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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미지 확대보기최고금리 인하는 이자 폭을 제한해 서민들의 고금리 대출 부담을 낮추겠다는 취지지만, 서민들이 불법사금융으로 밀려나는 역효과에 대한 우려도 제기되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 법정 최고금리 인하 당일 상황은
금융당국은 지난달 16일 테스크포스(TF)를 구성해 '최고금리 인하 시행상황반'을 출범했으며, 최고금리 인하 시행 첫 주 동안 대출시장과 정책서민금융 공급상황을 점검했다. 금리 인하 당일에는 대부업체 3개사와 저축은행 2개 지점, 서민금융진흥원 등 고금리 업권 현장을 방문해 세부 점검에 나섰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금융사 창구에 특이 동향은 없었으며, 저축은행과 여신전문회사들 중 일부는 자체적으로 사전 준비를 마쳤다고 밝혔다. 또한 2018년 11월 1일 이전에 대출을 받은 모든 차주들에게도 연 20% 이하 금리 혜택을 적용하면서, 최고금리 인하 시행일 이전에 이미 소급적용 안내를 완료했다.
정책서민금융과는 지난 7일 기준 3097건의 상담 문의를 받았으며, 일평균 상담건수 1339건 대비 131%가 증가했다. 당일 출시된 안정망 대출Ⅱ와 햇살론15도 각각 19건과 968건이 시행됐다.
서민금융진흥원은 최고금리 인하로 상담 고객이 증가했으나 미리 안내해 큰 혼잡은 없었다고 밝혔으며, 불법사금융 신고센터는 지난 5일부터 7일까지 이틀 간 평소와 비슷한 40건에서 50건의 신고가 이뤄졌다.
저축은행중앙회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가 20%로 내려간다는 말이 나왔을 때 저축은행 일각에서 불만이 제기됐으나, 현재는 정부의 최고금리 인하 취지에 동참하고 시행일 전에 선제 조치를 완료했다"고 전했다.
◆ 과제로 남은 대부업체 옥석가리기
금융당국은 다음달 중으로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가동해 도산위기에 직면한 대부업체들을 지원하고 불법사금융으로 몰릴 수 있는 서민들을 지원할 계획이다.
지난 2018년 최고금리 인하 당시에도 여신금융기관과 대부업체들이 신규대출 규모를 줄이면서 저신용자들이 제도권 밖 금융으로 몰릴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됐다. 실제로 대부업체들은 기존 주수익원인 신용대출을 줄이고 담보대출을 늘렸으며, 일부 업체들은 개인 대상 신규신용대출을 중단했다.
올해도 이와 같은 우려가 제기되면서 금융당국은 선제적 대응책으로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를 도입했다. ‘대부업 프리미어리그’는 법률 준수와 저신용자 신용대출 실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를 선정하는 제도를 가리킨다.
우수 대부업자로 선정된 대부업체는 시중은행으로부터 자금조달을 받을 수 있고, 온라인대출중개플랫폼 중개서비스를 통해서도 대출을 공급 받을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한다.
구체적으로 우수 대부업자 선정 기준은 △최근 3년간 영업 중 대부업법·금소법 등 금융관계법령 위반 사실이 없고 △저신용자 신용대출 실적이 약 70% 이상이거나 100억원 이상 △최고금리 인하 이후 기존 이용자 유지 계획이 마련된 업체 등 까다로운 기준을 요구한다.
대부업권 일각에선 신용대출 비율 등 우수 대부업자 선정 기준을 하향 조정할 필요가 있으며, 더 많은 대부업체가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추가적인 규제 완화를 원하는 목소리가 제기됐다.
법정 최고금리 시행 전에 이뤄진 금융당국과 대부업체와의 사전면담에서 일부 업체들은 원가 절감을 위해 광고비와 인건비, 영업소를 감축할 계획이며 향후 신규대출에 대한 심사 강화도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한 서민금융 우수 대부업자 정책을 조속히 진행해 정부의 저신용자 대출 활성화에 동참해, 대부업체에 인센티브를 제공하고 기존의 부정적인 이미지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요구했다.
대부업권 관계자는 "법정 최고금리 인하로 현재 대부업권이 많이 위축된건 사실이나, 금융당국에서 제시하는 규제 완화 정책이 있기 때문에 추후 대부업 프리미어리그가 시행 된 후 대부업체별 당락이 결정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혜주 기자 hjs0509@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