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방금융지주들은 디지털 전환을 지역 한계를 뛰어넘고 외연을 확장해 재도약할 기회로 삼고 은행을 중심으로 디지털 전환에 고삐를 죈다.
27일 금융권에 따르면 DGB·BNK·JB 등 지방금융지주 3사는 올해 디지털 전환을 최우선 목표로 삼고 세부 실행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DGB금융은 올해 디지털 전환 추진을 위해 디지털 수익기반을 확대하는 한편 MZ(밀레니얼+Z)세대 타깃 마케팅 등 디지털 마케팅을 강화하기로 했다. 또 리테일 영업을 디지털 중심으로 재편하고 비대면 상품 확대, 핀테크 제휴 확대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DGB금융은 특히 모바일 앱을 중심으로 한 비대면 채널 경쟁력 강화로 디지털 영업수익 확대 효과를 기대하고 있다. 핵심 계열사인 DGB대구은행의 IM뱅크 가입자는 지난해 말 기준 122만7000명으로 전년 대비 30.6% 급증했다.
비대면 원화 예수금은 지난 2020년 4분기 1조9209억원에서 1조9522억원으로 늘었고 비대면 원화 대출금은 같은 기간 641억원에서 1조674억원을 급증했다.
DGB금융은 IM뱅크 내 마이데이터 서비스와 지역금융 및 생활금융 기능을 개선해 플랫폼 경쟁력을 강화할 계획이다. 디지털 전환과 관련한 규제 등 외부 환경변화와 관련된 내부 거버넌스를 맞추고 영업점 업무 효율화도 실시하기로 했다.
메타버스 등 디지털 신기술에도 적극 대응한다. DGB금융은 메타버스 플랫폼에서 각종 회의와 창립기념식 등을 연 데 이어 지난달에는 금융권 최초로 메타버스 플랫폼 '어스2'에서 대구 북구 칠성동에 있는 대구은행 제2본점 건물부지를 사들였다.
BNK금융은 지난해 이용 편의성 극대화를 위한 모바일 앱 개편과 비대면 금융상품 출시 등을 추진한 결과 디지털 채널(모바일) 가입자 300만명 돌파에 성공했다. BNK금융의 디지털 채널 가입자 수는 2020년 284만명에서 2021년 307만명으로 늘었다.
신용대출 비대면 비중은 같은 기간 35%에서 76%로 두 배 넘게 상승했다. 수도권 비대면 신용대출 가입 고객은 2만 9698명으로 3만명에 육박하고 있다. 비대면 여수신 잔액은 3조원을 넘어섰다.
BNK금융은 올해 개인금융 부문 비대면 종합금융 서비스 제공, 기업금융 부문 모바일·인공지능(AI) 비대면 프로세스 확대를 디지털 전략 방향의 양축으로 삼고 세부 실행과제를 추진하고 있다.
BNK금융 역시 핵심 계열사 BNK부산은행을 중심으로 그룹 디지털 전략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 앞서 부산은행은 지난 17일 핵심 계열사 BNK부산은행이 지역 화폐 동백전 운영 대행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BNK금융은 부산은행의 기존 모바일 플랫폼 사업이 동백전과 연계되면 뱅킹 서비스와 지역 화폐 관련 생활서비스인 동백택시, 동백통, 동백몰 등과의 시너지를 통해 지역 경제 플랫폼으로 진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BNK금융은 올해 디지털 부문에서 기업금융 비대면 채널 개선과 디지털마케팅 자동화 시스템 구축도 추진한다.
금융권 최초로 그룹 빅데이터·인공지능 플랫폼도 구축한다. 클라우드 환경을 기반으로 그룹 전 계열사의 금융데이터를 분석해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상품을 제공한다는 계획이다.
BNK금융이 궁극적으로 지향하는 그룹 통합 플랫폼은 단순하고 편리한 모바일 앱을 넘어 은행·증권·캐피탈 등 계열사 서비스를 하나의 뱅킹 앱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슈퍼 앱’이다.
그룹 통합 플랫폼의 기반 차원으로 운영되고 있는 ‘BNK통합조회 서비스’는 은행, 캐피탈 모바일 앱에서 계열사 간 연동 링크를 제공해 모든 계열사의 금융상품이나 서비스를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BNK금융 관계자는 “향후 그룹 통합 플랫폼은 계열사 보유 금융상품 조회 기능을 넘어 연계상품 가입, 투자, 자산관리 등 기능을 제공해 그룹 시너지를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
JB금융은 ▲고객중심 뱅킹서비스 재편을 통한 플랫폼화 ▲고객이 많은 플랫폼으로 찾아가기 위한 플러그인(PLUG-IN) 전략 ▲플랫폼과 협업을 디지털 부문 3대 핵심과제로 설정해 추진하고 있다.
JB금융은 우선 오픈뱅킹을 활용해 은행의 경계를 무너뜨린 ‘나’ 중심의 모바일 앱을 구현하는 등 뱅킹 서비스의 플랫폼화에 대응하기로 했다. 고객 맞춤형 상품과 서비스부터 혜택, 정보까지 적시에 제공하기 위해 고객 데이터 확보에도 주력한다.
데이터 기반 디지털 마케팅을 실행해 상품가입률과 고객 만족도를 높일 예정이다. 장기적으로는 ‘데이터 은행’으로 도약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JB금융은 특히 플랫폼 사업자를 경쟁자가 아닌 협업 관계의 파트너로 보고 제휴와 협업을 통한 상품·서비스 경쟁력 제고에 나선다. 토스, 카카오 엔터프라이즈, 네이버 파이낸셜 등 빅테크뿐 아니라 미래금융 시장 변화에 대응하기 위해 이종산업의 플랫폼 사업자와도 교류를 추진하고 있다.
전북은행은 최근 가상자산거래소 고팍스와 계약을 체결해 디지털 자산 시장에 뛰어들고 메타버스 얼라이언스에 가입하는 등 MZ 세대 미래 신시장 대응에도 나서고 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