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메리츠증권
이미지 확대보기올해 국내 주식 시장에서 외국인 투자자와 연기금이 36조원을 웃도는 규모를 순매도한 가운데 외국인은 꾸준히 배당을 지급하는 가치주, 연기금은 실적 개선이 예상되는 바이오주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은 올해 1월부터 지난 10일까지 국내 주식시장(코스피+코스닥)에서 17조1902억원어치, 연기금은 19조1177억원어치를 각각 순매도했다. 이를 더하면 36조3079억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부터 이어진 국내 증시 반등에 힘입어 외국인과 연기금이 대거 차익 실현에 나선 결과로 풀이된다.
거래소에 따르면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은 올해 들어 지난 10일까지 SK텔레콤을 가장 많이 샀다. 총 1조4601억원어치를 순매수했다.
이어 LG화학(1조2166억원), 포스코(7850억원), 신한지주(6865억원), KB금융(6858억원), 엔씨소프트(6617억원), 카카오(4457억원), 하나금융지주(3968억원), 등이 순매수 상위 종목에 올랐다. LG화학을 제외하면 모두 고배당주이며 경기순환주들이 많다.
외국인과 달리 연기금은 가치주보다 성장주 투자에 집중했다. 특히 코로나19 백신 보급과 더불어 성장성이 기대되는 바이오주를 사들인 것으로 나타났다.
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연기금은 삼성바이오로직스를 가장 많이 샀다. 순매수액은 5129억원에 달했다.
뒤이어 S-Oil(2365억원), SK바이오사이언스(1881억원), LG디스플레이(1584억원), KT(1402억원), 아모레퍼시픽(1351억원), 아모레G(1003억원), HMM(973억원), SK아이테크놀로지(909억원), 셀트리온헬스케어(900억원) 순을 기록했다.
강봉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작년 2분기 이후 기업 실적 서프라이즈가 지속됐으나 올해 연초 코스피 3200포인트 이상의 단기 급등으로 주요 종목 밸류에이션이 크게 상승하며 외국인과 국내 기관의 매도세가 지속됐다”라고 분석했다.
상반기 주식시장에선 외국인 매수 업종 강세, 매도 업종 약세 패턴이 나타났다. 외국인 매수 강도 상위 업종은 철강, 은행, 통신으로 이익 전망치 상향 및 분기 실적 서프라이즈 업종이다.
강 연구원은 “자동차, IT에 대한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는 지난해 11월부터 올해 연초 사이의 주가 급등에 따른 차익 실현으로 볼 수 있다”라고 해석했다.
이어 “이익 전망치와 주가수익비율(PER)의 방향성에 따라 주식시장을 비관, 희망, 낙관, 정상화의 4개 국면으로 구분할 수 있다”라며 “작년 11월부터 연초 주가 급등 이후 국내 주식시장은 PER 하향, 이익 전망치 상향 지속의 ‘정상화 국면’이 진행 중”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또한 “하반기에도 상반기와 마찬가지로 이익 전망치의 상향 지속, PER의 소폭 하락이 나타나는 정상화 국면을 예상한다”라며 “하반기 코스피 적정가치는 상단 3500포인트, 하단 3000포인트를 전망한다”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