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형 대우건설 사업부문 대표이사
주택사업의 호황으로 건설업계의 경기가 전반적으로 회복세에 접어든 가운데서도, 대우건설의 1분기 실적 상승세는 특히 두드러졌다.
대우건설은 1분기 국내 주택사업 호조에 힘입어 전년 동기대비 89.7%나 급증한 영업실적을 기록하며 ‘어닝 서프라이즈’ 달성에 성공했다.
대우건설의 1분기 실적은 매출 1조 9390억 원, 영업이익 2294억 원, 당기순이익 1479억 원 순이었다. 매출액은 전년동기 대비 소폭(2.4%) 줄었지만, 영업이익은 지난해 기록한 1209억 원 대비 89.7%나 늘며 시장 전망치를 대폭 상회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주택건축 현장의 일시적 원가율 개선 요인과 해외 플랜트 현장 준공PJ 실적 개선 등의 영향”이라며 “매출액에서 원가를 뺀 매출총이익도 3400억 원으로 작년 1분기 실적(2170억 원)을 크게 웃돌았고, 주택을 비롯한 대부분 사업 부문의 매출총이익률이 개선됐다”고 설명했다.
지난 7일 대우건설은 임시 주주총회를 통해 사업담당 김형닫기김형기사 모아보기 대표이사와 관리담당 정항기 대표이사의 업무 및 조직을 구분하고, 전략기획기능 강화와 더불어 ESG 경영 실천 및 견제와 균형을 강화하는 내용의 조직 개편안을 발표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각자대표 체제가 지닌 장점을 극대화해 불확실성이 높아지는 대외환경 변화에 선제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와 시스템을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 싱가포르 크로스 아일랜드 라인 파시르리스역 조감도. 사진 = 대우건설
이미지 확대보기올해 1분기 신규 수주는 2조 1362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42.1% 증가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흑석11구역, 대구본리동주상복합 등 국내 주택건축 부문 수주가 실적을 견인하며, 신규 수주가 큰 폭으로 늘었다”고 부연했다.
대우건설은 작년까지 2년 연속 민간건설사 중 최대 공급 실적을 기록하며 주택 부문의 안정적인 실적 토대를 유지하는 가운데 올해도 3만 5천여가구 분양을 예고해 공급 실적 1위 자리를 지켜낼 전망이다. 이 중 4천여 세대는 자체 사업으로 구성해 수익성 또한 높을 것으로 기대된다.
특히 대우건설은 올해 주택건축사업본부 내 도시정비사업실에 ‘리모델링사업팀’를 신설해 리모델링 사업 진출을 위한 준비도 마쳤다. 대부분의 대형 건설사들이 리모델링을 새로운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가운데, 대우건설 역시 주택사업 노하우를 살려 리모델링 시장에 자리잡겠다는 포부다.
대우건설은 연간 3000억~5000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 수주를 목표로 하고 있으며, 시장 상황에 따라 수주 규모는 더욱 확대될 수 있다고 전했다.
그런가하면 대우건설은 컨소시엄을 꾸려 1차 공공지원 민간임대주택 ‘복정1지구 B2블록’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푸르지오 챗봇 등 다양한 소통채널을 바탕으로 주민 종합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12년 임대운영을 통한 주거 안정성 강화 ▲세대분리 복층 하우스, 내 집 앞마당 하우스, 포켓 정원 하우스 등 8가지 맞춤형 주택 평면계획 ▲공유 오피스·콘텐츠 제작 스튜디오 등 청년 네트워크가 가능한 공간 제공 등으로 대우건설만의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시했다.
◇ 싱가포르·이라크·나이지리아 등 해외 공략 박차…리스크 관리 시스템 정착 주효
대우건설의 존재감 강화는 해외에서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4월 대우건설은 동아지질과 조인트 벤처(JV)를 구성해 싱가포르 육상교통청이 발주한 지하철 ‘크로스 아일랜드 라인(Cross Island Line) CR108 공구’ 건설공사 계약을 체결했다. 공사비는 한화로 약 8000억 원 규모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싱가포르를 장기적 차원의 거점국가로 육성한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며 “기 수주한 톰슨라인 T216, 주롱리전라인 J109에 이어 이번 수주를 통해 후속 공사 수주 등 시장 확대의 발판을 마련했다는데 큰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
이 밖에 본격적인 공사가 진행될 이라크, 나이지리아 등 해외사업장도 기존의 사업 수행 경험과 시공 경쟁력을 감안하면 수익성이 양호할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베트남 THT법인의 개발사업이 지속적으로 높은 수익을 내고 있고, 투자를 늘려가고 있는 신성장 사업 분야에서도 성과를 기대하고 있다.
대우건설 관계자는 “리스크/원가 관리 시스템 등이 안정적으로 정착되면서 입찰 및 사업 관리 역량이 크게 개선됐다”면서 “대내외 경영 환경의 불확실성이 지속되는 상황이지만, 시스템을 기반으로 양질의 수주를 통해 매출 성장과 수익성 개선에 주력한다면 향후 3개년간 수주 및 매출 목표를 무난히 달성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대우건설은 지난 2020년 국내 건설사 중 최초로 향후 3개년 간 수주 및 매출 목표를 공시했다. 수주목표는 2020년 12조8000억 원, 2021년 13조3000억 원, 2022년 14조4000억 원이며, 매출은 올해 9조1000억 원, 2021년 10조5000억 원, 2022년 12조5000억 원이었다.
◇ 관리대표 정항기 등판…대우건설 M&A에 관심 집중
7일 조직개편을 통해 대우건설의 각자대표 자리에 오른 정항기 대표는 미래전략본부, 재무관리본부, 조달본부를 담당하게 된다.
앞서 대우건설 관계자는 “매각이 본격화될 경우, 관련 기능을 재무통인 정항기 CFO에 집중함으로써 매각 프로세스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했다”며, “매각 관련 업무에 대한 부담을 던 김형 사장은 안정적 사업 운영에 전념하기 수월해졌다”고 밝힌 바 있다.
건설사 M&A 매물 가운데 ‘최대어’로 손꼽히는 대우건설을 두고, 현재 아부다비투자청(ADIA), 국내 중견 건설업체인 중흥건설그룹, 중국 투자회사 스카이레이크 인베스트먼트, DS네트웍스 등 쟁쟁한 후보들이 관심을 보이고 있다.
KDB인베스트먼트가 보유하고 있는 대우건설 지분 50.75%에 경영권 프리미엄을 포함하면 매각가는 2조원대로 예상된다.
대우건설은 지난해 시공능력평가에서 8조4132억원을 평가받으며 6위에 랭크됐다.
장호성 기자 hs6776@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