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 호텔신라
호텔신라는 29일 2020년 잠정 실적을 공시했다. 지난해 호텔신라의 연결기준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44.2% 감소한 3조1881억원에 그쳤다. 연간 영업손실과 당기순손실은 각각 1853억원, 2834억원에 달했다. 연간 영업손실을 기록한 건 분기 실적을 발표하기 시작한 2000년 이후 처음 있는 일이다.
코로나19의 여파로 지난해 면세(TR) 부문의 실적도 크게 나빠졌다. 면세 부문의 2020년 전체 매출액은 2조801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46.1% 감소했다. 영업손실도 1273억원에 달해 같은 기간 적자로 전환했다. 비행기 운항이 크게 줄어들면서 주 고객이었던 관광객이 급감한 영향으로 국내 시내점 및 공항점 매출이 전년동기 대비 각각 27%, 88% 감소하는 등 어려움을 겪었다.
지난해 상반기 면세 부문 영업손실은 964억원에 달했다. 하반기 들어서는 손실폭을 줄였지만 여전한 코로나 영향으로 309억원 영업손실을 봤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 상황이 악화함에 따라 면세점 실적도 나빠졌다"고 말했다.
이 가운데 호텔·레저사업부는 매출액 3863억원, 영업손실 579억원을 기록했다. 2019년 매출액과 영업이익은 각각 5705억원, 288억원이었다. 호텔 사업 역시 매출액이 32.2%나 줄어들고 대거 영업적자를 본 셈이다.
분기별로 보면 영업손실은 4분기가 가장 컸다. 지난해 분기별 영업손실은 1분기 178억원, 2분기 160억원, 3분기 56억원, 4분기 185억원을 기록했다.
호텔신라 관계자는 "코로나19로 인한 어려움이 지속되면서 연간으로도 사상 첫 손실을 기록했다"며 "지난해 4분기에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 영향으로 '호텔&레저부문' 적자폭이 한층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올해 호텔신라의 면세부문 실적은 2020년만큼 나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이지영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지난 19일 “호텔신라는 1분기 안에 인천공항에서 완전 철수하는 것을 검토하고 있다”며 “코로나19 상황이 크게 개선되지 않아도 면세점 손익은 의미 있게 회복될 전망이다”라고 분석을 내놨다.
실제 신라면세점은 내달 말께 인천공항 제 1터미널점 운영 종료를 앞두고 있다. 면적에 따라 다르지만 대기업 면세사업자의 인천공항 임대료는 300~800억원이다. 면세 사업 적자가 지속되는 가운데 면세점을 줄여 고정비를 아끼는 방법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
홍지인 기자 helen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