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변동장세·투자편의·가입문턱의 완화 등의 요인으로 랩어카운트 운용 규모가 148조를 돌파했다.
올해 3분기까지 16조1921억원이 늘어 지난해 연간 증가 규모(15조7313억원)를 넘어섰다. 증권사 랩어카운트 전체 계약 건수는 204만 건으로 2003년 일임형 랩어카운트 판매 시작 이후 역대 최고 수준이다.
랩어카운트란 ‘감싸다’라는 뜻의 ‘랩’(wrap)과 ‘계좌’ ‘어카운트’(account)를 합친 용어다. 고객이 증권사에 자금을 맡기면 증권사가 대신 국내외 주식 ▲상장지수펀드(ETF) 채권 ▲리츠·부동산투자회사(REITs) ▲주가연계증권(ELS) 등 다양한 자산에 투자하는 일임형 자산관리 서비스다.
◇ 증권사 차별화된 랩어카운트 상품 개발로 경쟁력 확보
랩어카운트 상품에 대한 수요가 커지자 증권사들 또한 다양한 랩어카운트 상품을 내놓으며 고객 확보에 힘쓰고 있다. 고객의 자산규모에 맞춘 랩어카운트는 물론, 증여 서비스 결합 등 다양한 투자 콘셉트로 시장에 출시되고 있다.
지난달 8일 유안타증권은 고액자산가를 위한 랩어카운트 ‘유안타 리서치MP랩’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의 최소가입금액은 3억원이다. 초고액자산가를 대상으로 한 상품도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0월 ‘한국투자 마이스터패밀리오피스랩’을 내놨다. ETF, 주식, 채권, 인프라, 글로벌 리츠 등 다양한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상품으로 최소 가입금액은 10억원이다.
최소가입액을 낮춰 투자자들의 접근성을 높인 상품들도 많다. 메리츠증권의 ‘메리츠펀드마스터랩’은 최소 가입액이 10만원이다. 키움증권이 지난 3월 출시한 ‘글로벌 윌 배당 인컴형 랩’은 500만원이면 가입이 가능하다.
하나금융투자는 증여라는 차별화 전략으로 랩어카운트 시장 공략에 나섰다. 지난 6월 출시된 이 상품은 출시 3개월 만에 누적 가입금액 1000억을 돌파했다.
해당 상품은 지속가능성에 중점을 둬 ESG 평가가 높은 기업에 장기 투자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점이 최근 투자 트렌드에 부합하는 종목 선정과 운용전략이라는 평가를 받으며 MZ세대에게 인기를 끌고 있다.
실제로 증여랩의 MZ세대 가입 비중은 지난 10월 말 기준 계좌 수 기준 32.1%, 손님 수 기준 33.6%에 달했다. 이 상품에 가입한 미성년자 비율은 16~17%, 2030세대가 약 35%다.
◇ 랩어카운트 인기 ‘변동장세·투자 편의·가입문턱의 완화’ 등 복합요인 작용
랩어카운트에 투자자들이 관심을 갖는 이유는 복합적이다. 우선, 글로벌 금융 시장 내 불확실성이 커지며 직접투자로 성과를 내기 어려운 상황이 돼 전문가를 찾는 투자자가 늘었다는 분석이다.
외에도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포트폴리오 구성, 운용, 투자자문을 통합 제공하기 때문에 금융소비자보호법 시행 이후 펀드보다 투자 편의 측면에서 부각되고 있다.
이에 대해 한 증권사 관계자는 “규제가 심한 공모펀드의 경우 일반 소비자들이 접근하기 어렵다”며, “이에 비해 상대적으로 탄련적으로 운영되는 랩어카운트가 소비자들에겐 대안책이 된 셈”이라 말했다.
최소 가입금액이 낮아졌다는 점도 투자자들을 매료하는 요소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랩어카운트 상품의 최소 가입금액은 억 단위였다. 그러나 최근 증권사들은 최소 가입금액을 10만원~1000만원대까지 낮춰 가입문턱을 낮췄다.
증권가는 당분간 랩어카운트의 인기가 지속될 거라는 입장이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랩어카운트 진입 장벽이 낮아지고 변동장세가 지속돼 전문가에게 투자를 맡기는 심리가 강해졌다”며, “수익률이 지금과 같이 유지된다면 인기는 여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예린 기자 yr0403@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