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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투자’가 뜬다…국내 금융사도 ESG 시장 ‘주목’

한아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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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7-13 18:00 최종수정 : 2020-07-13 21:16

국내 ESG펀드 규모 2년 전 대비 266% 증가
최근 바이오·헬스 관련 ESG 투자 주목받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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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투자’가 뜬다…국내 금융사도 ESG 시장 ‘주목’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사태를 계기로 ‘환경·사회·지배구조’(ESG) 관련 투자와 채권발행이 활발해지고 있다.

국내외 연기금뿐만 아니라 금융회사들도 ESG 관련 투자에 뛰어드는 중이다. 코로나19 사태 발(發) 위기가 전방위로 확산하면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진 데 따른 흐름이다.

ESG란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사회(Social)·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ESG 투자는 기업의 재무적 요소 외에 환경보호, 사회적 책임, 적정한 지배구조 등 비재무적인 요소를 함께 고려해 장기적 관점에서 리스크 축소와 지속 가능한 수익 창출을 목표로 한다.

지난달 17일 금융투자협회가 발간한 ‘최근 글로벌 ESG 투자 및 정책 동향’에 따르면 국내에서 설정된 ESG 펀드의 순자산 규모는 올해 2월 기준 3869억원으로 2년 전(1451억원)에 비해 무려 266.6%나 증가했다.

그러나 글로벌 ESG 펀드 규모와 비교하면 국내 시장은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글로벌 ESG 펀드 규모는 지난해 말 기준 9000억 달러(약 1087조원)로 집계됐다. 블랙록은 ESG 펀드 시장이 오는 2028년까지 20조달러(2경4266조원) 이상으로 확대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글로벌 ESG 상장지수펀드(ETF) 수는 2015년 60개에서 지난해 270개로 4배 넘게 늘었다.

반면 국내의 경우 ESG 리테일 펀드의 규모는 미미하다. 현재 ESG 펀드 97% 이상이 일반 공모가 아닌 연기금·공제회를 통해 투자되고 있다.

다만 최근 코로나19 사태를 겪으면서 이 같은 상황에도 변화의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되기 시작한 지난 2월 이후 3개월간 국내 ESG 펀드에는 153억원이 순유입됐다. 같은 기간 주식형 펀드에서 1조4000억원, 채권형 펀드에서 3조1000억원이 빠져나간 것과 대조적이다.

기존 ESG 투자가 사회적 책임과 기업 지배구조와 관련된 측면이 강조됐다면 최근에는 환경에 초점이 맞춰지면서 바이오와 헬스 관련 ESG 투자가 주목받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하락장에서 코스피지수나 주식형펀드에 비해 수익률도 상대적으로 선방했다. 국내 ESG 펀드(ETF 포함)의 지난 3~5월 수익률은 –9.41%로 코스피(-12.94%)와 주식형 펀드(–12.23%) 수익률을 앞섰다.

국내 주요 ESG 펀드의 성과를 살펴보면 미래에셋타이거 MSCI 코리아 ESG 리더스 펀드가 최근 3개월 8.10%의 수익률을 기록해 가장 높았다(지난달 8일 기준).

이어 브이아이 포커스 ESG 리더스 150 펀드(6.8%), 삼성 코덱스 MSCI ESG 유니버설 펀드(6.60%), 한화 아리랑 ESG 우수기업 펀드(5.3%), 미래에셋 타이거 MSCI 코리아 ESG 유니버설 펀드(5.20%), KB 스타 ESG 사회책임투자펀드(5.19%) 등이 5%를 웃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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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민연금 주도로 KIC·KB·신한금융·SK증권도 뛰어들어

국내에서는 국민연금이 2018년 7월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을 발표하면서 ESG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 이 외에 한국투자공사(KIC), KB금융, 신한금융, SK증권 등이 ESG 투자를 확대해나가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투자운용본부 내 전통자산 및 대체자산 각 부서의 실무자들로 구성된 지속가능 실무그룹을 조직해 운영하고 있다. 지속가능 실무그룹은 투자운용본부장(CIO)의 감독 하에 ESG 특별기업 선정 및 해당 기업에 대한 투자 비중 관리, 그린·소셜 프로젝트 투자 발굴 및 검토, 중요 ESG 고려사항 논의 등의 업무를 수행하고 있다.

