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차 산업혁명에 대응하고자 전부가 추진 중인 ‘한국판 뉴딜’, 그중 데이터 활용 속도를 높이는 ‘디지털 뉴딜’에 중점을 두고 빅데이터·인공지능(AI) 활용 폭을 넓힌다.
아직 민간 영역에 비해 속도가 빠른 편은 아니지만, 빠르게 변하는 디지털 경제 속 소외되는 국민이 없도록 시스템을 최신화하고, 조직을 개편하는 등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무를 다하겠다는 방침이다.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밝힌 각오다. 최 사장은 “주거·금융 디지털 환경 변화에서 소외될 수 있는 계층에 관한 지속적 관심을 통해 이들에게 적합한 상품과 서비스가 우선적으로 공급될 수 있도록 하겠다”며 “공사 역할은 급변하는 경제환경이나 외부 충격으로 주거 불안 등을 겪는 취약 계층의 성장과 재기를 지원하는 것”이라 말했다.
사회적 약자와 함께 하는 포용 금융 실천이 우리 사회와 경제를 지속 가능하고 건강하게 한다는 생각을 전한 것이다.
주택금융공사는 우선 서류 제출 자동 안내로 보금자리론 등 정책금융 상품을 심사하는 기간부터 줄였다. 보금자리론은 주택금융공사가 공급하는 장기고정금리 분할상환 주택 담보대출이다.
이러한 디지털 전환 중심에는 지난해 7월 선보인 차세대 정보시스템 ‘하이온(HI-ON)’이 있다.
이 시스템은 2011년 ‘u-보금자리론’ 출시로 시작된 비대면 주택금융 플랫폼 구축의 완성 단계다.
고객이 전자서식 서명 등을 간편하게 활용할 수 있도록 모바일 애플리케이션(앱) ‘ODS(Out Door Sales)’ 시스템을 시범 도입해 정책 모기지 신청부터 서류접수, 보완, 실행 승인까지 모든 단계를 지사 방문 없이 스스로 처리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서류 제출을 고객 맞춤형으로 자동 안내함에 따라 대출심사 소요 기간을 약 5일 단축했다.
ODS 시스템은 서울·부산 지사에서만 먼저 시행하고 있다. 채무감면과 분할상환 약정 등 채권관리 일부에 우선 적용한다. 향후 주택연금 업무에도 확대 적용할 예정이다.
또한 직원의 업무절차에 맞는 메뉴 배치와 화면 구성으로 스마트 사용자 환경(UI·User Interface) 및 사용자 경험(UX·User Experience)을 구현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 검색 기능이 강화하는 등 정확하고 신속한 업무처리가 가능해졌다. 자연스럽게 고객 요구에도 빠르게 응답할 수 있게 됐다.
주택금융공사는 ‘하이온’을 통해 비대면 주택 금융 플랫폼과 고객중심의 인터넷·모바일 전자금융 체계를 구축할 계획이다. 신청부터 사후 관리까지 모든 서류를 디지털로 전환하는 것이다.
하이온 출시 당시 최준우 사장은 “하이온을 통해 언택트(Untact·비대면) 시대에 적합한 혁신적인 고객 서비스 길이 열리게 됐다”며 “앞으로도 디지털 기술을 활용한 다양한 주택금융 서비스를 제공해 국민 주거 안정을 이룰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HF-페디아(Pedia) 시스템’ 구축도 진행한다. HF-페디아 시스템은 주택금융공사 직원이 법령·내규·업무지도·업무 매뉴얼·서식 등 지식 관련 콘텐츠를 한눈에 조회·검색할 수 있도록 구현한 통합지식 정보시스템이다.
최준우 사장은 앞으로 4차 산업혁명을 중심으로 한 사회경제적 변화에 대응해 주택금융 혁신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최 사장은 지난해 1일 서울 여의도 콘래드 호텔에서 개최된 ‘2021 주택금융 컨퍼런스’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한 사회·경제적 혼란은 비대면 서비스 확대 등 4차 산업혁명의 기술혁신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며 “국민 일상은 크게 변화했고 금융 산업도 고객을 마주하는 접점부터 업무 처리 방식 등 모든 영역에서 혁신을 요구받고 있다”고 말했다.
혁신을 위해 디지털 기술 활용도를 높인다. 단순 반복적인 사무업무를 줄이고, 빅데이터 기반의 개인 맞춤형 상품을 설계하려 한다. 아울러 AI와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안전하고 편리한 주택금융 이용 경험을 금융소비자들에게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이 올해 신년사를 통해 밝힌 말이다. 지난해 취임한 김 사장은 최근 선제적 리스크(위험) 관리 강화와 예금자 등 금융소비자 보호에 방점을 두고 디지털 전환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대대적인 조직 개편을 단행했다. 부서장을 포함해 전체 직원 47%가 이동 배치된 이번 개편에 있어 특히 중요하게 고려된 것이 ‘디지털 혁신’이다. 예금보험연구센터 내 디지털 금융 전담조직을 처음 신설했다. 융복합금융테크팀과 가상자산대응팀이 그 주인공이다. 급격히 커진 자본 시장과 디지털 금융에 대응하고자 만들었다.
IT 전문가도 전면에 내세웠다. 최근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는 ‘신용정보 관리·보호 및 정보보안 담당부서장’에 IT 전문가를 배치해 금융산업 신용정보 활용과 리스크 관리를 강화했다.
평소 업무 추진력이 강하다고 알려진 김태현 사장은 최근 디지털 뉴딜 IT 프로젝트 일환으로 추진 중인 ‘리포팅 툴 사업’을 윈백(Win-Back)하는 데 성공했다. 기존에 사용하던 경쟁자 솔루션에서 클립리포트(CLIP report)로 리포팅 툴을 변경한 것이다.
이번 사업은 IT 인프라 구축 사업으로, 400억원 규모 예산이 책정됐다. 대국민 IT 서비스 품질 향상을 목표로 추진한다.
디지털 뉴딜 IT 구축사업 상용 소프트웨어(SW) 도입 리포팅 툴 분리발주에는 3개 솔루션 업체가 입찰에 참여했다. 제안서 발표 등 공정한 경쟁을 거쳐 9명 심사위원 중 과반 이상 평점과 가격 경쟁에서 우위를 점한 클립소프트의 ‘클립리포트’가 최종 선정됐다.
김태현 사장은 위기대응기구인 예금보험공사가 디지털 전환만큼이나 중요한 금융소비자 편익과 보호 간 균형점을 찾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노력할 방침이다.
김 사장은 취임할 당시 “빅데이터, 블록체인, 메타버스 등 디지털 금융혁신으로 새로운 형태의 금융 서비스가 등장하면서 금융소비자 편익과 보호 간 균형점을 찾는 노력이 매우 중요해지고 있다”며 “여건 변화 속 앞으로 예금보험공사는 금융 안전망의 핵심기관으로서 그 역할을 차질 없이 수행해야한다”고 강조한 바 있다.
1991년 행정고시 35회에 나란히 합격해 코로나19라는 전대미문의 위기 속 공공기관을 이끌고 있는 최준우 주택금융공사 사장과 김태현 예금보험공사 사장. 두 수장 모두 각각 서민 경제가 살아날 수 있도록 ‘주택 공급 안정화’와 ‘예금자 보호’라는 미션을 잘 수행해 나가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행정고시 합격 후 어느덧 흐른 30년의 세월만큼 그들이 가진 경험과 노하우를 디지털 혁신에도 잘 녹여낼 수 있을까? 국민을 중심에 둔 혁신을 통해 정책금융 본연의 역할을 잘 수행해 나가길 국민은 기대하고 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