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엔 유망 스타트업에 관한 스케일업(규모 확대) 금융 지원 필요성이 부각됨에 따라 지난해 1월 ‘스케일업금융실’을 신설해 혁신 스타트업과 유니콘(기업가치 1조원 이상의 스타트업) 후보기업에 대한 대형 투·융자에 발 벗고 나섰다.
벤처금융본부는 올해 상반기까지 37개 기업에 총 3593억원 신규 투·융자를 공급했다. 이는 지난 한 해 동안 76개 기업에 3688억원을 공급한 것과 맞먹는 규모다. 스케일업 금융실 설립 이후 대형 투·융자가 본격 취급되면서 2019년(1254억원)보다 3배 가까이 투자액이 늘었다. 산업은행의 대표적인 스케일업 금융 지원 사례로는 카카오엔터프라이즈 1000억원, 비바리퍼블리카 1000억원 등이 있다.
올해 들어 시장 성장 속도가 가파른 우주산업과 관련한 유망 스타트업 투자를 강화하고 있다. 인공지능(AI) 기반 인공위성 영상 데이터 분석 기업인 ‘에스아이에이’, 인공위성 데이터 수신(지상국) 서비스 기업인 ‘컨텍’에도 투자했다.
산업은행이 투자한 한국과학기술원(카이스트) 재학생 창업기업 ‘페리지에어로스페이스’는 내년에 우주발사체를 시험 발사할 계획이다.
이로써 발사체-지상국-위성 영상분석에 이르는 밸류체인 전반에 투자한 셈이다. 추가적으로 초소형 인공위성(큐브샛)을 제조하는 스타트업에도 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으로 산업은행이 우주산업에 투자하기로 승인한 금액은 120억원에 달한다.
국내 유망 스타트업이 해외로 영역을 넓히는 데도 도움 주고 있다. 산업은행은 이번 주 중 전 세계 벤처 투자의 심장부인 미국 실리콘밸리에 벤처 투자 전문기관 ‘KDB 실리콘밸리 LLC(KDB Silicon Vally LLC)’를 개소한다. 지난해 7월부터 준비 작업을 벌여 4월 말 법인설립을 완료하고 이번에 개소식을 갖는 것이다.
‘KDB 실리콘밸리 LLC’는 현지 투자자 등과의 네트워크 구축으로 국내 스타트업이 미국에 안착할 수 있도록 직접투자와 펀드 출자 업무를 통해 돕는다. 자본금 규모는 500만달러(58억9500만원)다.
서성훈 산업은행 전 넥스트라운드실 팀장이 대표를 맡았고, 파견된 직원 4~5명이 함께 영업을 이어 나간다. 제2의 우버와 에어비앤비를 꿈꾸는 국내 스타트업들에게는 글로벌 진출을 위한 투자 유치 중간다리가 생긴다는 점에서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한편 산업은행 벤처금융본부는 시장조성자와 벤처기업의 장기 성장 파트너로서 2016년 8월부터 시장형 벤처 투자 플랫폼 ‘KDB 넥스트라운드(NextRound)’를 운영해 벤처기업에게는 투자유치 기회를, 투자자에게는 투자처 발굴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또한 스타트업과 국내외 유수 대기업, VC, 벤처 유관단체 등이 참여하는 국내 최대 규모 개방형 혁신(오픈 이노베이션) 페어(Fair) ‘KDB 넥스트라이즈(NextRise)도 2019년부터 매년 개최 중이다.
이동걸 회장은 지난 9월 온라인으로 진행된 취임 4주년 기자간담회에서 “산업은행은 구조조정만 하는 전문기관이 아니다”며 “혁신기업과 신산업을 만드는 기관으로, 산업 육성 지원을 열심히 하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국내를 넘어 해외로, 해외를 넘어 우주로 진출하려는 스타트업의 꿈을 지원하는 산업은행이 ‘위드 코로나(단계적 일상 회복)’를 맞아 국내 스타트업들에게 유니콘으로 성장할 날개를 달아줄 수 있을지 앞으로가 주목된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