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EB 기본장착 차량의 레이더센서 및 장착부품 교환 현황. / 사진 = 보험개발원
12일 보험개발원은 대부분 차량 앞범퍼 내측에 장착돼 있는 AEB 레이더센서를 앞유리 상단으로 옮길 경우 지난해 장착률 기준으로 연간 약 106억원의 수리비를 절감할 수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AEB는 전방의 차량, 보행자 등을 레이더센서로 인지해 자동으로 제동함으로써 사고를 예방하는 시스템이다.
지난해 기준 AEB 기본 장착률은 국산 3.4%, 수입 16.1%로 지속 상승하는 추세다. 보험개발원 측은 "AEB 장착률 증가와 함께 절감액도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며, 지난해 보험가입차량의 AEB 장착률을 50%로 가정 시 절감액은 약 699억에 이른다"며 "국내 최대 자동차제작사가 2018년 출시차량부터 AEB를 기본으로 장착하고 있어, 장착률은 지속적으로 증가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보험개발원에 따르면 현재 대부분의 레이더센서가 부착되어 있는 앞범퍼 레일은 앞유리에 비해 교환 건수가 약 79배~88배 많다. 레이더센서를 손상(교환) 위험이 낮은 앞유리 상단으로 옮기면, 수리비용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AEB 레이더센서 장착위치는 앞범퍼 내측에서 앞유리 상단으로 옮겨도 AEB의 사고방지 성능은 저하되지 않으나, 국산차량은 모두 앞범퍼 내측에 장착돼 있다. 실제 수입차 A 제작사의 차량의 경우 레이더센서 장착위치를 앞범퍼 내측에서 앞유리 상단으로 변경해도 사고율은 큰 영향을 받지 않았다.
A 제작사는 앞범퍼 내측에 장착돼 있던 AEB 레이더센서를 2017년 이후 출시 차량부터 앞유리 상단에 장착했다. 레이더센서가 앞유리에 장착된 차량은 앞범퍼 내측에 장착된 차량 대비 자차담보 사고율은 0.5%p(14.5%→14.0%), 대물담보 사고율은 0.3%p(9.9%→9.6%)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보험개발원은 레이더센서가 앞유리 상단에 장착된 수입차 A와 앞범퍼 내측에 장착된 수입차 B, 그리고 국산차 C의 사고방지성능을 평가했다. 10~60km/h까지 10Km/h씩 증가해 △차대 차 △차대 성인보행자 △차대 어린이보행자 등 회피시험을 실시하고 충돌이 발생한 경우 시험자동차의 속도를 5Km/h 낮춰 시험했다.
평가 결과 AEB 레이더센서가 앞유리에 장착된 차량의 사고방지 성능은 앞범퍼 내측에 장착된 차량과 유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앞유리 상단에 장착된 A차량은 60km/h까지 차량충돌을 방지해, 앞범퍼 내측에 장착된 C차량과 성능이 동일한 반면 B차량(45km/h까지 방지)에 비해서는 우수한 것으로 나타났다. A차량은 성인보행자는 45km/h까지, 어린이보행자는 10~15km/h에서 충돌을 방지했다. C차량은 성인 40km/h 및 어린이 25km/h까지, B차량은 성인 20km/h까지 충돌을 방지했다.
강호 보험개발원 원장은 "고가의 안전장치 장착은 사고방지에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되나, 사고 시 수리비용 증가의 원인도 될 수 있다"며 "사고방지 성능은 유지하되 수리비도 최소화할 수 있는 연구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유정화 기자 uhwa@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