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은행장 내정자 이재근닫기

국민은행은 지난 2017년 12월 직장인과 맞벌이부부, 사업자 등의 편의를 위해 영업시간 특화점포를 도입했다. 그 뒤 ‘9TO7 뱅크’ 20곳과 ‘애프터뱅크’ 23곳을 운영하고 있다. 은행 영업시간에 영업점을 방문하기 어렵거나 점심시간에만 헌정적으로 방문할 수 있는 직장인 등 지역별로 다양한 고객 수요에 맞춰 개점시간을 더 늘리거나 탄력적으로 운영하는 것이다.
이 같은 조치는 ‘한 명의 고객에게도 불편함 없이 금융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윤종규닫기

최근 월계동 지점 폐쇄를 놓고 홍역을 치른 신한은행도 소비자 불편을 해소할 ‘고육지책(苦肉之策)’을 마련했다. 오전 9시~5시까지 은행 직원 화상연결로 금융 서비스가 가능한 디지털 라운지(무인점포) 내에 디지털 데스크를 내년에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운영하고 있는 디지털 데스크는 29대다. 내년 1분기 말까지 60여 대를 추가로 설치하려 한다.
디지털 데스크를 이용하면, 지점 영업시간이 끝난 뒤에도 소비자는 금융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신한은행은 이 밖에도 편의점을 활용한 화상상담 운영도 점차 늘리려 한다. 편의점 내 은행 업무 화상상담은 은행 영업점보다 4시간 확대된 평일 오전 9시~오후 8시까지 이뤄진다. 퇴근한 뒤 집과 가까운 편의점에서 여유롭게 상담이 가능하도록 지역민을 배려한 조치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디지털 데스크를 늘리는 것뿐만 아니라 유연 근무를 하고자 하는 직원을 통해 오전 일찍이나 밤늦게 업무를 보려는 고객을 위한 디지털 데스크 탄력 운영 등도 검토 중에 있다”고 전했다.
은행권이 이처럼 디지털 점포 등 특화점포를 늘리는 이유는 최근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진 금융권 환경 변화에 있다. 빅테크나 핀테크(금융+기술), 인터넷전문은행 등이 나타나며 기존 대면 점포를 찾는 고객 수가 현저히 줄었다.
통상적으로 대형은행 한 개 점포를 유지하는 데 연평균 20억원 안팎(영업점 자체 판매 관리비 기준)이 들기 때문에 고객이 줄고 있는 마당에 금융 취약계층을 위해 점포를 유지하겠다고 결정 내리기에는 어려운 사정이 있다. 마진율을 1%로 잡았을 때 최소 2000억원 여‧수신 물량을 확보해야 손익분기점을 넘길 수 있는데, 이를 넘기지 못하는 점포가 늘어나고 있는 상황이다.
금융감독원이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정의당 배진교 의원실에 제출한 자료에 따르면, 올 10월 말까지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이 폐쇄한 점포(출장소 포함)는 179곳이다. 현재 5대 은행의 전국 지점 수는 4211개로, 2018년 4698개에 비해 3년 만에 10% 넘게 줄었다.
은행권에서 생각한 대안은 ‘특화점포 확대’다. 점포 수가 감소하는 만큼 영업시간을 늘려 고객의 불편을 줄여보겠다는 계획이다. 다만, 영업시간 특화점포를 확대하는 것이 직원의 근무 시간과도 관계있어 은행 노동자와 사용자 간 협의가 필요한 사안이라 경영 효율성을 이유로 밀어붙이긴 어렵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기존에는 시중은행이 공항, 법원, 병원, 외국인 전용 영업점 등에 한정해 특화점포를 운영했지만, 빅테크 등 디지털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고객 접점을 늘려야 한다는 생각에 영업시간 탄력 운영까지 생각하게 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