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은형 하나금융투자 대표이사 사장 후보./ 사진=하나금융지주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하나금융지주는 지난달 25일 그룹 임원후보추천위원회(임추위)를 열고 이은형 하나금융지주 국외사업부회장을 하나금융투자의 신임 대표이사 사장 단독 후보로 추천했다.
하나금융은 이달 말 정기주주총회를 열고 이 내정자에 대한 대표이사 선임 안건을 의결한다. 임기는 선임이 확정된 이후부터 2년으로, 이 내정자는 오는 2023년 3월까지 하나금융투자를 이끌 예정이다.
이로써 이 내정자는 1974년생, 만 47세로 증권업계 최연소 CEO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는 과거 2007년 증권업계 최연소 CEO였던 유상호닫기유상호기사 모아보기 한국투자증권 부회장이 세운 기록과 같은 기록이다.
이 내정자는 하나금융그룹 내 글로벌 전문가로 분류된다. 고려대를 졸업하고 중국 지린대(길림대)에서 석·박사를 마친 그는 베이징대 고문교수를 거쳐 2011년 하나금융지주 글로벌전략총괄 부사장으로 선임된 바 있다. 이로 인해 특히 ‘글로벌 전문가’로 정평이 나 있다.
하나금융지주 입사 이후에는 중국민생투자그룹 총괄부회장을 거쳐 중국민생투자그룹 투자결정위원회 위원장 등을 맡았다. 지난해 3월에는 지주사 부회장 3명 중 한 명으로 선임됐다. 당시에도 40대 부회장이라는 점에서 파격 인사라는 평가가 나왔다.
업계에서는 이 내정자가 증권업계 경험이 전무하다는 점에 대해 우려의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증권업계 CEO가 증권업계에서 오래 종사한 것과는 비교되는 모습이기 때문이다.
다만 5개 국어에 능통한 국제 감각과 해박한 지식, 폭넓은 글로벌 네트워크를 보유한 전문가라는 점에서 하나금융투자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기여할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이와 더불어 이 내정자가 하나금융투자의 분위기 쇄신은 물론 숙원사업인 초대형 투자은행(IB) 대열 합류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하나금융투자의 자기자본은 4조4051억원으로 초대형 IB 요건을 채운 상태다. 하나금융투자는 앞서 지난해 초 자기자본 4조원대 초대형 IB로 발돋움하기 위해 50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단행한 바 있다.
만약 하나금융투자가 금융위원회로부터 초대형 IB 인가를 받게 되면 국내 증권사 중 6번째로 초대형 투자은행 대열에 합류하게 된다. 현재 금융당국으로부터 초대형 IB 지정을 받은 증권사는 미래에셋대우, 한국투자증권, 삼성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이 있다.
초대형 IB로 지정되면 발행어음 등 단기금융업(발행어음)도 할 수 있게 된다. 초대형 IB 종합금융투자사업자는 금융위에서 단기금융업 인가를 받으면 자기자본의 200% 한도에서 만기 1년 이내의 어음을 발행할 수 있다.
지난해 금융감독원 종합검사를 받은 하나금융투자는 우선 ‘제재 리스크’를 해소한 뒤 초대형 IB 지정을 마무리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 대표가 선행매매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는 상황을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하나금융지주 측은 “이 후보자의 역량이 하나금융투자의 글로벌 사업 확장에 기여함으로써, 하나금융투자가 국내 경쟁을 넘어 글로벌에서 새롭게 성장할 수 있는 기틀을 마련할 최적임자로 평가됐다”고 전했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