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의회가 기존 예산안이 종료되는 이번 주말에 새로운 예산안과 함께 부양 법안도 타결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회는 예산안을 1주일 단기 연기하는 법안만 통과시킨다는 계획이다.
이는 미 부양법안 합의가 난항을 겪고 있다는 방증으로 시장은 이에 적지 않은 실망감을 드러냈다.
미치 매코널 미 공화당 상원 원내대표는 9일(현지시간) 민주당이 자신의 재정부양 제안에 찬물을 끼얹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에 지난밤 사이 미 주식시장은 급락하고 달러는 강세로 돌아섰다.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105.07포인트(0.35%) 낮아진 3만68.81에 장을 마쳤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지수는 29.43포인트(0.79%) 내린 3,672.82를 기록했다. 두 지수는 하루 만에 반락했다.
나스닥종합지수는 닷새 만에 반락, 1개월 만에 최대 낙폭을 기록하며 243.82포인트(1.94%) 하락한 1만2,338.95를 나타냈다.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08% 오른 91.04에 거래됐다. 달러인덱스는 뉴욕 주식시장이 백신 기대에 따라 초반 상승함에 따라 오전 한때 90.78까지 내리기도 했으나, 부양책 실망감에 주가가 반락하자 위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유로/달러는 0.20% 낮아진 1.2082달러, 파운드/달러는 0.33% 오른 1.3402달러를 기록했다.
역외시장에서 달러/위안 환율은 0.17% 높아진 6.5311위안에 거래됐다. 이날 앞서 서울외환시장 마감 무렵에는 6.5041위안을 나타냈다.
이처럼 지난밤 사이 글로벌 금융시장에서 주요 가격 변수들은 달러/원 상승에 우호적인 모습을 보였다.
특히 미 부양책 합의가 교착 상태에 빠지면서 이날 아시아 금융시장 전반도 리스크오프 분위기가 고조될 것으로 예상돼 달러/원의 상승모멘텀과 시장 참가자들의 롱심리 역시 되살아날 것으로 예상된다.
여기에 국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재확산도 부양책 실망감과 겹치며 달러/원의 상승을 부추길 것으로 보인다.
다만 미 제약사 화이자와 독일 바이오엔테크가 공동 개발한 코로나19 백신이 영국과 바레인에 이어 캐나다에서도 사용 승인을 받음에 따라 금융시장 내 백신 낙관론은 여전히 유효해 보인다.
A 은행의 한 딜러는 "미 부양책 합의가 진전을 이뤄내지 못한 데 따라 오늘 아시아 시장에서도 달러화 강세 흐름은 지속될 것으로 판단된다"면서 "아울러 국내 주식시장은 네 마녀의 날(쿼드러플 위칭데이)이라 불리우는 네 가지 파생상품이 만기일을 맞아 변동성이 커질 수 있어 달러/원 역시 비교적 큰 폭의 움직임을 보일 수 있다"고 진단했다.
B 은행의 한 딜러는 "오늘 달러/원 레인지는 1,082~1,088원 사이로 예상된다"면서 "달러 강세 속 브렉시트 합의 연기 소식은 주식시장 악재로 작용할 뿐 아니라 아시아시장에서 달러 강세를 더욱 부추기며 달러/원 상승을 자극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성규 기자 k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