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주가가 최근 숨 고르기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증권가에서는 여전히 목표주가를 상향 조정하고 있다.
특히 내년 반도체 업황 개선 기대에 힘입어 한해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전망이 처음으로 나오면서 증권사들은 잇따라 9만원대 주가를 제시하고 있다.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KB증권, 한화투자증권은 삼성전자 목표주가를 9만2000원으로 상향했다.
전문가들은 디램(DRAM) 평균판매단가(ASP) 가격 반등 시점이 당초 예상보다 빠른 내년 1분기가 될 것으로 점치고 있다. 또 이러한 흐름이 내년 삼성전자 반도체 부문의 뚜렷한 실적 개선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김동원닫기김동원광고보고 기사보기 KB증권 연구원은 “내년 DRAM 가격 반등은 1분기부터, 낸드(NAND) 가격 상승 전환은 3분기부터 시작될 것으로 추정한다”라며 “이는 내년 삼성전자 DRAM, NAND 설비투자가 당초 시장 우려와 달리 제한된 수준에서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김 연구원은 특히 “수요 측면에서 지난 2017년 이후 4년 만에 도래하는 서버 교체 수요증가가 서버 DRAM과 SSD 수요를 견인할 것”이라며 “화웨이 규제 이후 중국 모바일 업체의 재고축적 수요가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라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내년 1분기 DRAM ASP는 3.0% 상승하고, NAND ASP는 6.0% 하락에 그쳐 우호적인 가격이 나타날 것으로 판단한다”며 “이에 따라 삼성전자의 2021년 실적을 매출액 250조원, 영업이익 47.6조 원으로 상향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올해 4분기 실적 둔화는 이미 주가에 선반영됐다”라며 “메모리 가격 반등이 전사 실적 개선에 기여하고, 파운드리 사업 성장이 중장기적으로 평가가치(밸류에이션) 재평가를 가져다줄 것으로 판단한다”고 덧붙였다.
◇ 대신·DB 목표가 9만5000원 제시...내년 영업이익 50.8조원 전망도
어규진 DB금융투자 연구원은 “메모리 업황 반등은 이제 시작 단계에 진입했다”며 “내년에는 서버 중심의 메모리 수요 회복이 본격화되며 메모리 가격은 반등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어 연구원은 “삼성전자는 최근 메모리 업황 호조 기대감으로 주가 반등에 성공했지만, 메모리 가격 상승에 따른 동사의 실적 호조는 2022년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삼성전자의 내년 영업이익이 50조원을 넘어설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현대차증권은 최근 내년 삼성전자 영업이익 전망치를 50조8000억원으로 제시했다. 내년 영업이익 전망치로 50조원 이상을 제시한 곳은 현대차증권이 처음이다.
노근창 현대차증권 연구원은 “내년 2분기부터 서버 DRAM 가격이 분기 기준 두 자릿수의 상승률을 기록할 것으로 가정해 내년 예상 매출액과 영업이익 전망치 기존 대비 각각 0.8%, 4.4% 상향한 276조원과 50조8000억원으로 변경한다”고 말했다.
노 연구원은 이어 “최근 삼성전자 주가는 내년 실적 개선과 주주환원 정책 강화 기대감으로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라며 “이는 주가재평가 관점에서 이해하거나 2022년 이후의 실적에 대한 시장의 긍정적인 확신으로 풀이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한 “파운드리와 이미지 센서 분야에서 1등에 도전할 수 있는 환경이 무르익고 있다”며 “내년 영업이익이 2018년에 기록한 58조9000억원을 넘어서긴 어렵더라도 최근의 주가 급등은 내년 이후 실적에 대한 기대를 반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전일 기준 증권사 25곳이 제시한 삼성전자 평균 목표주가는 8만3488원이다. 그동안 7만원대 중반의 목표주가를 제시해온 증권사들은 8~9만원대로 상향한 것으로 풀이된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