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선 현대차그룹 수석부회장.
이미지 확대보기문재인 대통령은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 극복과 산업 패러다임 전환에 대비한 '한국판 뉴딜'을 추진하겠다고 14일 발표했다.
2025년까지 총 160조원(국비 114조원)이 투입되는 이번 사업은 크게 디지털뉴딜, 그린뉴딜, 안전망 강화 등 3개 분야에서 28개 프로젝트로 전개된다.
그린뉴딜의 세부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인 전기차·수소차 등 '친환경 미래 모빌리티'에는 20조3000억원(국비 13조1000억원)을 쏟아붓는다.
이날 그린뉴딜 기업대표 자격으로 발표에 나선 정 부회장은 현대차그룹 비전을 ▲전기차 ▲수소차 ▲도심항공모빌리티(UAM) 등 크게 3가지로 나눠 소개했다.
특히 수소차는 세계적으로도 현대차그룹이 개발에 앞장서는 분야다. 정 부회장도 "연료전지 시스템은 '수소전기차 심장'"이라며 "미래 친환경 에너지 솔루션이며 미래 핵심 산업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수소차는 '완전 무공해' 친환경 차량으로 각광받고 있지만 생산원가가 비싸다는 치명적인 단점이 있다. 정 부회장은 기술개발과 함께 연료전지 시스템 적용 분야를 넓혀 규모의 경제를 갖춰 원가 경쟁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배터리를 따로 공급받는 전기차의 경우 삼성·SK·LG 등 국내 대기업과 활발한 협력이 기대된다. 정 부회장은 최근 이재용닫기이재용기사 모아보기 삼성전자 부회장, 구광모닫기구광모기사 모아보기 LG 회장, 최태원닫기최태원기사 모아보기 SK 회장과 잇따라 회동해 배터리 신기술과 관련해 논의했다. 정 부회장이 따로 언급하지는 않았지만 현대차는 전기차 공장을 위한 첨단 공정 기술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현대차 수소전기차 중형SUV 넥쏘.
이미지 확대보기문 대통령과 정 부회장이 동시에 친환경 모빌리티에 드라이브를 거는 이유는 세계 경제 동향과 관련 있다.
각국 정부와 자동차 제조사들은 친환경차를 중심으로 한 저탄소 사회로 진입을 '언젠가 가야 할 길'이라는 인식을 공유하면서도 저마다 상황에 따라 속도를 조절했다.
코로나19로 상황은 급변했다. 유럽·미국 등 주요 자동차 시장에서 생산·판매 활동이 사실상 마비됐다. 이같은 상황 속에서도 전기차를 중심으로 한 친환경 판매는 수직 상승하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완성차 수출은 전년동기대비 33% 줄었다. 전기차(BEV) 수출만 따지면 같은기간 82% 늘었다. 현대차는 "코나 일렉트릭은 없어서 못 팔고 있다"고 했다.
각국 정부들도 친환경 에너지 육성을 통해 침체된 경기를 부양하고 장기적으로는 미래 산업 주도권을 잡기 위해 움직이기 시작했다.
유럽연합은 지난주 2030년까지 수소경제 규모를 현재 약 70배까지 키우겠다는 중장기 전략 '그린딜'을 발표했다. 중국도 이달 폐지가 예정됐던 신에너지차(NEV) 구매 보조금 혜택을 2022년까지로 2년 연장했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기후위기는 절박한 현실이지만 우리가 뒤쳐진 분야였다"면서 "그린뉴딜로 기후 위기 연대라는 새로운 세계질서를 주도하겠다"고 말했다.
정 부회장은 "미래 친환경 사업은 현대차그룹 생존에도 국가를 위해서도 매우 중요하기에 반드시 잘 해내겠다"고 밝혔다.
곽호룡 기자 horr@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