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순이익 상위 3사가 차지하는 비중이 50%를 넘어 소수 신탁사에게 이익이 집중되는 모습을 보였다.
금융투자협회 전자공시서비스에 따르면 국내 14개 신탁사들은 2020년 총 5337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2019년 4728억원보다 12.9% 증가한 수치로 동기간 영업수익(매출) 성장률 4.8%의 두 배를 웃돌았다.
매출 성장세보다 높은 순이익 성장률을 보이며 시장 전반적으로 효율적인 사업 운영 성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다.
2020년 가장 많은 순이익을 낸 부동산신탁사는 한국자산신탁이다.
한국자산신탁은 2020년 1225억원의 순이익을 달성했다. 전년 대비 54% 증가했으며 전체 신탁사 평균 순이익의 3배 이상을 벌었다. 2020년 부동산신탁사 전체 순이익 5337억원 중 23%에 달하는 수치다.
한국자산신탁은 지난달 9일 ‘영업수익 또는 손익구조 30%이상 변경’ 공시에서 영업수익 또는 손익구조변동의 주요원인으로 “신탁계정대 회수 및 자산건전성 제고에 따른 대손충당금 감소”를 말했다.
한국자산신탁은 차입형 토지신탁에 대한 공격적 수주를 펼치다 2018년 이후 분양실적이 저조해 자산건전성이 하락했다.
그러나 작년 지방 사업장에서 발생했던 신탁계정대여금을 대부분 회수하고 미분양 사업들에 대한 분양률도 회복되며 자산건전성 및 순이익률이 대폭 개선됐다.
2020년 순이익 2위는 하나자산신탁이다. 하나자산신탁은 포트폴리오 다변화를 통한 안정적 수입 구조를 통해 808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3위는 책임준공확약 관리형 토지신탁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669억원의 순이익을 낸 KB부동산신탁이 차지했다.
이어 한국토지신탁이 순이익 615억원, 아시아신탁이 순이익 457억원을 나타내며 모두 5개 회사가 평균 순이익(381억원) 이상의 실적을 기록했다.
2020년 가장 큰 폭의 순이익 성장률을 보인 부동산신탁사는 아시아신탁이다. 2019년 사업 인가 후 작년 첫 흑자 전환을 이룬 신생 신탁사들은 제외하고 가장 큰 성장률을 기록했다.
아시아신탁은 2020년 457억원의 당기순이익을 나타냈다. 2019년 254억원보다 80.2% 성장한 수치다. 동기간 매출 증가율(43.5%)보다도 매우 큰 수준이다.
아시아신탁은 지난달 8일 ‘영업수익 또는 손익구조 30%이상 변경’ 공시에서 영업수익 변동의 주요원인으로 “책임준공확약 관리형토지신탁 수주 증가에 따른 영업수익이 증가했다”고 밝혔다.
아시아신탁 관계자는 “(신한금융)지주 편입에 따른 효과 및 시너지 등으로 시장지위가 빠르게 상승할 수 있었던 것 같다”며 “편입 이후 리스크 관리나 내부통제 강화에 힘쓰고 있고 시스템화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무궁화신탁이 신탁사 순이익 성장률 전체 2위를 차지했다(신생 3사 제외). 무궁화신탁은 2020년 307억원의 순이익을 기록했다. 2019년 187억원보다 63.9% 증가한 규모다.
무궁화신탁 관계자는 높은 순이익 성장률에 대해 “코로나임에도 불구하고 본연의 신탁업을 선방했고 투자했던 자회사들의 실적도 좋아 300억대의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자회사인 케이리츠투자운용의 2020년 사업성과가 좋아 지분법이익으로 7,80억 정도 반영돼 (성장에) 영향을 줬다”고 밝혔다.
작년 국내 부동산신탁사들의 2019년 대비 평균 순이익 증가율은 12.9%다. 아시아신탁과 무궁화신탁에 이어 한국자산신탁 54%, 하나자산신탁 23%, 대한토지신탁 16.6%, 우리자산신탁 13.5%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평균 이상의 순이익 성장 흐름을 보였다.
다만 순이익 규모 상위 3사가 전체 신탁사 순이익의 50.6%를 차지하며 이익 편중 현상을 보였다.
2020년 순이익 상위 3사인 한국자산신탁, 하나자산신탁, KB부동산신탁의 총 순이익 규모는 2702억으로 전체 신탁사 순이익 5337억의 50.6%다. 상위 3사가 시장 이익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한국토지신탁과 아시아신탁을 포함해 상위 5개사로 범위를 넓히면 상위 5개사의 순이익 점유율은 70.7%까지 늘어난다. 나머지 9개 회사가 30%에 미치지 못하는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한 부동산 신탁사 관계자는 이에 대해 “책임준공형 토지신탁 사업이 은행 계열 신탁사들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책준 시장 규모가 큰데 신용도를 갖춘 은행 계열 신탁사들에 사업이 집중되면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것 같다”고 밝혔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