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 로이터 등 주요 외신은 GM과 LG에너지솔루션 관계자 말을 인용해, 양사가 미국 테네시주 GM 완성차 공장 인근에 전기차 배터리 합작공장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현재 양사는 미국 오하이오주에 23억달러(약 2조7000억원)을 투자해 30GWh 규모의 전기차 배터리 공장을 짓고 있다. 내년 가동을 목표로 하는 이 공장의 생산능력은 단일규모로는 세계 최대에 해당한다.
GM·LG의 테네시주 제2의 합작공장은 이와 유사한 규모로 추진되고 있다. 양사는 이르면 올해 상반기까지 구체적인 투자 계획 등을 발표할 것으로 전해진다.
2019년 12월6일 신학철 LG화학 부회장(오른쪽)이 메리 바라 GM 회장과 미국 오하이오주 배터리셀 합작공장 투자 계약을 체결하며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LG화학.
미국은 조 바이든 대통령 체제를 맞아 전기차 전환이 빠르게 이뤄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는 시장이다. 바이든 대통령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 달리 '친환경'을 주요 정책 과제로 삼고 관련 공약을 내건 바 있다.
GM은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이후 "2035년까지 전세계 시장에서 내연기관차 생산과 판매를 중단하겠다"고 발표했다. 대형 완성차기업 가운데 가장 발빠른 '탈내연기관' 선언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이번 합작투자 추진건을 포함해 미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분주하다.
장승세 LG에너지솔루션 경영전략총괄 전무는 5일 미디어 컨퍼런스콜에서 "미국 전기차 시장이 폭발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보고 투자 계획을 세우고 있다"고 말했다. 단순히 GM과 합작투자 뿐만 아니라, 다른 완성차 및 스타트업에 대한 수주와 고성장이 예상되는 미국 에너지저장장치(ESS) 등 다양한 분야에 대응하기 위해 활동하고 있다는 것이다.
경쟁 배터리 기업들이 미국 투자에 머뭇거리고 있는 상황도 LG에너지솔루션에게는 기회다. 삼성SDI는 "당장 미국 투자 계획은 없다"고 밝혔다. 업계 1위 중국 CATL은 미국과 중국간 외교갈등을 생각하면 미국 투자는 기대하기 힘들다. SK이노베이션은 LG와 맞먹는 조단위 투자 계획을 집행하고 있지만 최근 배터리 소송에 발목이 잡힌 형국이다.
장 전무는 "전세계 수백개 배터리 기업이 있지만 (수요에 비해) 생산능력에 한계가 있다"며 "빠른 투자결정을 통해 시장을 선점할 수 있는 기업이 기회를 잡을 것"이라고 자신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