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성이 지난달 발표한 분기보고서에 따르면 회사는 사외이사인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을 이사회 의장으로 지난 3월 선임했다.
김명자 전 장관은 김대중 정부 시절인 1999년부터 2003년까지 환경부 장관을 지냈다. 헌정 사상 최장수 여성 장관이라는 수식이 따라 붙는다.
이는 사실상 국내 민간 대기업 최초의 여성 의장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지난 2006년 KT가 윤정로 카이스트 교수를 의장으로 선임한 적은 있지만, KT는 공기업으로 시작해 현재까지도 국민연금이 최대주주로 있다. 이번 효성의 결정과 결이 다르다.

김명자 전 환경부 장관.
효성이 여성이사를 의장이라는 요직에 임명한 것은 ESG경영 강화 조치로 보인다. 국내 다수 대기업들은 내년 여성이사 의무할당제 규제를 대비해 올해 앞다퉈 여성 이사를 선임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효성이 여성이사를 의장이라는 요직에 임명한 것은 보다 선제적인 조치로 평가된다.
효성이 친환경 사업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 환경전문가인 김 전 장관의 역할과 권한을 강화했다는 측면도 있다. 효성중공업은 국내 수소충전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효성티앤씨는 버려지는 페트병에서 추출한 소재로 만든 섬유 '리젠'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효성은 "김명자 이사는 회사의 환경·기술·ESG경영에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