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재민 토스증권 대표 / 사진제공= 토스증권
연초 초보 투자자를 겨냥한 쉬운 MTS(모바일트레이딩시스템)를 표방하며 포문을 열었다면, 이제 해외주식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서비스로 ‘서학개미’ 투심 모으기에 나서고 있다.
◇ 50억~200억원씩 ‘적립식 유증’
12일 금융투자협회 공시를 종합하면, 토스증권은 2021년 2월(100억원)을 시작으로 4월(100억원·50억원), 5월(80억원·200억원), 6월(140억원), 8월(100억원), 9월(150억원), 11월(200억원)까지 지속적으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적게는 50억원에서 많게는 200억원씩 꾸준히 실탄을 쌓은 셈이다. 토스증권은 금융플랫폼 토스를 운영하는 비바리퍼블리카가 지분 100%를 보유한 계열사다.
토스증권의 자본금은 증권업 인가를 받았던 2020년 11월(340억원) 대비해서 올해 11월 증자까지 더하면 1378억원 규모까지 확대됐다.
올해 2월 본격적인 영업 개시에 돌입한 토스증권은 사업 초기인 만큼 인프라 확충 및 인력 확보에 자금이 투입되고 있다.
토스증권은 2021년 3분기 누적 기준 영업손실 629억원, 당기순손실 634억원으로 적자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3분기 누적 영업수익은 35억원이지만, 아직 투자 대비 수익 측면에서 미흡하다고 할 수 있다.
아직 소요 자금 조달 측면에서 자본확충이 필요한 국면인 만큼, 당분간 추가 유상증자도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토스증권 측은 “중장기 플랜 내부 스케줄에 기반해서 유상증자를 진행하고 있다”고 제시했다.
◇ ‘서학개미’ 투자 길목 지키는 토스증권
토스증권은 연초 MTS를 선보이고 최근 11월 기준 9개월 만에 400만 고객을 유치하며 성장에 속도를 내왔다. 다음 타자는 해외주식이다.
토스증권은 지난 12월 2일자로 해외주식 서비스를 대고객 오픈했다. 토스증권 MTS에서 520여종의 미국주식과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할 수 있다. 종목 키워드 기능을 강화한 게 특징적이다.
또 자체 개발한 ‘해외뉴스 AI 번역 엔진’도 전진 배치하고 있다.
토스증권 측은 “토스증권을 통해 국내주식을 경험한 사용자들의 경험을 훼손하지 않으면서 자연스럽게 투자 포트폴리오를 해외로 확대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데 중점을 뒀다”고 말했다.
증권업계 안팎에서는 모회사인 테크 기업 기반으로 기존 사용자층이 두터운 테크핀 증권사들이 브로커리지 서비스를 본격화하면 상당한 파급효과를 불러올 수 있을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로 토스증권은 2000만명 이용자를 확보한 금융 플랫폼 토스 앱(App) 홈화면 주식 탭을 통해 별도 앱을 설치하지 않아도 MTS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다만 아직 성과를 가늠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플랫폼 기반 증권사의 경우 거래가 편리하고 사용자 수가 많은 게 장점이 될 수 있지만, 상대적으로 기존 증권사 대비해서 작은 자기자본 규모로 서비스 확장에 한계점이 있을 수 있다.
국내 20개 증권사가 순차적으로 선보일 해외주식 소수점 거래 서비스에 토스증권도 이름을 올렸다.
MAGAT(마이크로소프트·애플·구글·아마존·테슬라) 등 비싸서 못 샀던 미국 우량주 투자 진입장벽을 낮추고 접근성을 높일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토스증권 측은 “해외주식 서비스의 경우 내년(2022년) 초까지 투자 가능 주식과 ETF를 5000여개 종목으로 확대할 것”이라며 “해외주식 소수점 투자는 내년 1분기 중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