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GBC를 당초 105층 1개동에서 50~70층 2~3개동으로 변경하는 안을 검토 중이다.
GBC는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의 숙원 사업으로 불린다. 서울 강남 도심에 랜드마크 역할을 하는 571m 높이의 초고층 빌딩을 짓겠다는 계획이었다. 이는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를 능가하는 높이다.
그러나 미래차 사업을 중시하는 정의선닫기

정 회장은 GBC 자체 건립이 아닌 외부 투자 유치로 가닥을 잡았다. 정 회장은 2019년 5월 미국 칼라일그룹이 마련한 투자자와 대담 자리에서 "GBC는 특수목적법인(SPC)로 투자자들을 유치해 공동개발하고 수익은 핵심사업에 재투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최근까지도 외부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는 소식이 없다. 지난해 코로나19로 세계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마땅한 투자자를 구하기 힘들지 않겠느냐는 분석이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현대차그룹이 건물 높이를 낮춰 최대한 건설비 부담을 줄이는 방식으로 전략 선회를 검토하는 것으로 보인다.
105층 GBC 건립비용은 약 3조7000억원이 들 것으로 추산된다. 여기에 서울시에 내야 할 공공 기여금도 1조7000억원이 든다. 또 초고층 건물이 공군 레이더를 가린다는 논란에 현대차그룹이 직접 레이더를 구입하고 운영비용까지 치루기로 했다. 이 비용도 수천억원이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부지매입에만 10조5500억원을 들인 현대차그룹에겐 부담이 된다.
게다가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체제 이후 미래차 산업에 투자 여력을 '올인'하고 있다. 작년 8월 현대차그룹은 2조4000억원을 들여 완전자율주행 기술 개발사 앱티브와 설립한 합작사 '모셔널'을 출범시켰다. 같은해 12월 정 회장과 현대차그룹은 소프트뱅크로부터 로봇 개발 기업 '보스턴다이나믹스'를 1조원에 인수했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