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외환시장에서 20일 달러/원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4.90원 내린 1,112.30원에 거래를 마쳤다. 상승 하루 만에 하락이다.
이날 달러/원 환율은 개장과 동시에 아래쪽으로 방향을 잡았다.
지난밤 뉴욕 금융시장에서 유로화와 파운드화 강세로 달러가 약세를 나타냈기 때문이다.
하지만 달러/원의 낙폭은 제한되는 편이었다. 외국인 주식 배당 관련 잔여 역송금 수요와 1,115원선 주변에서는 저가성 결제 수요 등이 몰려서다.
그러나 달러/원 환율은 정오를 전후로 상하이지수 상승과 함께 달러/위안 환율이 하락하면서 낙폭을 늘렸고, 장중 한때 1,110원선까지 내려서기도 했다.
달러/위안 환율이 6.5위안선 아래로 내려선 뒤 추가 하락을 시도하자, 서울환시 역내외 참가자들도 숏물량을 확대하며 달러/원 하락에 베팅했다.
서울환시 마감 무렵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6.4927위안을 나타냈고, 달러인덱스는 0.07% 떨어진 91.00을 기록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은 코스피시장에서 3천262억원어치 주식을 순매수했고, 코스닥시장에서는 629억원어치 주식을 순매도했다.
■ 역내외, 숏포지션 확대…배당 이벤트 옅어지고, 달러 약세 지속 탓
역내외 참가자들이 숏포지션을 늘리는 모양새다.
삼성전자 배당 이벤트가 어느 정도 마무리된 데다, 달러 약세 흐름이 가속화된 영향이 크다.
이날 서울환시에서도 역내외 참가자들은 달러/위안 하락과 미 주가지수선물 상승을 확인하고 숏물량을 공격적으로 늘렸다.
물론 이날 결정적인 숏플레이의 이유는 달러/위안 환율 하락 때문이었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달러 약세 흐름이 예상보다 길어지자, 역내외 참가자들이 미 국채 금리 상승과 달러 강세, 배당 이벤트에 맞춰 쌓아두었던 롱물량을 줄이고 있다"고 진단했다.
■ 21일 전망…"달러 약세 지속시 1,110원선 하향 이탈도 고려"
오는 21일 달러/원 환율은 달러 약세가 지속할 시 1,100원대 진입도 가능해 보인다.
최근 달러 약세는 기조적인 움직임에 기인하고 있다.
유로화와 파운드화 강세 등 상대적 통화 움직임에도 영향을 받고 있지만, 국채 금리 안정과 주식시장 강세 요인 등도 달러 약세를 자극하고 있다.
결국, 달러 약세 흐름이 이어질 경우 다른 악재성 요인이 불거지더라도 달러/원의 하락은 불가피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달러/원 환율 역시 달러인덱스에 연동하는 통화이기 때문에 달러 약세 흐름을 역행할 순 없다는 것이다.
여기에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가 이어지고, 코스피 상승세가 재차 확인된다면 달러/원의 하락 속도는 더욱 가파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미 주식시장이 기업실적 발표를 앞둔 만큼 상승이든, 하락이든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기업실적 호조 등으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경우 달러 약세 흐름은 더욱 강화되며 달러/원의 하락을 부추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