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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현 KB증권 사장, ESG 채권 시장서 ‘눈에 띄네’

한아란 기자

aran@

기사입력 : 2020-06-15 00:00

전문인력·KB금융 협업 기반 신재생에너지 딜 선점
SK에너지·GS칼텍스 그린본드 등 ESG채권 주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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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성현 KB증권 사장

▲사진: 김성현 KB증권 사장

[한국금융신문 한아란 기자] 김성현닫기김성현기사 모아보기 KB증권 사장이 ESG(환경·사회책임·기업지배구조) 관련 투자은행(IB) 시장 선점에 나섰다.

최근 새만금 태양광해상풍력발전 프로젝트파이낸싱(PF) 자문에 이어 새만금 육상태양광3구역발전사업에도 뛰어들었다. 경쟁력을 높여왔던 ESG 채권 발행주관뿐만 아니라 신재생에너지 관련 분야에서도 트랙 레코드를 쌓고 있는 모습이다.

KB증권은 신재생에너지 분야 전문인력을 충원하고 KB국민은행 등 계열사와의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적극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앞으로는 ESG채권 시장 활성화가 가속될 것으로 보고 기업별 여건과 수요를 파악해 선제적인 영업을 이어나간다는 방침이다.

◇ 새만금 태양광발전사업 등 신재생에너지 딜 연달아 맡아

14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KB스프랏신재생1호사모펀드(PEF)는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발전사업에 재무적투자자(FI)로 참여할 예정이다.

KB스프랏신재생1호는 지난해 초 KB증권 프라이빗에쿼티(PE)팀과 캐나다 자원 전문 운용사 스프랏(Sprott)이 국내 태양광발전소·에너지저장장치(ESS) 등에 투자하기 위해 결성한 블라인드 펀드다.

KB증권과 스프랏 외에도 SK TNS, KB국민은행, KT, 한미글로벌 등이 출자해 총 650억원 규모로 조성됐다.

KB증권은 KB국민은행과 함께 해당 발전사업에 대한 사업자문과 금융자문 역할도 담당한다. 앞서 새만금개발공사는 지난달 25일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발전사업 우선협상대상자로 새만금세빛발전소컨소시엄(이하 새만금컨소시엄)을 선정했다.

새만금컨소시엄은 대표사로 참여한 중부발전을 비롯해 호반건설, 현대건설, 전북지역 4개 기업, 국민은행, KB증권, 에너지인프라자산운용, 삼일회계법인, 드림엔지니어링 등으로 구성된다.

새만금 육상태양광 3구역 발전사업은 전북 군산시 오식도동 새만금 산업연구용지 동쪽 일대에 국내 최대 규모인 99㎿(메가와트) 태양광발전 시설을 만드는 프로젝트다.

내년 12월까지 준공 목표이며 2041년 12월까지 20년간 발전사업을 운영할 예정이다. 새만금개발공사는 사업 실시협약 체결을 위해 새만금컨소시엄과 본협상을 진행하고 있다. 본협상을 마치는 대로 실시협약을 체결한 뒤 이달 중 인허가에 착수할 예정이다.

KB증권은 지난 1월 3600억 규모의 새만금 해상풍력발전 PF 딜을 수주해 진행 중이다. KB국민은행이 PF대출을 진행하고 KB증권이 국민은행과 공동자문을 담당한다.

앞서 KB증권은 인천 연료전지 발전 PF, 솔라시도 태양광발전 PF 금융주선, 서부발전 해나눔 태양광 발전사업 금융주선 등 다수의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특히 솔라시도 태양광발전은 사업 규모가 4000억원에 이르는 ‘빅딜’이다. KB국민은행과 협업하에 금융주선 및 금융구조화에 참여했으며 성공적인 사업비 조달로 대형 신재생에너지 사업 트랙 레코드를 구축했다.

KB증권은 신재생에너지, 그린·소셜본드 발행주관 등 ESG 관련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이를 위해 일찌감치 신재생에너지 펀드운용 전문인력 2명, 인프라·에너지 프로젝트금융 전문인력 2명 등 관련 분야 전문인력을 충원했다.

이와 더불어 KB국민은행 등 계열사와의 긴밀한 협업체계를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사업 수주를 이어가고 있다.

