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한국은행
이미지 확대보기한은은 15일 국정감사에 앞서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 제출한 업무현황 보고에서 "금년 들어 주요 선진국을 중심으로 경제활동이 재개되는 과정에서 수요는 강하게 회복되는 데 반해 생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공급 병목현상이 발생하고 있다"며 "이는 주요국의 경기 회복을 일부 제약하는 한편 물가 상승압력을 확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공급 병목현상은 반도체, 해상물류 등에서 주로 발생했고, 최근 중국의 전력난이 추가적인 공급차질을 초래할 가능성이 있다.
차량용 반도체는 자연재해 및 델타변이 확산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고, 해상물류의 경우 주요 항만 적체, 선박공급 제한 등으로 운송 지체가 이어지고 운임도 급등했다.
중국에서 탄소배출 감축을 위한 전력공급 제한, 석탄 공급차질 등으로 전력부족 현상이 발생함에 따라 일부 공장의 가동이 중단됐다.
미국, 독일의 올해 2분기 성장률(전기대비)은 자동차 생산차질 등 영향으로 시장 예상치(각각 2.0%)보다 낮은 1.6%를 기록했다. 물가의 경우 8월중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전년동월 대비)이 4.3%로 2008년 9월(4.5%)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확대됐다.
한은은 "이러한 공급 병목현상은 향후 투자 확대, 생산 조정 등이 이루어지면서 점차 완화되겠으나, 감염병 상황 등에 따라 예상보다 오래 지속될 가능성도 잠재한다"고 판단했다.
최근 중국 부동산개발업체 헝다 그룹 사태의 국내경제 영향 관련해서는 대체로 제한적 영향을 판단했다.
중국 헝다그룹의 채무불이행 가능성이 높아지면서 주요국 금융시장 변동성이 커지고 중국경제의 성장둔화 우려가 증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한은은 이와 관련 그간 헝다그룹은 과도한 차입을 통해 사업규모를 확장해 왔으나 최근 건설경기 둔화, 부동산 규제 등으로 유동성 위기에 직면했다고 설명했다.
IMF(국제통화기금), 주요 IB(투자은행) 등은 이번 헝다 사태로 중국경제의 성장 모멘텀이 약화될 수 있으나, 금융기관들의 낮은 익스포저, 중국 정부의 대응여력 등을 감안할 때 시스템 위기로 확산될 가능성은 낮은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또 신용평가사 피치(Fitch) 등은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개입으로 헝다그룹이 질서있게 처리될 경우, 실물경제 영향은 일부 건설·부동산 부문에 국한될 것으로 평가했다고 전했다.
한은은 "금번 헝다그룹 사태는 중국 내 기업부채 누증과 같은 구조적 문제가 일부 현실화된 측면이 있는 것으로 평가한다"며 "향후 전개과정에서 헝다그룹 사태가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지만 국내경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는 것이 대체적인 견해"라고 제시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