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변 아파트 전경 / 사진=장호성 기자
이미지 확대보기분양원가 공개항목은 건설원가(61개 항목)과 택지조성원가(10개 항목)이다. 서울시와 SH공사는 사업 정산이 마무리된 최근 10년치 건설단지 34곳의 분양원가를 내년까지 모두 서울시와 SH 홈페이지에 공개할 예정이다. 16일 오후 기준 이미 SH공사 홈페이지에는 고덕강일 강동리버스트 4단지와 항동 하버라인 4단지의 자료가 업로드된 상태다.
이 같은 분양원가 공개가 평균 12억을 호가할 정도로 뛰어오른 서울 부동산의 거품을 크게 낮춰줄 것이라는 시각이 있는가 하면, 반대로 공공 아파트의 질적 저하를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또 분양원가 공개가 민간아파트에까지 적용될 경우 경영 독립성 침해 문제가 있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일각에서 제기되고 있다.
아파트 분양원가 공개는 오세훈 시장이 급등한 집값을 안정화하고 공기업의 청렴도를 높이기 위해 제시한 공약 사항으로, 지난 11월에 발표한 SH공사 5대 혁신방안에도 포함돼 있다.
김헌동 SH 사장은 “작년에 공개한 분양원가 61개 항목에 더해 택지조성원가와 설계·도급·하도급 내역서까지 대폭 공개범위를 확대하는 것으로, 풍선처럼 부풀려진 주택분양가의 거품 제거에 기여할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김성보 서울시 주택정책실장은 “택지조성원가와 건설원가, 하도급·설계내역서까지 낱낱이 공개하는 것은 지자체 최초”라며 “공공주택은 시민의 세금으로 짓고 관리되는 ‘시민의 집’으로, 이번 분양원가 확대 공개는 주인인 시민에게 정확한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고 자평했다.
반대로 분양원가 공개에 우려를 표하는 입장은 원가 공개로 공공주택의 질적 저하가 우려된다는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익명을 희망한 한 전문가는 “제도의 취지 자체는 좋지만, 분양원가 공개가 부담스러워 이를 줄이기 위해 가용한 자원 자체를 줄이는 등 사업 운신의 폭이 줄어들 수 있다”고 우려하는 한편, “집값의 상당 부분은 시공보다 택지비용에서 나오고, 이러한 점을 고려하면 분양가 거품 제거라는 취지도 충족시키기 힘들다”는 생각을 밝혔다.
분양원가 공개 제도가 민간 건설사에도 적용될 경우 경영권 침해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도 있다. 아직까지 시나 SH가 민간 확대 등을 언급한 바는 없지만, 아파트값 거품을 빼기 위해 제도가 점진적으로 확대된다면 민간 건설사에도 영향이 미칠 수 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건설사들은 어쨌거나 수익을 내야 하고, 주주들의 눈높이도 맞춰야 하기 때문에 분양원가를 공개하라고 하면 엄청난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며 난색을 표했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