그동안 대형 인프라금융 딜을 성공적으로 수행한 금융 노하우와 그룹 차원에서 꾸준히 추진해온 신재생에너지 사업에 대한 투자가 결실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 국내 ESG채권 발행액 49% 조달 성공…DCM 저력

KB증권은 전통적인 핵심 사업영역인 채권자본시장(DCM) 부문에서도 ESG 영업에 적극 나서고 있다.

국내에서 발행되고 있는 ESG채권은 △기후변화·재생에너지 등 친환경 프로젝트 및 인프라 사업 자금조달을 위한 그린본드 △중소기업 지원·일자리 창출 등 사회문제 해결을 위한 소셜본드 △그린본드와 소셜본드의 목적이 결합된 지속가능채권(Sustainability Bond) 등 크게 세 가지로 분류할 수 있다.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원화 표시 ESG채권 발행액은 약 3조9000억원(원화채권 기준, MBS 등 제외)으로, KB증권은 이 가운데 약 49%를 주관하며 ESG채권 발행시장에서 저력을 드러냈다.

특히 KB증권은 비금융 기업 최초로 3000억원 규모의 한국수력원자력 소셜본드 발행을 주관했으며 제조업 최초로 발행된 SK에너지의 그린본드(5000억원) 대표주관과 GS칼텍스 그린본드 (1300억원) 대표 주관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SK에너지와 GS칼텍스 그린본드의 경우 국내 원화 표시 ESG채권시장이 공기업이나 발전자회사, 금융기관의 발행이 주를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제조업 최초의 그린본드 발행이라는 점에서 시장의 눈길을 끌었다.

이같은 성과는 ESG에 대한 선제적 시장분석으로 기업별 니즈를 면밀하게 분석해 제안 영업을 실행한 결과다.

KB증권은 국제해사기구의 선박연료유의 황함량 강화 규제(IMO 2020)에 대비하기 위해 정유회사들이 설비투자를 진행해야 한다는 점에 착안해 SK에너지와 GS칼텍스에 그린본드 발행을 제안했고 평균 5배를 상회하는 수요를 이끌어냈다.

KB증권 관계자는 “발행기업의 니즈를 면밀하게 검토한 결과 ESG채권 발행을 선제적으로 제안할 수 있었다”며 “그간 ESG채권 대부분은 공기업 및 금융회사의 ESG사업에 대한 금융지원 목적이 대부분이었으나 KB증권은 공공기관과 제조업 등을 아우르는 발행주관 실적을 내며 ESG 채권시장 확대에도 기여하고 있다”고 말했다.

◇ 기업·투자자 수요에 부합한 상품 제공…“ESG채권시장 선도 계획”

국내 ESG채권 발행시장은 2018년 9000억원(4건)에서 2019년 3조1000억원(14건)으로 성장했으나 작년 중 발행된 전체 채권(국채, 지방채 제외)과 비교하면 ESG채권은 약 1% 수준에 불과한 상황이다. 국내시장에서는 ESG채권의 발행 및 투자 유인이 부족한 점이 한계로 지적된다.

하지만 ESG채권 발행시장도 변화하기 시작했다. 한국거래소는 지난해 12월 사회책임투자채권 전용 세그먼트 운영지침을 제정해 오는 15일부터 시행한다.

이에 따라 발행정보 및 사후관리 등 투자자 접근이 용이하지 않았던 ESG채권의 정보 접근성이 높아지면서 ESG채권에 대한 투자자들의 관심도 커질 것으로 보인다.

국민연금을 필두로 한 ESG채권 시장의 활성화도 기대된다. 국내 최대 기관투자자인 국민연금은 국민연금기금 책임투자 활성화 방안 공청회에서 ESG 리서치기능의 기반을 마련한 이후인 2022년부터 국내채권에 적용할 계획을 밝힌 바 있다.

지난 1월에는 기금운용원칙에 ‘환경, 사회, 지배구조 등의 요소를 고려해 신의를 지켜 성실하게 운영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는 등 책임투자에 대한 의지를 내비쳤다.

KB증권 관계자는 “ESG채권이 지역사회 일자리 창출 등과 같은 사회공헌 활동뿐만 아니라 탄소 및 오염물질 배출 저감을 위한 설비투자, 노동기준 또는 작업환경의 안전성 제고 등을 위한 투자 등 광범위한 범위에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ESG채권을 발행할 수 있는 다양한 기업과 책임투자에 대해 니즈가 있는 투자자들을 파악해 ESG채권을 적극 제안하는 등 ESG채권 시장을 선도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아란 기자 aran@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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