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만 코로나19로 외출이 조심스러운 만큼 올겨울 스파는 집에서, 내 취향대로 즐겨보자. 오롯이 나만을 위한 홈 스파 방법들.
인류의 가장 오래된 심신 치유법, 스파
우리나라에 ‘스파’가 등장한 지는 30년 가까이 됐다. 피부와 몸매 관리 등 미용 목적으로 스파 전문점이 하나둘 문을 열더니 목욕과 마사지 등과 결합한 스파가 선보였고, 지금은 서양처럼 물을 활용한 휴식 전반을 가리킨다.
스파 시설도 다양하게 분화했다. 이제는 목욕탕과 사우나, 찜질방, 마사지 숍 그리고 온천까지 스파 시설로 여긴다.
스파가 대중화된 건 10여년 전 ‘힐링’ 키워드가 부각하면서다. 주로 위생을 위한 샤워와 목욕에 마음의 위로와 질병 치유, 건강 증진 등의 목적이 깃들었다. ‘힐링 열풍’이 잠잠해진 후에도 스파의 인기만큼은 식지 않았다.
물은 단순히 ‘씻는 용도’에서 나아가 심신을 정결히 하고 스트레스를 완화하는 수단으로 거듭났다. 규칙적이고 체계적인 스파는 노화를 늦추고 건강을 도모하는 기술로 자리매김했다.
그러다 보니 자연스레 가장 안락한 공간인 집에서 스파를 즐기는, 홈 스파도 유행했다. 아로마 오일과 향초, 마사지 도구 등 용도별•취향별 제품도 쉽게 접할 수 있게 됐다.
물을 다채롭게 즐기는 문화가 자리 잡은 덕분에, 외출이 자유롭지 않은 요즘 같은 시기에도 충분히 만족스러운 스파를 집에서 즐길 수 있게 된 것이다.
사실 스파는 동서양을 막론하고 오랜 세월 검증된 심신 치유법이다. 스파를 하면 피로와 스트레스, 각질과 근육 등 일상에서 굳었던 그 무엇이든 부드러워진다.
따듯한 물은 혈관을 확장해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해주고, 좋은 향기는 심리적 안정감을 준다.
물을 애용한 건 어제오늘만의 일은 아니다. 문명과 스파의 역사는 시작부터 거의 나란히 이어져왔다. 스파에 치유 효과가 있다는 건 거의 정설로 여겨진다.
올바른 방법으로 꾸준히 스파를 했을 때, 갱년기 장애를 비롯해 노화로 인한 각종 질환에 유의미한 효과가 있음이 여러 연구 결과 밝혀졌다. 기원전 4세기경 ‘의학의 아버지’ 히포크라테스가 환자에게 목욕 처방을 내렸을 만큼 스파는 역사가 깊다.
독일에서는 냉온욕 등을 이용한 온천욕으로 폐결핵을 완치한 사례가 있고, 프랑스에서는 지금도 해수를 이용해 관절염과 류머티즘을 치료한다. 해수와 온천수 특유의 유익한 성분 덕분이기도 하지만, 물 자체의 치유 효과 역시 상당 부분을 차지한다.
건강을 꾸준히 유지하게 하는 올바른 입욕법
스파를 즐기며 탄력 있는 피부, 젊음과 건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자신에게 맞는 수온과 입욕 시간을 지켜야 한다. 스파를 할 때는 과욕을 버려야 한다.
적당히 올바르게 하면 촉촉하고 매끄러운 피부를 유지할 수 있지만, 과도하면 피부를 빠르게 노화시킬 수 있다.
고온욕과 고온 사우나가 대표적이다. 뜨거운 물에 피부가 오래 노출되면 모공이 크게 열리고, 스스로 느끼는 것 이상으로 땀이 많이 배출된다.
더 나아가 때밀이 등으로 피부를 지속적으로 강하게 자극하면, 심할 때는 건조증과 홍조증까지 유발할 수 있다. 반신욕이든 전신욕이든 고온일수록 입욕 시간을 짧게 잡는다.
40℃ 내외의 물에서 20분을 넘기지 않고, 몸이 따듯해진 후에는 미지근한 물이나 찬물로 헹군다. 갱년기 이후 연령대라면 무엇보다 장시간 입욕하지 않도록 주의한다. 탈수를 비롯해 멍한 증상, 대사항진 등 부작용이 따를 수 있다.
