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G생활건강의 올 2분기 실적 전망치(컨센서스)는 매출액 1조7803억원, 영업이익 2739억원을 기록할 전망이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85%, 9.15% 감소한 수치다. 아모레퍼시픽은 실적 전망이 더 어둡다. 아모레퍼시픽의 올 2분기 매출액은 전년 동기 대비 19.81% 감소한 1조1172억원,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58.09% 줄어든 368억원으로 추정된다.
LG생활건강의 포트폴리오는 치약, 세제, 샴푸 등 생활용품(HPC·Home&Personal Care), 기초·색조화장품 등 뷰티, 청량음료를 생산하는 리프레쉬먼트(Refreshment)의 3개 사업 부문으로 나눠져 있다. 지난 1분기에는 코로나 영향이 반영돼 2019년 1분기 1조1396억원에 달했던 뷰티 부문 매출액은 1년 만에 6.4% 줄었고, 세전이익은 10.8%나 감소했다.
LG생활건강은 전체 매출액의 56.2%가 화장품 사업 부문에서 나오고 있어 화장품 매출 감소에 따른 영향이 크다. 다행히 HPC와 음료 사업에서 부진한 뷰티 실적을 만회하면서 총매출액은 오히려 2019년 1분기보다 늘어 선방할 수 있었다.
면세점들이 올 2분기에도 ‘개점휴업’을 이어갔지만, 온라인을 중심으로 중국 화장품 매출이 점점 회복되고 있다는 건 긍정적이다. 중국 내 상반기 최대 온라인 쇼핑 행사인 ‘618 쇼핑축제’에서 티몰(Tmall) 기준으로, 후, 숨, 오휘, 빌리프, VDL 등 LG생활건강의 5개 럭셔리 화장품 브랜드의 매출은 전년 대비 188% 신장하는 성과를 거뒀다.
아모레퍼시픽은 크게 화장품과 DB(Daily Beauty) 사업으로 나뉘지만 화장품 사업 부문 매출이 전체 매출액의 86%를 차지할 정도로 포트폴리오 내 사업 편중도가 높다. 아모레퍼시픽그룹 구조상 아모레퍼시픽의 부진한 실적은 그룹 전체 성적으로 작용다는 뜻이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 1분기 화장품 사업 부문의 연결 기준 매출액은 전 분기 대비 23.8% 줄어든 9788억원, 영업이익은 73% 감소된 459억원에 그쳤다.
‘창사 이래 최대 위기’를 겪고 있는 아모레퍼시픽은 자구책 마련에 집중하고 있다. 우선 코로나19에 따른 언택트 문화가 확산하는 추세에 발맞춰 온라인 시장을 공략하는 중이다. 인도의 뷰티 전문 유통사인 나이카(Nykaa) 온라인 채널을 통해 설화수 대표 제품을 선보여 본격적인 인도 시장 진출에 나선 것이 대표 사례다. 마진이 남기 어려운 국외 오프라인 점포들과 편집숍 ‘아리따움’은 순차적으로 정리하고 있다. 아모레퍼시픽은 올해 15개의 아리따움 직영점을 폐쇄하고 10개만 남길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장기적으로는 면세 채널의 정상화가 완연한 실적 회복으로 연결될 것이라는 의견이 나온다. 온라인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두 회사 모두 면세점 채널이 주요 매출 발생처였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온라인을 강화하고는 있지만 프레스티지 브랜드들의 면세 판매가 절대적”이라며 “면세점 채널 회복이 이뤄지면 실적도 덩달아 좋아질 것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