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출처= 한국은행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1년12월) 중 갈무리(2021.12.09)
한은은 9일 국회에 제출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2021년 12월)' 중 '최근의 글로벌 인플레이션 상황 점검'에서 이같이 제시했다.
최근 주요국 대부분에서 높은 물가 오름세가 이어지고 있다. 올해 10월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6.2%로 1990년 12월(6.3%) 이후 처음으로 6%를 웃돌았고, 유로지역의 소비자물가는 2008년 7월(4.1%) 이후 가장 높은 4.1%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주요국의 소비자물가를 GDP(국내총생산)로 가중평균해서 추산한 글로벌 인플레이션율도 2008년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했다.
한은은 "최근의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에는 코로나19 위기 이후 세계 경제의 빠른 회복 과정에서 나타난 수요 증대, 국제원자재가격 급등, 공급 병목현상, 기후변화 등의 요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한다"고 평가했다.
수요 측면에서는 코로나19 위기의 영향으로 가계의 근로·사업 소득이 감소했지만, 정부 지원금, 비대면 업종 종사자의 소득 증가 등이 이를 상쇄하면서 소비 여력이 빠르게 회복됐다고 진단했다.
비용 측면에서는 글로벌 수요 증대로 국제원자재가격이 큰 폭 상승하면서 기업의 생산원가 부담이 증대됐다.
한은은 "이번에는 과거 상승기에 나타나지 않았던 공급병목과 기후변화가 글로벌 물가 압력을 추가로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며 "종합해 볼 때 당초 예상보다 장기화되면서 적어도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판단했다.
내년에는 주요국의 유휴생산능력이 상당 부분 줄어들면서 수요측 물가 상승압력이 확대될 것으로 예상되고 국제원자재가격도 추세적 오름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여 기업의 비용 부담도 추가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은은 "공급 병목현상을 유발한 요인이 여전한 데다 최근 계절적 수요 증가 등이 가세하면서 글로벌 공급 병목현상 완화 전망 시점이 늦춰지고 있다"며 "최근 주요국의 임금 오름세도 확대되고 있으며 코로나19 이후 급등한 주택가격도 물가 상승률을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제시했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율과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의 동조화 현상이 크게 강화되는 모습이라고 짚었다.
국내 GDP갭, 글로벌 CPI 상승률 등을 변수로 한 계량모형에서 분석한 결과도 글로벌 물가 1%p(포인트) 상승의 국내 물가 영향이 2000~07년 중 0.1%p에서 2010~21년 중에는 0.26%p로 높아지고 유의성도 강화된 것으로 추정됐다.
한은은 "글로벌 수요 및 비용, 공급병목, 기후변화 등 최근의 높은 글로벌 인플레이션율에 주된 배경으로 작용하고 있는 요인들의 흐름 변화 여부와 동 변화가 국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을 계속 면밀히 점검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