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자를 통해 자기자본을 5조원까지 키우면서 초대형IB 요건을 탄탄하게 다진 만큼 IB 사업 확장에 힘을 실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또 신(新)사업인 마이데이터(MyData, 본인신용정보관리업)에서도 금융투자업권 중 선도적 위치를 점한 만큼 ‘생활 속 투자 플랫폼’ 도약이 주목된다.
◇ ‘젊은’ CEO, 첫 해 성적표 ‘우수’
9일 금투업계에 따르면, 이 대표는 1974년생으로 2022년 임인년(壬寅年)에 ‘나의 해’를 맞이한 금투업권 범띠 CEO에 포함된다.
증권업계 전체적으로 봐도 대표적인 ‘젊은’ CEO다. 2021년 3월 하나금융투자 수장으로 선임된 이 대표는 바쁜 한 해를 보냈다. 취임 첫 해 자기자본 5조원을 돌파해서 초대형IB 도약을 위한 전진 행보가 기대되고 있다. 앞서 2021년 4월 하나금융투자는 5000억원 규모 유상증자를 단행하며 초대형IB 5개사와 간극을 좁혔다.
하나금융투자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하나금투의 자기자본은 2019년 12월 말 3조4751억원, 2020년 12월 말 4조4290억원, 그리고 증자 이후 2021년 9월 말 기준 5조2121억원까지 커졌다. 증자 자금으로 IB(투자금융) 사업 확대를 통한 경쟁력 강화 토대를 닦았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나금융지주 주력 비은행 계열사다. 이은형 대표는 그룹글로벌총괄 부회장으로서 입지도 탄탄하다. 브로커리지(위탁매매)를 통한 전반적인 증권업황 호황 가운데 IB까지 균형 성장을 도모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는 2021년 3분기 누적 연결기준 영업수익 6조8037억원, 영업이익 4013억원, 당기순이익 4098억원을 기록했다. 3분기에 분기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WM(자산관리) 부문에서는 증여랩, 힙합랩 등 자체 상품경쟁력 강화로 상품수익이 확대됐다. 대출자산 확대를 통한 이자수익도 증가했다. 또 MZ세대를 겨냥한 다양한 디지털 영업기반 확대에도 힘이 실렸다.
IB(투자금융) 부문은 국내·외 주요 딜(Deal)이 주요했다. 대형 개발사업 PF(프로젝트파이낸싱), IPO(기업공개) 주관실적 증대, 인수금융 빅딜 선점 등 수익원을 다각화했다. 폐기물, 태양광 등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사업영역 확대로 새로운 비즈니스를 창출했다.
S&T(세일즈 앤 트레이딩) 부문에서도 탄소배출권 거래 등 ESG 금융을 활성화하고 신규 상품을 통한 수익을 다각화했다. 또 베트남 등 신흥국과의 전략적 제휴 등도 역할을 했다.
특히 IB부문 실적 호조는 이은형 대표가 취임 당시 밝힌 초대형IB 도약 의지의 결실로 풀이된다. 앞서 이 대표는 취임 직후인 2021년 5월 조직개편에서 IB조직 운영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IB1그룹과 IB2그룹을 IB그룹으로 통합했다. 또 조직 별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IPO3실을 신설한 바 있다.
하나금융투자의 그룹 내 기여도도 더욱 우상향하고 있다.
하나금융지주의 2021년 3분기 연결 기준 누적 순이익은 2조6816억원으로, 이 중 하나금융투자가 전체 순익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5.3%로 전년(13.6%) 대비 확대됐다.
◇ 2년차 이은형 대표, 신(新)사업 ‘주마가편’
첫 해 안정 경영 토대를 닦은 이은형 대표가 올해 신(新)사업 추진에 역점을 둘 수 있을 지 주목되고 있다.
우선 업계 안팎에서는 하나금융투자가 초대형IB 인가를 위한 출사표를 던질 지에 관심이 모이고 있다. 이미 4조원 이상 자기자본 요건 등을 갖추었다.
초대형IB가 되면 자기자본의 최대 2배 자금을 조달해 운용하는 발행어음업에 진출할 수 있다. 현재 국내 발행어음 사업자는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미래에셋증권 등 네 곳이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작년 증자 당시 “본격적인 5조원 이상 자기자본을 갖춘 톱5 경쟁에서 중장기 성장 경쟁력을 확보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 대표는 조직 재정비를 통해 신사업 기반을 닦기도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2022년 신년을 기한 조직개편에서 디지털본부와 CIO(최고정보책임자) 조직을 통합한 대표이사 직속 ‘ICT(정보통신기술)그룹’을 신설했다.
ICT그룹은 마이데이터 등 기존 디지털 비즈니스를 강화하는 것은 물론, 신규 비즈니스를 창출하고 선도해나가는 목표를 삼았다. 통합된 조직을 통해 다양한 IT를 개발하고 인프라를 구축해서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하나금융투자는 최근 1월 마이데이터 서비스 본격 개시 가운데 하나금융그룹 계열사가 참여하는 마이데이터 공동브랜드 ‘하나합’을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에 전진 배치했다. 앞서 하나금융투자는 마이데이터 시범서비스에 참여한 금투업계 4곳 중 한 곳으로 이름을 올려 선도 행보를 보인 바 있다.
증권가에서는 마이데이터 사업이 본격화되면 자산관리의 대중화로 시장 규모가 커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투업권의 경우 마이데이터 정보 제공 범위는 주식 매입금액·보유수량·평가금액, 펀드 투자원금·잔액 등이다. 또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와 일부 퇴직연금 등도 열릴 수 있다.
또 이번 신년 조직개편에서 하나금융투자는 분산됐던 기능과 조직을 통합해 ‘손님자산운용본부’로 확대 개편했다. 아울러 IB그룹은 경쟁력 강화와 수익성 확대를 위해 ‘구조화금융본부’를 신설했다.
성장 동력 강화가 주목되고 있다. 하나금융투자 측은 “하나금융투자는 투자매매업, 투자중개업, 투자자문업, 투자일임업, 신탁업 등을 영위하는 종합투자금융사업자로 규모 면으로는 자기자본 5조원을 달성하면서 초대형 IB로서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며 “WM, 홀세일, IB, S&T(세일즈앤트레이딩) 등 영업부문의 균형 있는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