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봉석 LG전자 대표이사(사장). 사진=한국금융DB
이미지 확대보기22일 재계에 따르면, LG전자 등 LG그룹은 오는 25일 이사회를 열고 연말 임원인사를 확정할 예정이다.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회장과 함께 LG그룹을 이끌던 권 부회장의 후임으로는 권봉석 사장이 유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말 LG전자 CEO 취임 이후 연일 호실적을 거둔 것이 주효했다는 평가다. 앞서 재계에서는 포스트 권영수로 권 사장과 함께 정호영 LG디스플레이 사장, 홍범식 ㈜LG 경영전략팀장(사장) 등이 후보군으로 거론된 바 있다.
1963년생인 권 사장은 서울대 산업공학과를 졸업한 뒤 1987년 금성사(현 LG전자) 사업기획실에 입사했다. 2001년 모니터사업부, 2005년 유럽 웨일즈 생산법인장, 2007년 신설 부서인 모니터사업부의 수장을 맡아 LG전자 LCD 모니터를 세계 1위에 올려놓은 것으로 유명하다.
2013년 말에는 ㈜LG 시너지팀장을 맡았는데, 당시 시너지팀의 부장이던 구 회장과 인연을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2015년엔 LG전자 HE사업본부장(부사장)을 맡아 LG 올레드 TV를 글로벌 시장에 안착시켰다. 2019년엔 장기 누적 적자에 시달리던 휴대폰 사업부에 대한 구조 개편을 단행했다. 올해 7월에는 23분기 연속 적자를 이어가던 휴대폰 사업을 종료하는 결단력을 보인 바 있다.
특히 권 사장은 지난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에 따른 불확실한 경영환경 속에서도 사상 최대 연매출을 기록했다. 올해도 분기마다 LG전자 역대 최고 매출을 기록하고 있으며, 사상 첫 연매출 70조원 돌파에 도전한다. 또 생활가전 사업본부가 연일 실적을 개선시키며 글로벌 생활가전 1위 기업인 월풀의 연매출을 제치고 1위에 오를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권 사장의 후임으로는 조주완닫기조주완기사 모아보기 LG전자 최고전략책임자(CSO)가 거론된다. 조 CSO가 후임으로 확정된다면, LG 계열사 간의 연쇄 인사이동은 최소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LG전자의 신임 CEO로 내정된 조 CSO는 대표적인 해외통 인사로 꼽힌다. LG전자 캐나다·미국 법인장을 맡다가 지난해 신설된 CSO로 부임한 이후 전략 기획 및 미래 먹거리 개발 등을 담당해왔다.
(왼쪽부터) 신학철 LG화학 대표이사(부회장)와 차석용 LG생활건강 대표이사(부회장). 사진=한국금융DB
신 부회장은 구 회장이 지난 2018년 말 외부에서 영입한 인물이다. 그는 지난 2019년 대표 취임 후 사상 최대 실적과 친환경 사업 등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어 유임될 가능성이 크다.
반면, LG그룹의 최장수 CEO인 차 부회장은 이번에 용퇴할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우세하다. 2005년 취임한 뒤 16년 연속 최대 실적을 달성하며 좋은 성과를 보이고 있지만, 1953년생으로 나이가 많다는 점이 약점으로 꼽힌다.
LG 및 LG 주요 계열사는 매년 11월 각 계열사 최고경영진과 함께 한 해 사업 성과와 내년 사업계획을 보고하는 사업보고회와 정기 임원인사를 진행해왔다. 올해 사업보고회는 지난 18일 마무리 지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간 LG는 외부 인사 대신 내부 인사를 단행하는 ‘순혈주의’ 인사를 이어갔지만, 구 회장 취임 후 외부 인사를 영입, 여성 임원 확대 등 파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재계에서는 취임 4년 차를 앞둔 구 회장이 올해도 ‘실용주의’와 ‘선택과 집중’이라는 기조 아래 혁신적인 인사를 단행할지 관심을 두고 있다.
지난해 불확실한 경영환경 탓에 부회장단 및 CEO는 대부분 유임키며 ‘안정’을 택했지만, 임원진에는 젊은 인재를 대거 발탁하며 세대교체를 이어갔다. 특히 여성 임원은 역대 최다 승진자인 15명을 배출시켰고, 23명의 외부인재를 영입하며 전문역량 강화에 힘썼다.
당시 구 회장은 “고객이 실제로 체감할 수 있는 질적인 변화와 질적 성장이 중요하다”고 강조하며 “미래 성장과 변화를 이끌 실행력과 전문성을 갖춘 인재를 발탁·육성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이번 인사에선 ㈜LG COO에 권 사장을 내정하면서 급격한 세대교체보다는 점진적인 변화에 무게를 둔 것으로 관측된다. 일각에선 이달 초 권 부회장이 자리를 옮기면서 ㈜LG가 구 회장 단독 체제로 바뀐 만큼, 별도의 대표를 선임하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정은경 기자 ek786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