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삼일 연구원은 "구직기간별 자연실업률을 활용하여 필립스 곡선을 추정해본 결과, 단기 실업률갭을 이용할 때 필립스 곡선 계수가 유의하게 추정되었지만 장기 실업률갭은 물가와의 관계가 유의하지 않았다"며 이같이 밝혔다.
여기서 자연실업률은 안정적인 인플레이션을 유지하는 실업률 혹은 노동시장의 균형 실업률을 의미한다. 미관측 변수인 자연실업률 추정에는 물가와 실업률 간의 관계(필립스 곡선)에 기반한 추정 방식이 많이 활용됐지만, 최근 들어 필립스 곡선 관계가 약화되면서 물가에 의존하는 추정치에대한 불확실성이 높아지고 있다.
이러한 배경하에 한은은 물가를 고려하지 않고 노동시장 마이크로데이터(구직기간별 실업자 분포)에 기반한 시계열 모형을 활용하여 자연실업률을 추정했다.
추정결과, 구직기간별 실업자 분포를 이용한 자연실업률은 2020년중 3.9% 내외로 나타났다.
추이를 살펴보면, 2002년 3.7%에서 2011년 3.3%로 추세 하락했지만 이후 추세 상승하여 2020년에는 3.9%를 기록했다.
오 연구원은 "금융위기 이후 나타난 자연실업률의 추세 상승을 실업자 유·출입으로 분해해보면, 신규 실업자의 유입 증가보다는 기존 실업자의 유출 감소에 크게 기인했다"고 평가했다.
또 자연실업률을 구직기간별로 분해해 봤을때, 구직기간 4~6개월의 장기실업자 추세 증가가 금융위기 이후 자연실업률 상승을 견인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자연실업률 상승이 단기적·마찰적(frictional) 실업보다는 경제구조 변화에 따른 장기적·구조적(structural) 실업 증가에 크게 기인하였음을 시사한다"고 설명했다.
한편 인구구조 특성별로는 여성 및 노년층의 실업률 상승이 자연실업률 상승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강규석 기자 nomadk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