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이후 지속된 저금리 기조 속에서도 대출자산 및 저비용성 예금 증대, 판매관리비 축소 등 경영 효율화 전략이 통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최악의 실적을 받았던 우리은행은 올 상반기 ‘쑥쑥’ 성장하는 모습을 보였다.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비이자이익에서 증가세를 기록하며 빠른 성장세를 자랑했다.
◇ 리딩뱅크 비결은 ‘이자이익’
4일 한국금융신문이 4대 은행(신한·KB·하나·우리)의 상반기 경영실적을 분석한 결과 국민은행은 2조1038억원의 충전이익을 기록해 영업력 측면에서 선두를 차지했다. 국민은행의 충전이익은 작년 상반기보다 7.76% 증가했다.
충전이익은 은행의 핵심이익인 이자이익과 비이자이익을 더한 값에서 일반 판매관리비를 뺀 금액이다. 일회성 매각이익이나 충당금 환입 같은 요소를 제외해 경상적인 수익 창출력을 대표하는 지표로 꼽힌다.
국민은행은 4대 은행 가운데 가장 많은 이자이익을 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이자이익은 3조6972억원으로 1년 전보다 12.9% 늘었다. 순이자마진(NIM)은 1.56%로 작년 상반기보다 0.03%포인트 개선됐고, 원화대출금은 4.98% 불었다.
또한 지난해 상반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산세를 전망하며 부실채권에 대비해 대손충당금을 미리 쌓아둔 덕분에 올 상반기에는 나가야 할 비용을 전년 동기 대비 12.4% 줄일 수 있었다. 올 상반기에는 1507억원을 대손충당금으로 적립했다.
특히 올 상반기 신용손실 충당금 전입액의 경우 1274억원인데, 이는 1년 전 같은 기간보다 41.0%나 줄어든 것이다. 2분기만 놓고 봐도 708억원으로, 지난해 2분기보다 49.2% 감소했다.
상반기 대손충당금 전입 비율(Credit Cost)은 0.10%로 나타났다. 그간 건전성 중심으로 여신 정책을 했던 것과 신용 등급(Credit Quality) 관리를 지속한 결과라고 사 측은 설명했다.
국민은행의 상반기 비이자이익은 4187억원으로 24.13% 줄었다. 외환 거래 등 기타 영업손익에서 1794억원 적자를 기록한 영향이 컸다.
다만 순수수료 이익은 5981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10.1% 늘었다. 수수료 이익에서는 신탁 수수료가 56.36% 급증했고 펀드 판매가 12.33%, 외화 수수료 등 기타 수수료가 12.10% 증가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신탁상품 판매 위축 등으로 수수료 이익은 줄었지만, 여신(대출) 성장과 1분기 사내 근로 복지금 적립 영향이 없어지며 순이익이 많아졌다”고 설명했다.
◇ 무섭게 치고 올라오는 우리은행
우리은행은 4대 은행 가운데 충전이익이 가장 많이 늘어 눈길을 끌었다. 우리은행의 상반기 충전이익은 1조7430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에 비해 무려 26.76% 증가했다.
이자이익이 7.66% 증가한 2조8260억원을 거두며 안정적으로 뒷받침했고,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비이자이익이 불었다. 비이자이익은 지난해 상반기보다 42.6% 오른 5220억원을 기록했다.
우리은행은 상반기 판매관리비나 대손충당금 등 나가거나 아껴야 할 비용은 줄이고, 영업력은 높이는 등 수익구조를 개선한 게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한은행의 상반기 충전이익은 1조9866억원으로 집계됐다. 작년 상반기 대비 4.32% 증가한 수준이나 국민은행과 1172억원 격차로 2위에 머물렀다. 하나은행은 4대 은행 중 유일하게 충전이익이 줄었다. 지난해 상반기(1조7774억원)보다 2.45% 감소한 1조7338억원을 기록했다.
임지윤 기자 dlawldbs20@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