한국투자공사는 지난해 10월 책임투자를 수행하기 위해 책임투자 업무지침을 제정하고 3억달러(3500억원) 규모의 ESG 전략펀드를 운용하기 시작했다.

기업의 ESG 등급에 부정적 변화가 생기면 내부에 공표해 투자 정보를 공유하는 ‘ESG 경보(Alert) 프로세스’를 구축했고 ESG 모델 포트폴리오를 개발해 투자 전 영역에서 참고할 수 있는 ESG 지표로 활용할 계획이다.

또 내년 전면 도입을 목표로 하는 차세대 투자시스템에 ESG 등급, 스튜어드십 활동 등의 정보를 모니터링할 수 있는 ESG 기능을 도입하기로 했다. 국내 공공 투자기관에게 책임투자에 대한 세계 트렌드와 우수 사례를 공유하는 ‘ESG 데이’도 정례화한다.

KB금융지주는 지난 3월 이사회 내에 ESG 위원회를 신설해 기업대출과 투자 심사 반영 시 ESG 요소를 고려하도록 했다.

KB증권의 경우 금융주선, 자문 등 신재생 에너지 분야 딜과 SK에너지(5000억원), GS칼텍스(1300억원) 등 녹색 채권발행 대표 주관을 맡으며 투자은행(IB) 부문에서 ESG 사업을 강화하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지난 4월 코로나19 피해기업 지원 등을 목적으로 하는 4000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과 5억달러(6077억원) 규모의 지속가능채권을 발행했다.

KB국민카드는 지난달 중소가맹점 지원을 위해 1000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신한은행은 지난 3월 코로나19 피해 지원을 목표로 지난 3월 5000만달러(608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신한카드도 같은 목적으로 5월 1000억원 규모의 사회적채권을 발행했다.

KDB산업은행은 지난 5월 국내 주요 기관투자가를 대상으로 사회적채권을 1조원 규모로 발행했다.

SK증권은 지난 2018년 5월 산업은행이 발행한 3000억원 규모의 그린본드를 인수했고 같은해 10월 한국남부발전의 1000억원 규모 그린본드 발행을 주관했다. 한국중부발전 및 에코아이와 함께 국내 금융기관 최초로 해외 탄소배출권 사업에도 진출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달 사회적 책임투자를 위한 자금 조달을 목적으로 발행된 ESG 채권에 투자하는 ‘미래에셋지속가능ESG채권펀드’를 출시했다.

이 펀드는 신용등급 AA-이상 국내 상장사 중 한국기업지배구조원(KCGS)의 ESG 관련 평가 등급이 B+이상인 기업 채권과 ESG목적발행채권을 투자대상으로 삼는다. 섹터별 크레딧 리스크, 기업별 펀더멘털 등을 점검해 최종 ESG 채권 포트폴리오를 구성한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04년 설정한 국내 주식형 ‘미래에셋좋은기업ESG펀드’를 시작으로 해외 주식혼합형 ‘미래에셋글로벌혁신기업ESG펀드’, 국내 주식 ETF ‘TIGER MSCI KOREA ESG 시리즈’ 등을 운용하며 ESG 관련 트렉 레코드를 쌓고 있다.

금투협 관계자는 “국내 금융회사도 포스트 코로나19 시대의 대응전략으로 ESG 관련 다양한 금융상품을 개발 및 출시해야 한다”며 “사내 전문인력 양성 및 외부 전문기관 협력 등을 통해 ESG 관련 환경 변화에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리스크 관리체계를 구축하고 투자자 유입을 위해 투자대상 기업의 ESG 수준에 관한 정보 제공 확대, 객관적인 분류기준 마련, 다양한 투자 포트폴리오를 개발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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