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SK증권 사옥./ 사진=SK증권
SK증권이 ‘SK’ 브랜드를 앞세워 기업공개(IPO) 시장에서 약진하고 있다. SK그룹 계열사 IPO에서 공동주관사 또는 인수단으로 참여하며 SK 후광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분석이다.
지난해 SK바이오팜과 올해 SK바이오사이언스를 시작으로 SK아이이테크놀로지(SKIET), 원스토어, SK브로드밴드, 11번가, SK리츠, ADT캡스, 웨이브 등 SK그룹 계열사들의 줄상장이 예고돼있어 SK증권은 이에 따른 수혜를 입을 것으로 전망된다.
2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SK이노베이션의 자회사인 SKIET는 오는 22일과 23일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통해 공모가를 확정한 후 28일과 29일 이틀에 걸쳐 공모 청약을 진행한다. 최종 공모가 산정 및 일반 청약 등을 거쳐 내달 11일 코스피 상장을 앞두고 있다.
SKIET의 공모 수량은 총 2139만주(신주모집 855만6000주, 구주매출 1283만4000주), 희망 공모가액은 7만8000~10만5000원이다. 희망 공모가밴드 기준 총 공모금액은 1조6684억~2조2460억원에 이른다.
증권업계에선 SKIET를 올해 2분기 IPO 최대어로 꼽고 있다. 상장 후 기업 가치가 최대 7조5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되기 때문이다.
IPO최대어인 만큼 주관사 수도 적지 않다. 미래에셋증권과 JP모건이 대표 주관 업무를 맡았고 한국투자증권과 크레디트스위스는 공동 주관사, 삼성증권·NH투자증권·SK증권은 인수단으로 참여한다.
SK증권은 앞서 지난달 공모주 시장에서 역대 최대 청약증거금 기록을 쓴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에서도 인수단으로 참여한 바 있다.
당시 SK바이오사이언스의 공모주식 2295만주 가운데 SK증권은 183만6000주에 달하는 분량을 배정받았다. 반면 SK증권과 함께 인수단으로 참여한 삼성증권과 하나금융투자는 각각 114만7500주를 받는 데 그쳤다.
인수단 가운데 가장 많은 공모물량을 챙긴 SK증권은 SK바이오사이언스 상장을 통해 총 9억5000여만원 가량의 수수료를 수령한 것으로 알려졌다.
▲왼쪽부터 송영훈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보, 안상환 한국IR협의회 회장, 조웅기 미래에셋대우 대표이사, 임재준 한국거래소 유가증권시장본부장, 손병두 한국거래소 이사장, 안재용 SK바이오사이언스 대표이사, 박찬중 SK디스커버리 사장, 정일문 한국투자증권 대표이사, 윤병운 NH투자증권 IB1사업부 대표, 김영균 상장회사협의회 전무./ 사진=한국거래소
SK증권은 앞서 지난해 SK바이오팜 IPO 인수단에도 이름을 올렸다. 당시 SK증권은 전체 공모 물량 1957만8310주 중 156만6265주를 배정받아 공동 인수단으로 참여했던 하나금융투자(97만8915주)보다 1.5배가량 많은 물량을 배정받았다. SK증권은 SK바이오팜 인수 참여로 7억7000만원에 달하는 쏠쏠한 수수료 수입을 챙겼다.
증권업계에서는 SK증권이 올해 이어지는 SK그룹 계열사 IPO에서도 남다른 공모 물량을 배정받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SKIET를 비롯해 원스토어, 11번가 등 다수의 SK 계열사들이 연내 상장 계획을 가지고 있는 만큼, 이 과정에서 SK증권 또한 상당한 몫의 수수료를 챙길 것이라는 분석이다.
현재 SK텔레콤의 자회사인 원스토어는 연내 상장을 목표로 하고 있다. 이외에도 SK리츠는 지난달 상장 주관사를 선정했으며, ADT캡스, SK브로드밴드, 11번가 등도 본격적인 상장 절차를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원스토어는 지난해 9월 NH투자증권과 KB증권을 대표 상장 주관사로, SK증권을 공동 주관사로 선정했다. SK증권 입장에서는 중소형 딜 공동주관에 이어 빅딜 공동주관까지 확보한 셈이다.
SK증권은 올해 초 SK 지주사와 브랜드 사용료 계약을 2023년까지 3년 연장하는 등 계열분리 이후에도 SK그룹과 우호적인 관계를 지속하고 있다. SK증권은 앞서 지난 2018년 SK그룹으로부터 26년 만에 독립한 바 있다.
김영훈 한국신용평가 수석연구원은 “SK그룹 이탈 이후에도 SK증권이 SK그룹의 회사채 주관 및 인수단에 활발히 참여하고 있는 점은 동사의 사업 안정성에 안정적”이라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그룹 회사채 인수, 단말기 할부채권 유동화 주관 등 SK그룹과 영업 거래가 안정적으로 작용했다”라며 “최대주주 변경 이후, 계열물량 축소, SK그룹의 명성에 기반한 영업력의 약화 등이 우려됐었으나, 회사채 발행 관련 인수 및 주관 등이 지속되고 있어 영업기반의 변동은 크지 않은 것으로 판단된다”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