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권에 따르면 BNK경남은행은 이달 중순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해외사무소 설립을 마치고 본격적인 해외 진출을 위한 포문을 열었다.
경남은행은 작년 초 중앙아시아 진출을 위한 실무진 시장조사를 마쳤으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으로 인해 사업 진척이 지연되다가 최근 우즈베키스탄 중앙은행으로부터 대표사무소 설치 인가를 받는 데 성공했다.
경남은행의 해외 진출은 1998년 금융위기 당시 뉴욕과 홍콩 사무소를 철수한 지 23년 만이다. 경남은행은 해외에 지점·출장소·사무소가 따로 없었다. BNK금융 계열사 중 부산은행은 칭다오·난징·호치민 등에 지점을, 양곤·뭄바이·하노이 등에 사무소를 두고 해외 네트워크를 확장하고 있다. BNK캐피탈도 캄보디아·미얀마·라오스·카자흐스탄 등 4곳에 현지법인을 두고 있다.
경남은행의 우즈베키스탄 사무소는 영리활동은 하지 않고 업무 연락, 시장조사, 리서치 등 사전에 인가받은 범위 내에서 비영업적 업무를 우선 수행한다. 경남은행은 사무소를 통해 우즈베키스탄 현지 금융시장을 면밀히 분석하고 성공 가능성을 타진하는 한편 중장기적으로 현지에 은행을 설립해 리테일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경남은행의 해외사무소 설치를 통한 글로벌 시장 개척은 그룹 해외 진출 전략의 일환이다. 김 회장은 지난 2017년 9월 취임 당시 그룹 4대 핵심과제 중 하나로 글로벌 부문을 정했다. 2019년에는 중장기 경영 비전인 ‘그로우(GROW) 2023’을 선포하고 2023년까지 그룹 글로벌 이익 비중 5% 달성을 4대 전략과제 중 하나로 제시했다.
BNK금융의 글로벌 부문 순이익은 2017년 328만9000달러, 2018년 423만1000달러, 2019년에 751만1000달러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지난해 673만9000달러로 소폭 뒷걸음질 쳤다. 지배기업지분 순이익 대비 글로벌 부문 수익 비중은 2017년 0.89%에서 2018년 0.94%로 오른 뒤 2019년 1.49%로 뛰었다.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1.44% 수준을 기록했다.
BNK금융은 올해 그룹 글로벌 부문의 전략목표를 ‘수익성 중심의 지속가능성장’으로 정하고 글로벌 사업 영역 확대, 신규 수익원 발굴, 디지털 금융 강화, 자산건전성 관리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특히 지주사를 중심으로 해외 금융기관 인수합병(M&A)을 통해 글로벌 사업 영역을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이미 진출한 거점점포를 활용해 새로운 수익원 발굴에도 집중한다.
계열사별로는 부산은행이 인도, 베트남 등 해외사무소의 지점 전환 추진과 함께 글로벌 투자은행(IB), 신디케이트론 등을 통한 현지 기업대출 및 소매금융 취급 등으로 현지화 영업을 확대한다. 부산은행은 지난달 말 베트남 호치민 지점에 3500만달러(약 400억원) 출자를 완료하기도 했다.
BNK캐피탈도 해외법인의 지점 확대와 모바일 영업 채널 활성화를 통한 안정적 성장을 도모한다. BNK캐피탈은 지난 2월 카자흐스탄 법인에 500만달러(55억원)의 유상증자를 단행했다. 연내 라오스 비엔티안에 소액금융업(MFI) 법인 설립도 추진하고 있다. 현지 법인명은 ‘BNK라오(Lao) MFI’, 투자금액은 34억원 규모다. 라오스에서 리스사업을 영위 중인 BNK캐피탈라오리싱과의 시너지를 통해 시장점유율을 높이고 현지 입지를 다질 계획이다.
BNK캐피탈 해외 법인 실적도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BNK캐피탈 미얀마 법인의 순이익은 2019년 33억2515억원에서 지난해 38억6924원으로 16.4% 증가했다. 캄보디아 법인 순이익은 같은 기간 6억1309만원에서 12억7424만원으로 두배 넘게 늘었다. 라오스법인(6억6085억원→10억6407만원), 카자흐스탄법인(1억7292억원→6억9833억원 순이익도 모두 큰 폭으로 불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