스파를 즐긴 후 1시간 정도는 기립성 빈혈도 주의한다. 입욕 후에는 혈관이 확장돼 맥박이 증가하는데, 이 상태에서 갑자기 움직이면 어지럼증이 일어날 수 있다.
너무 배고플 때나 배가 부를 때 스파를 하면 소화 기관에 무리가 갈 수 있다. 적절한 식사로 허기를 달래고, 1시간가량 기다린 뒤 입욕한다.
부분 스파만으로도 피로를 푸는 데는 충분하다. 팔과 다리, 골반 등 신체 일부분을 따듯한 물에 담그는 것이다. 피부에 자극이 적은 36~40℃ 물에서 시작해 뜨거운 물을 추가하며 서서히 온도를 올리고, 최대 43℃를 넘기지 않는다.
20분 이내로 담갔다 뺀 뒤 20℃ 내외 찬물에 2분 정도 담가 식힌다. 몸의 일부분을 담그는 것만으로도 후끈 달아오르거나 땀이 나기도 한다.
그만큼 대사 작용이 활발히 일어난다는 의미다. 손을 담그는 상지욕은 관절염과 심혈관계 질환에, 발을 담그는 족욕은 열을 내릴 때와 신장병, 수종, 당뇨병에, 골반을 담그는 좌욕은 전립선염과 치질, 방광염, 월경불순 등에 효과가 있다. 만약 입욕 중 호흡 곤란이나 울렁거리는 증상이 나타나면 바로 멈추고 찬물로 식힌다.
홈 스파용 필수 아이템
홈 스파에는 기본적으로 욕조나 대야처럼 물 받을 도구가 필요하다.
요즘은 욕조를 빼고 샤워 부스만 놓는 경우가 많은데, 이동식 욕조부터 공기를 넣고 빼며 펼치고 접을 수 있는 풍선식 욕조, 실내에 설치할 수 있는 제트스파까지 쉽게 구할 수 있다. 원적외선을 방출하는 가정용 사우나도 조립식부터 빌트인 시공 제품까지 다양하게 출시돼 있다.
홈 스파에 입욕제와 아로마 오일은 거의 필수품으로 여겨진다. 입욕 못지않게 향기로 느끼는 이완 효과가 큰 이유다. 입욕하기 전 미리 향초와 아로마 오일 등을 발향시켜 향기를 퍼뜨리자. 라벤더나 페퍼민트 등 천연 아로마 오일을 물에 풀어 이용하는 방법도 있다.
향긋한 입욕제를 사용하면 아로마테라피와 피부 미용 효과를 한 번에 얻을 수 있다. 천연 소금 성분의 배스솔트는 각질을 제거해 피부를 매끄럽게 하는 효과가 있고, 오일 성분 입욕제는 피부를 촉촉하게 보호해준다. 형형색색 풍부한 거품을 내는 제품은 기분 전환에 좋다.
천연 재료를 이용하는 것도 좋다. 무청은 우리나라에서 예부터 목욕에 사용한 재료. 노폐물을 배출하고 비타민 충전 효과가 있다.
귤이나 레몬, 유자 껍질은 혈액순환을 촉진 하고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신경을 이완시킨다. 쑥과 생강은 성질이 따듯한 재료로 소화기 장애 해소, 염증 치유, 감기 예방 등의 효과가 있다.
스파 후 보습은 백 번 강조해도 부족함이 없다. 보디 오일과 크림 등을 꼼꼼히 발라 수분 장벽을 만들자. 보습력이 강한 성분으로는 시어버터와 히알루론산, 세라마이드가 꼽힌다.
시어버터는 시어나무 열매 에서 추출한 식물성 유지로 가려움증을 달래고 모발을 보호하며 자외선을 어느 정도 차단한다.
히알루론산은 체내 성분 중 하나로 피부가 노화할수록 줄어드는데, 히알루론산을 함유한 보습제로 보충할 수 있으며, 자외선에 의한 피부 손상에도 효과가 있다.
세라마이드는 노화 및 피부 질환을 예방하고 관리하는 데 좋다. 자신의 피부에 맞는 보습제를 선택하고, 바를 때는 물기를 닦은 직후 촉촉한 상태에서 도포한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2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