는 “웹툰 회계 처리 변경과 인기 연예인 라이브 방송 서비스인 브이라이브(V LIVE) 연결 제외 등의 영향으로 전 분기보다 매출이 줄었다”며 “국내 웹툰 사업은 연간 영업이익률이 20%에 달하면서 수익창출 가능성을 이미 보여줬다”고 말했다.
이어 “웹툰의 글로벌 월간 활성 이용자 수(MAU‧Monthly Active Users)가 1억8000명에 달한다”며 “글로벌 웹툰 거래액도 전년 동기 및 전 분기 대비 각각 31%, 6% 늘었다”고 덧붙였다.
주목할 점으로는 예고됐던 마진 둔화와 성장-수익 간 균형점 도출 의지를 꼽았다.
서 투자분석가는 “경쟁력 우위 선점을 위한 네이버 매출 비용 지출이 지속되고 있어 당분간 마진 둔화가 불가피할 것이라는 점은 인지하고 있던 바이므로 이에 대한 우려는 제한적”이라며 “오히려 이번 실적 발표에서는 지금과 같은 성장을 지속하되 채용과 마케팅 등에서 비용구조를 최적화할 수 있는 균형점을 찾겠다는 의지를 비췄기에 더욱 주목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네이버가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저평가 구간이라고 바라봤다. 매수 의견과 목표주가 58만원은 유지했다.
그는 “기대에 못 미치는 영업이익 발표로 전일 네이버 주가는 추락 하락하면서 연중 최저 수준의 박스권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모습”이라며 “실적 부진이 구조적 추세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판단”이라고 전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