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 한화금융 계열사 ‘탈석탄 금융’ 선언
김승연 회장의 ESG 경영은 환경 보호 관련 봉사활동부터 시작됐다. 한화그룹은 지난 2011년부터 몽골, 중국 등 사막화 지역과, 국내 매립지 등에 나무를 심어 숲을 조성하는 ‘한화 태양의 숲’ 캠페인을 진행해왔다.
현재까지 50만 그루의 나무를 심었다. 지난 2019년에는 석유 연료 없이 오직 태양광 패널로 작동하는 수상 쓰레기 수거 보트 2척을 제작, 베트남 빈롱시에 기증하는 ‘클린업 메콩’ 캠페인을 진행했다.
봉사활동을 넘어 친환경 에너지 자원 사업 육성에도 박차를 가한다. 계열사인 한화솔루션과 한화큐셀은 태양광, 수소 등 신재생 에너지를 육성해 해당 시장 주도권 확보에 집중한다.
한화솔루션의 경우 향후 5년간 2조8000억원을 차세대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다.
한화그룹 측은 “한화그룹은 세계 최고 수준의 첨단 기술력과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며 “해당 시장을 선도하기 위해 그린수소 에너지 기술과 친환경 플라스틱 기술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으며, 한화솔루션은 향후 5년간 2조8천억원을 차세대 태양광과 그린수소 사업에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한화큐셀도 태양광, 풍력 등의 재생 에너지 사업 역량 강화를 추진한다.
여기에 기후위기 대응에 앞장서는 그린뉴딜 선도기업이자 글로벌 재생에너지 리더로서 위상을 굳히겠다는 뜻을 드러냈다.
한화그룹 금융 계열사들은 ‘탈석탄 금융’ 선언을 통해 김승연 회장이 강조하고 있는 ESG 경영에 힘을 보탠다. 우선 지난 1월 한화생명, 한화손해보험, 한화투자증권, 한화자산운용, 한화저축은행, 캐롯손해보험 등 한화그룹 6개 금융사는 탄소제로시대를 향한 ‘한화금융계열사 탈석탄 금융’을 선언했다.
‘탈석탄 금융’ 선언에 따라 한화그룹 금융 6개사는 향후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프로젝트 파이낸싱에 참여하지 않는다. 국내·외 석탄발전소 건설을 위한 특수목적회사(SPC)에서 발행하는 채권도 인수하지 않기로 했다. 대신 신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관련 자산에 대한 투자는 지속 확대할 방침이다.
ESG 위원회 또한 신설했다. ㈜한화는 최근 이사회를 열고 ESG 가치창출 및 컴플라이언스 내실화를 기업 경영의 최우선 과제로 인식하고 실효적인 대응을 추진하기 위해 ESG 위원회를 신설하기로 했다. 회사 내 조직이 아닌 법령상 최고의사 결정기구인 이사회 내 신설하기로 결의했으며, 독립성과 전문성 확보를 위해 위원회 과반수를 사외이사로 구성했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ESG 위원회는 갈수록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ESG 관련 회사 내 제반 현황과 추진 실적을 점검하게 된다”며 “여기에 주요 보직 팀장들이 참여하는 ESG 협의체를 실무 조직으로 신설, 위원회의 실질적인 운영에 힘을 보태며 위원회는 준법통제활동 계획과 실적, 컴플라이언스 이슈 사항을 심도 있게 살피는 컴플라이언스 업무도 담당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 한화그룹은 2050년 탄소중립 전략을 세우고 추진 중이다. 사진=한화그룹
지배구조 개선도 올해 이어진다. 한화그룹의 지배구조 개선 작업은 지난 2018년 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설치하고 경영기획실을 해체하면서 본격화됐다. 당시 그룹 차원의 컴플라이언스 정책을 수립하고, 각 계열사들의 이행 여부 점검과 관련 자문을 위해 한화컴플라이언스위원회를 설립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출범 이후 그룹 경영의 투명성을 높이고 책임경영의 기반을 마련하는 한편 이사회 중심 경영 강화 차원에서 경영기획실을 해체하고, ㈜한화가 최상위 지배회사로서 최소한의 그룹 대표 기능을 수행할 것을 권고했다.
컴플라이언스위원회는 한화그룹 임직원의 컴플라이언스 의식 제고, 자발적인 준법경영 시스템 구축(하도급법)을 중점 추진과제로 선정해 전사적인 확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각 계열사 실무자, 자문사와 협업해 현장 실무자들이 업무를 수행함에 있어 쉽게 활용할 수 있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작했다. 계열사 유관부서 실무자 등을 대상으로 관련 설명회를 개최했다.
그뿐만 아니라 한화 주요 계열사들은 사외이사 독립성 강화를 위해 외부 전문가들을 사외이사로 적극적으로 영입하고 있다. 현재 10개 계열사 40여명의 사외이사는 모두 외부 영입인사로 한화 출신 사외이사는 없다.
올해는 여성 사외이사 선임 등 성별과 나이에 관계 없이 전문성을 갖춘 사외이사들을 선임했다. ㈜한화,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한화생명, 한화투자증권 등은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함으로써 다양성과 전문성을 강화했다.
핵심 계열사인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이미 여성 사외이사를 선임한 바 있다. 당시 사외이사로 선임된 어맨다 부시는 세인트 어거스틴 캐피탈 파트너(St. Augustine Capital Partners)의 에너지·인프라 부문 컨설턴트다. 한화솔루션은 지난해 어맨다 부시 외에 에너지 분야 해외 전문가인 시마 사토시를 사외이사로 선임한 바 있다. 시마 사토시는 ICT(정보통신기술)은 물론 에너지 분야에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있는 손정의 일본 소프트뱅크 사장을 오랜 기간 보좌한 경험이 있다.
매년 진행되는 대표이사 및 임원인사 시스템에서도 ESG 경영을 적용했다. 김승연 회장은 대주주로서 대표이사 추천권을 행사하고 있을 뿐이며, CEO 선임 및 임원인사는 각 사 이사회와 대표이사가 주관하여 실시하고 있다.
2021년 인사도 지난해 9월 말 CEO에 이어 지난해 11월 임원인사를 발표하며 10대 그룹 중 가장 앞섰다. 각 사 대표이사의 독립적, 자율적인 인사로 신속하고 체계적인 사업계획 수립과 경영환경 변화에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한화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계열사 독립경영체제를 유지하면서 경영효율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지배구조를 갖추기 위해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서효문 기자 shm@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