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왼쪽에서 첫번째)이 연구자문위원회 회의에 참석하고 있다. 사진 = 보험연구원
안 원장은 “보험시장에서 의사결정 정점에 있는 사람이 CEO다. 모든 정책, 전략 가장 위에 있는 CEO들과 소통이 없으면 연구원에서 하는 연구가 시장과 많이 괴리가 된다”라며 “연구원 안에서만 세미나나 연구를 진행하면 소멸성이 높아지지만, CEO 의견을 고려한 연구가 이뤄지면 실제로 시장에서 활용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가 CEO와 적극적으로 소통해야겠다고 결심한 건 원장 취임 직후 2019년 세계보험협회(ISS)가 주관하는 ‘글로벌 인슈어런스 포럼(Global Insurance Forum)’에 참석하면서다. ‘글로벌 인슈어런스 포럼(Global Insurance Forum)’은 업계, 분야별 선구자들이 보험산업 미래를 여는 방안을 놓고 의견을 교환하는 글로벌 포럼이다. 안 원장은 당시 포럼 첫 번째 강의 제목인 ‘보험업계 CEO는 왜 잠 못 이루나’를 들으며 CEO의 생각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안 원장은 “‘보험 CEO는 왜 잠 못 이루나’라는 주제는 설문조사를 통해 보험 CEO들이 가지고 있는 고민을 발표하는 자리였다”라며 “발표를 듣고 연구원에서도 CEO들의 생각을 읽을 수 있는 설문조사를 착안했다”고 말했다.
그는 싱가포르에서 돌아오자마자 보험연구원 최초로 CEO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기획했다. 첫 시도였지만 CEO들은 적극 호응해줬다.
안철경 원장은 “우리나라에서 보험쪽 CEO 대상 설문조사를 최초여서 설문조사에 응해줄지 의아했지만 반응이 좋았다”라며 “한 보험사 CEO분은 본인이 설문지에 응답한 후 임원들에게 모두 해보라고 권할 정도로 좋아해주신다”고 말했다.
그의 노력으로 나온 2020년 설문조사가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망과 과제’다. 이 설문조사는 보험사 CEO를 대상으로 작년 5월 22일부터 6월 4일까지 진행됐다. 설문조사에는 생명보험사 CEO 25명, 손해보험사 CEO 13명이 참석했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전망과 과제’ 설문조사에서 CEO 41%는 포스트 코로나 시대 주요 위협요인으로 투자수익 감소를, 23%는 보험수요 감소, 21%는 ‘온라인 플랫폼 등 새로운 경쟁자 출현’을 꼽았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에 가장 큰 기회요인으로 응답자의 48%는 ‘디지털 금융 전환 가속화’를, 25%는 ‘헬스케어 등 신사업 진출 가능성 확대’를 선택했다.
올해는 외국계 보험사 외국인 CEO도 참여할 수 있도록 설문지 번역 등을 진행했다. 이러한 노력으로 올해 진행한 설문조사에는 더 많은 참석률이 나타났다.
안 원장은 “올해 설문조사에는 외국인 CEO분들 참여를 독려하고자 영어로 번역해 제안했는데 모두 답변이 들어왔다”라며 “올해 진행한 CEO 설문조사도 90% 이상 참석률을 보였다”고 말했다.
‘CEO브리프(CEO Brief)’도 안철경 원장이 연구원에서 최초로 시도한 성과다. ‘CEO브리프’는 보험산업 관련 현안과제를 집중 분석한 리포트다. ‘브리프’라는 단어답게 A4 두 장에 핵심만을 담았다. 일정이 많은 CEO들이 자투리 시간에 현안을 파악할 수 있도록 고안했다. 짧지만 깊이가 있어 CEO들 사이에서 호평을 받고 있다.
올해에는 ‘Next Insurance(I) : 디지털 환경과 보험산업’, ‘Next Insurance(II) : 인구구조의 질적 변화와 보험산업의 미래’, ‘Next Insurance(III) : ESG와 보험산업’ 등이 CEO리포트와 CEO브리프에 담겼다.
안 원장은 “대외적으로 CEO와 적극 소통해 시장 현안을 공유, 최고경영자 의사 결정에 도움을 줘 함께 미래를 전망하고 대비해나가고자 한다”라며 “대내적으로는 시장 현안 대응 속도를 높여 보험산업 내 주요 의사결정자와의 피드백 채널을 활성화해 연구원 현안 분석력을 높이는 선순환을 추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안철경 보험연구원장은 1963년생으로 보험업계에만 30년간 몸담아 온 정통 보험학 전문가다.
보험연구원뿐 아니라 한국금융소비자학회 대외협력이사를 비롯해 한국리스크관리학회 부회장, 서울특별시 금융산업정책자문위 위원, 우정사업본부 보험적립금운용분과위원회 위원, 금융감독원 금융감독자문위원회 및 금융소비자권익제고자문위원회 자문위원 등 다양한 실무 경력을 쌓아왔다. 보험연구원 연구원부터 원장까지 30년 이상을 보험에 몸담아와 스스로를 ‘보험통’이라고 부른다.
전하경 기자 ceciplus7@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