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영 회장(83세·現 KAIST 발전재단 이사장, 광원산업 회장)은 지난 7월 23일 KAIST 대전 본원 학술문화관(E9)에서 676억원 상당의 부동산 출연을 약정했다. ‘이수영 과학교육재단’을 설립하고 KAIST의 노벨상 연구 후원을 약속한 것이다. 이로써 이 회장은 지난 두 차례 기부를 포함해 총 766억원으로 KAIST 역대 최고 기부액을 기록했다.
사람이 곧 경쟁력… 기부 통해 더 많은 인재 발굴 바라
2012년 첫 기부를 시작으로 KAIST 발전재단 이사장으로 재임 중인 이수영 회장은 “KAIST는 우리나라 발전은 물론 인류와 사회에 공헌할 수 있는 최고의 대학이라는 믿음을 갖게 됐다”고 이번 기부에 대한 배경을 밝혔다.
이어 “우리나라 대표기업인 삼성전자의 경우 반도체 석·박사 연구인력의 25%가 KAIST 출신”이라며 “2019년 314조원의 매출로 국내 GDP의 16.4%를 차지할 정도로 국가 경제 성장에 가장 크게 이바지하고 있는 삼성전자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시킬 수 있었던 것은 세계적인 과학기술 인재를 양성하고 있는 KAIST 덕분”이라고 말했다.
이수영 회장은 “세상만사는 사람으로 시작해서 사람으로 끝나기 때문에 KAIST는 사명감을 가지고 대한민국을 이끌어 나갈 영재를 키워야 한다”고 강조하며, 탁월한 성취를 이뤄내 대한민국의 이름을 세계에 드높이는 일에 이 기부가 뜻 깊게 활용되길 바랐다.
이 회장은 경기여고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한 재원으로, 언론인 출신의 사업가이다. 기자에서 목축사업과 모래판매업에 이어 부동산사업으로 부를 모았다.
1963년 <서울신문>에 입사해 기자 생활을 시작한 그녀는 <한국경제신문>과 <서울경제신문> 등에서 언론인으로 현장을 누볐다.
이후 1971년 광원목장을 설립해 축산업을 시작했고, 1988년 부동산 전문기업인 광원산업을 창업해 현재까지 회장을 맡고 있다. 2012년 KAIST 명예박사를 받았으며, 2018년에는 국민훈장 목련장을 수훈했다.
미래를 위해 가진 것을 나누는 진정한 노블레스 오블리주
철강왕 앤드류 카네기는 65세가 되던 1900년 “부자인 채 죽는 것은 정말 부끄러운 일”이며 “인간의 일생은 전반부는 부를 획득하는 시기이고, 후반부는 부를 나누는 시기여야 한다”고 말했다.
이수영 회장도 미국의 앤드류 카네기처럼 인생의 후반부의 부를 과학 발전을 통한 인류의 기여를 위해 나눈 것이다.
노블레스 오블리주(Noblesse Oblige) 시대정신에 부응하는 이수영 회장의 통 큰 기부가 과학 기술인재 양성과 노벨상 수상이라 성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소중한 기금의 운용과 활용에는 모든 사회가 함께 주시하며 발전을 도모해야 할 것이다.
한편, KAIST에는 그간 이수영 이사장을 포함해 대한민국 1호 한의학박사인 故 류근철 박사(578억원), 정문술 前 미래산업 회장(515억원), 김병호 前 서전농업 회장(350억원), 故 김영한 여사(340억원) 등의 기부자들이 고액의 발전기금을 기탁했다.
또한, 지난 1월 대통령 직속 4차산업혁명위원회 1·2기 위원장을 지낸 장병규 크래프톤 이사회 의장도 모교인 KAIST에 100억원을 기부 한 바 있다.
※ 본 기사는 한국금융신문에서 발행하는 '재테크 전문 매거진<웰스매니지먼트 9월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이근영 기자 geunyungle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