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나스닥 상장은 쿠팡 창업 이후부터 계획해 왔다. 2013년 김범석닫기

쿠팡은 국내 이커머스 주요 기업으로 거론되지만 경쟁 기업이 워낙 많아 시장을 장악한 상태는 아니다. 매년 몸집을 불리지만 만성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대규모 적자 기업임에도 사세를 확장할 수 있는 건 든든한 재원이 있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근래 들어 쿠팡은 비전펀드 외 대규모 자금 조달 창구가 절실해졌다. 그간 쿠팡을 전폭적으로 지원해 온 소프트뱅크가 투자했던 기업들이 고전을 면치 못하면서 자금지원력이 약해져서다. 소프트뱅크는 지난해 결산 발표에서 분기 7조원의 적자를 내는 최악의 실적을 기록했다. 손 회장은 “앞으로 투자 대상 기업이 적자에 빠졌다고 해서 이를 구제하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최근 들어서는 상장 추진을 위한 밑 작업이 활발해 보인다. 지난 7일 블룸버그 통신은 쿠팡이 올해 2분기를 목표로 나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다. 또 지난해 8월에는 미국 뉴욕에서 나스닥 상장을 위한 로드쇼(설명회)를 진행한 것으로 알려졌다.
쿠팡은 최근 2년 사이 국내외 정·재계 거물급 인사를 잇따라 요직에 앉히면서 주목을 받았다. 나스닥 상장을 위한 밑작업이라는 해석이 지배적이었다. 2019년에는 미국 중앙은행(Fed) 차기 의장으로 거론됐던 케빈 워시를 이사회 멤버로 영입했고, 나이키와 월마트, 딜로이트 출신 재무 전문가 마이클 파커를 최고회계책임자(CAO)로 선임했다. 작년에는 강한승닫기

아울러 창업주 김범석 대표이사는 10년여 만에 대표이사직에서 물러나 올해부터 이사회 의장만 맡게 됐다. 기업 가치를 높이기 위한 사업 확장도 눈에 띈다. 작년 쿠팡의 주요 사업만 꼽아도 중국 현지에 쿠팡상해무역유한회사 설립, 택배사업자 면허 재취득 추진, 중고차 사업을 위한 상표권 ‘쿠릉’ 등록, OTT ‘쿠팡플레이’ 출시, 배달 애플리케이션 ‘쿠팡이츠’ 출범 등이다. 미 아마존과 유사한 행보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