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가지 짧은 이야기! ⑭
소비자들이 똑똑해졌다. 요즘 소비자들은 인터넷이나 사회관계망서비스(누리 소통망)에서 여러 가지 정보를 종합적으로 활용하여 합리적인 소비를 한다. 이를 ‘스마트 컨슈머(smart consumer)’라고 부른다.
국립국어원은 ‘스마트’를 대부분 ‘지능형’이라고 옮겨놓았는데 이를 적용한다면 ‘스마트 컨슈머’는 ‘지능형 소비자’가 되어야 할 것이다. ‘똑똑한 소비자’라고 부르면 좋을 것 같다.
똑똑한 소비자들은 이제 ‘프로슈머(produce+consumer=prosumer)’가 되었다. 앨빈 토플러가 그의 저서 제3의 물결에서 제시한 것으로, 소비는 물론 제품 개발, 유통 과정에까지 직접 참여하는 ‘참여형 소비자’를 말한다.
기업들도 제품 개발에 소비자의 의견을 반영하여 시장에서 실패할 가능성을 줄어들게 한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다.
현명하고 똑똑한 소비자가 있는 반면에 갑질을 하는 소비자들도 있다. 이런 소비자를 일부에서 ‘블랙 컨슈머’라고 불러왔는데 ‘악성’을 뜻하는 ‘블랙’과 ‘소비자’를 뜻하는 ‘컨슈머’의 합성 신조어로, 구매한 상품의 하자를 문제 삼아 기업이나 점주 등을 상대로 과도한 피해보상금을 요구하거나 피해를 본 것처럼 거짓으로 꾸며 보상을 요구하는 소비자들을 말한다. 고의적, 상습적으로 악성 민원을 제기하는 자들이다.
문제는 ‘블랙 컨슈머’라는 말이 콩글리시인 데다 인종 차별적일 수 있다는 점에서 쓰지 말아야 한다는 점이다. 국립국어원은 ‘악덕소비자’라는 말을 권장하고 있지만 요즘 많이 쓰는 ‘진상고객’이나 ‘갑질소비자’로 쓰면 될 것 같다.
‘그린 슈머(greensumer)’라는 말도 있는데 동식물 먹을거리의 대량생산으로 음식물에 대한 염려가 커지면서 친환경 유기농 제품을 선호하는 소비자들을 일컫는 말인데 우리말로 ‘녹색소비자’라고 하면 된다. 지구온난화로 인한 환경 문제에 대한 관심이 높고 생활 속에서 환경보호를 실천하려는 의지가 강한 소비자들이다.
※ 한국금융신문은 국어문화원연합회와 '쉬운 우리말 쓰기' 운동을 함께 합니다.
황인석 경기대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