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진우 연구원은 "기술적 지표로 본다면 현재는 과열권 진입을 눈앞에 두고 있다"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연구원은 "KOSPI 전체 구성종목 중 기술적 과열권에 진입한 종목이 전체의 15~20%를 넘어갈 경우 시장의 상승탄력이 둔화되는 경우가 많았다"면서 "현재는 14% 수준으로 단기 과열권에 근접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그는 다만 실적에 대한 기대치가 지금과 같이 높아진다면 조정의 폭은 깊지 않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지금은 종목 베팅보다는 시장 베팅이 현실적인 대응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 주가지수, 역사적 고점 돌파 저항 없었던 이유는
이 연구원은 "KOSPI가 2700선으로 올라섰지만 환호성보다는 당황스럽다는 투자자 분들이 많은 듯하다"고 밝혔다.
그 이유로 지수 상승 속도가 일반적인 흐름과는 다르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지난 11월 전세계 주식시장(MSCI 기준)은 평균 12.2% 상승했고, 한국(KOSPI 기준)은 14.3% 급등했다. 1년 성과가 아닌 한 달만에 전세계 주가가 급등한 것이다.
이 연구원은 "통상적으로 이러한 급등세는 시장 급락 이후 복원과정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면서 "지수 복원이 충분히 전개된 이후 나타난 급등세"라고 지적했다.
그는 "전고점에 대한 ‘저항’도 없었다"고 밝혔다.
11월 초 KOSPI는 2300선 이하에서 머물다 2700선까지 단숨에 사상 최고치(고점기준 2018년 1월 29일 2,607pt)를 넘어섰다.
이 연구원은 "글로벌 주식시장이 동반 반등세를 시작한 결정적인 계기는 ‘미국 대선’ 이후였다"면서 "그런데 결과는 당초 시장이 최악의 시나리오로 간주했던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대통령: 바이든, 상원: 공화당, 하원: 민주당' 구도가 형성됐음에도 시장이 강한 상승을 보였던 이유를 따져봐야 한다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미국 대선 결과는 분명 투자자들이 원하는 답안지는 아니었을 것"이라며 "본질은 미국 대선이 ‘추세 변수’가 아니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라고 밝혔다.
주식시장은 ‘대선’에 따른 불확실성 그 자체를 걱정했을 가능성이 높고, 결과만 놓고 보면 대선 이벤트의 종료를 불확실성의 종료로 해석했을 것으로 추론했다. 대선 이전부터 시장의 에너지는 매우 강했다는 뜻이이라고 밝혔다.
두 번째 퍼즐은 ‘기업 실적’이라고 밝혔다.
이 연구원은 "11월 중 가장 크게 달라진 것 중 하나가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라며 "지난 5월 이후부터 기업실적 전망의 개선이 조금씩 시작됐고, 최근에는 실적 전망의 상향이 빨라지고 있다"고 밝혔다.
백신 기대도 한몫을 하고 있지만 기업 실적에 대한 가시성이 높아지고 있는 점이 외국인 복귀 등 주식시장 상승의 직접적인 이유라고 분석했다.
이번 주가 급등의 본질이 ‘기업실적’이라는 것이다. 전고점 돌파에 대한 저항이 적었던 이유도 '실적'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했다.
이 연구원은 "2017년 하반기 KOSPI가 정체됐던 이유는 기업실적 전망이 정체됐고, 2018년 하반기 미·중 무역 분쟁이 격화되면서 기업이익 전망이 크게 위축된 점에 있었다"면서 "하지만 지금은 정반대"라고 밝혔다.
그는 "기업실적 전망 개선세는 이제 시작됐다"면서 "같은 KOSPI 2600선이었지만 고점에 대한 저항이 크게 느껴지지 않았던 이유가 아닐까 한다"고 덧붙였다.
자료: 메리츠증권
이미지 확대보기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