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에 오세철닫기오세철기사 모아보기 삼성물산 사장과 윤영준닫기윤영준기사 모아보기 현대건설 사장이 손을 잡고 리모델링 시장에 뛰어들었다. 대형건설사도 리모델링 전담 부서를 신설해 역량을 키우는 중이다.
7일 한국건설산업연구원에 따르면 리모델링 시장 규모는 작년 30조원, 2025년 37조원, 2030년 44조원 수준으로 커질 전망이다.
최근 부동산 시장은 신축 아파트 가격이 급등하면서 재건축 아파트도 함께 오르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는 재건축으로 신축 아파트가 될 것이라는 기대감으로 풀이된다. 하지만 주요 재건축 단지들은 안전진단 기준을 통과하지 못하고 있다.
아파트 리모델링은 재건축·재개발에 비해 규제에서 비교적 자유롭다. 재건축은 준공 후 30년이 지나고 안전진단에서 D등급 이하를 받아야 한다. 리모델링은 준공 후 15년만 지나면 추진할 수 있다. 수직증축은 B등급, 수평증축은 C등급을 받으면 된다. 기부채납, 초과이익환수 등 규제도 덜한 편이다.
◇ 삼성·현대, 금호벽산아파트 리모델링
지난 3월 삼성물산과 현대건설은 리모델링 컨소시엄을 구성, 서울 성동구 금호동 금호벽산아파트 시공자 선정 입찰에 참여했다. 초대형사들이 컨소시엄까지 구성해 리모델링을 한다는 점이 이목을 끌었다. 지난해 시공능력평가 1위인 삼성물산과 2위인 현대건설은 각각 7년, 12년 만에 리모델링 시장으로 복귀한 바 있다.
해당 단지는 2001년에 준공된 1707가구 규모 대단지로 리모델링을 통해 전용 59~114㎡, 1963가구로 증축될 예정이다. 지난해 6월 조합설립동의서를 모집하며 같은 해 12월 조합설립인가를 받았다. 리모델링 조합 설립을 마무리하고 오는 7월 시공사 선정 총회를 진행할 예정이다.
이번 사업은 올해 3월 윤영준 현대건설 사장 취임 후 성과 중 하나로 평가된다. 현대건설은 리모델링 사업을 위해 지난 3월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렸다. 전문성을 확보한 인력으로 리모델링 역량을 점차 키우고 있다.
그간 상대적으로 국내 주택사업에 큰 비중을 두지 않았던 삼성물산이 다시금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올해 삼성물산은 재개발·재건축 등 도시정비사업 수주 확대 방침을 세워 리모델링 수주에도 적극적이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리스크를 일부 줄이면서 윈윈할 수 있는 전략”이라며 “부동산 정책에 따라 리모델링 사업 규모가 커져 앞으로도 컨소시엄으로 리모델링 사업을 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라고 밝혔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컨소시엄은 양사 이해관계가 맞아서 진행됐다”라며 “리모델링 관련해 시공사를 믿고 선정했으니 고객께 좋은 상품으로 보답하겠다”라고 말했다.
◇ 대형건설사, 리모델링 전담팀 신설해 역량 강화
리모델링 사업 수주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대형건설사는 리모델링 전담팀을 꾸리고 있다.
리모델링 강자인 쌍용건설은 2000년 7월 업계 최초로 리모델링 전담팀을 출범시켰다. 이후 15개 단지 총 1만3000여 가구, 약 2조5000억원의 누적 수주 실적을 올리고 있다.
지난달 15일 쌍용건설은 포스코·현대엔지니어링·대우 컨소시엄으로 공사비 8000억원에 달하는 가락 쌍용1차아파트 리모델링 공사를 수주한 바 있다. 이 사업은 국내 리모델링 역사상 최대 규모·금액이다.
대우건설은 12년 만에 리모델링 시장에 재진출했다. 연간 3000억~5000억원 규모의 리모델링 사업을 목표로 지난 3월 리모델링사업팀을 조직했다. 팀은 크게 사업파트, 기술·견적파트, 설계·상품파트으로 나뉘며 총 17명의 각 분야 전문가가 배치됐다. 해당 팀에서 리모델링 사업 전반에 걸친 원스톱 관리를 할 예정이다.
HDC현대산업개발은 지난해 12월 조직개편을 통해 리모델링팀을 신설했다. 포스코건설은 2013년부터 리모델링만 전담하는 부서가 있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아파트 주민들 역시 재건축이 어렵다는 것을 알고 리모델링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며 “그만큼 수요가 늘어나 건설사들도 집중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김관주 기자 gjoo@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