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한금융투자는 전일 오후 임시이사회를 열고 라임자산운용 무역금융펀드 환매 중단과 관련해 금융감독원 금융분쟁조정위원회(분조위)의 투자원금 전액 배상 권고안을 수용한다고 밝혔다.
다만 분쟁조정결정에서 착오 취소를 인정한 것과 신한금융투자 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PBS) 본부와 관련해 인정한 일부 내용은 수용할 수 없다고 불복했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분쟁조정결정에서 착오 취소를 인정한 것에 대해 법리적으로 수용하기 어렵다”라며 “분쟁조정결정의 수락이 자본시장에 미칠 수 있는 부작용에 대해서도 우려를 갖고 있다”라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측은 조정결정서에서 인정한 기초 사실 중 ▲신한금융투자가 기준가를 임의로 조정했다는 부분 ▲라임자산운용과 펀드 환매 자금 마련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펀드 투자구조를 변경했다는 부분 ▲IIG(인터내셔널인베스트먼트그룹) 펀드의 부실과 BAF 펀드의 폐쇄형 전환에 대응하기 위해 투자구조를 변경했다는 부분 ▲2018년 11월 이후 판매한 무역금융펀드 자금이 기존 자펀드의 환매대금에 사용됐다는 부분 등도 인정하기 어렵다고 밝혔다.
금감원 분조위는 앞서 지난달 1일 라임 무역금융펀드를 판매한 은행, 증권사들에게 원금 전액을 투자자에게 돌려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판매사가 허위로 작성된 투자제안서 내용을 고객에게 그대로 설명해 착오를 불러일으킨 책임이 있다는 이유에서다.
금감원은 이와 더불어 라임자산운용에 총수익스와프(TRS) 거래를 맺고 있던 신한금융투자가 무역펀드 부실 사실을 사전에 알고도 라임자산운용 측과 공모해 이를 은폐하고, 지속해서 펀드를 판매했다는 조사 결과도 발표했다.
이번 결정은 금융투자상품 분쟁 조정 사상 처음으로 투자금 전액을 배상토록 한 결정이다. 다만 분조위 결정은 권고 사항이고 강제력이 없기 때문에 업계에서는 금융사들이 이를 수용할지 여부에 주목해왔다.
금감원은 당초 지난달 27일까지 수락 여부를 결정하도록 요구했다. 하지만 판매사들이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일제히 요청하면서 시한을 전일로 연기했다.
이날 또 다른 판매사인 우리은행과 하나은행, 미래에셋대우도 금감원의 조정안을 받아들이기로 결정했다. 라임 무역금융펀드 판매액 규모는 우리은행 650억원, 하나은행 364억원, 신한금융투자 425억원, 미래에셋대우 91억원 등이다.
신한금융투자 관계자는 “분쟁조정결정이 발표되기 이전인 지난 5월 19일 이미 고객들에 대해 선지급 보상안을 결의하고 이에 따라 보상금을 선지급했다”라며 “향후 분조위의 조정결과를 반영해 이미 지급된 보상금과의 차액을 정산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분쟁조정결정의 당사자인 고객과도 이러한 정산 약정을 체결했다”라며 “고객과의 약속을 이행하기 위해 부득이 분쟁조정결정을 수락하고 분쟁조정결정에 따라 고객과 정산할 방침을 알린다”라고 덧붙였다.
홍승빈 기자 hsbrobin@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