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 사진= 신한금융지주
◇ 자경위서 그룹사로…리더십 평가는 유지
7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금융지주는 지난달 21일 이사회에서 지주 자회사경영관리위원회(이하 자경위) 경영진 인사권 범위를 자회사 대표이사로 한정하는 내용을 골자로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했다.
개정된 지배구조 내부규범에 따르면, 기존 자경위 업무 중 ‘자회사 부사장(보), 부행장(보) 후보의 인선기준 및 심의에 관한 사항’이 삭제됐다.
이로써 자경위는 자회사 대표이사에 한정해 자격요건 설정, 후보자 추천·검증·관리, 이사회 지원 등을 할 수 있게 됐다.
다만 2018년 개정된 ‘자회사 경영진의 리더십 평가에 관한 사항’은 자경위 업무로 유지해 임원 평가에 대한 지주사의 권한은 유지했다.
신한금융지주 측은 “그룹사 CEO의 책임경영을 강화하고 자율경영을 확대하는 취지로 자회사 이사회로 인사권을 넘긴 것”이라고 설명했다.
신한금융 자경위는 지주 이사회 내 위원회는 아니지만 그동안 막강한 권한을 가진 상시 위원회로 분류돼왔다.
자경위는 6인 이내 이사로 구성되는데 경영진 회장과 사외이사(전체 2분의 1 이상)가 주축이 된다. 이번 개정 전까지 지주에서 자회사 서열 2~3위까지 결정할 수 있는 구조였다고 할 수 있다.
신한금융은 조용병 회장 취임 이후 자회사 자율경영이 강조되면서 지주 자경위 인사권한 축소 기조를 표방해 왔다.
신한금융그룹 본점 / 사진= 신한금융지주
이어 같은해 12월 자경위가 갖고 있던 자회사 상무급 임원 인사 권한도 자회사로 넘겼고, 이번에 자회사 부사장(보), 부행장(보)까지 모든 임원 인사권을 이관하게 됐다.
그동안 신한금융이 16개 그룹사로 성장한 만큼 자회사 별 자율경영 필요성이 커졌다고 볼 수 있다.
현재 신한금융그룹 전체 사업라인은 은행(신한·제주), 카드, 금투, 생명(신한·오렌지), 캐피탈, 자산운용, 저축은행, 신탁, DS, 아이타스, 신용정보, 대체투자운용, 리츠운용, AI에 이른다.
금융당국이 지주에 권한이 지나치게 쏠리는 지배구조에 경계감을 표하며 지속적으로 자회사 독립 경영을 강조하고 있는 점도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이로써 금융 빅4 중에서는 KB금융과 하나금융에 이어 신한금융까지 모든 임원 인사 권한을 자회사로 이관했다.
자회사 임원 인사권을 행사하는 곳으로는 이제 우리금융이 있다. 연초 지배구조 내부규범을 개정한 우리은행은 부행장, 상무, 준법감시인, 주요업무 집행책임자 등을 둘 때 지주사와 사전합의를 거치도록 돼있다.
◇ ‘원신한’ 전진배치…기여도 성과평가
올 3월 연임으로 2기경영 체제에 돌입한 조용병 회장은 ‘원(ONE)신한 체계 강화’를 우선순위로 꼽고 있다.
‘원신한’은 그룹경영회의를 통해 확정한 2020년 그룹 경영계획 7대 전략과제 중 첫째를 차지하고 있다. 16개 그룹사와 5개 매트릭스 사업부문(GIB(그룹&글로벌IB), WM(자산관리), 글로벌, GMS(고유자산운용), 퇴직연금)을 관통하는 일관된 방향성을 설정했다고 할 수 있다.
세부적인 ‘원신한’ 추진 과제로 그룹 매트릭스 협업 기반 사업라인 경쟁력 강화, 그룹 고객기반 확장과 교차 마케팅 고도화, 고객 중심적 원신한 관리체계 구축을 포함하고 있다.
지배구조 내부 규범에서 신한금융지주 자경위가 자회사 경영진 리더십을 별도로 평가하도록 한 부분도 맥락이 닿아있다고 할 수 있다.
자회사 CEO들은 원신한 체계를 강화하는데 얼마나 기여했느냐가 성과평가에 중요하게 반영되는 셈이다.
이번에 자회사로 임원인사가 완전히 이관된 만큼 은행장과 사장단의 자율경영에 대한 책임도 무거워졌다.
신한금융그룹 관계자는 “이사회는 반기마다 그룹 경영계획 연간 사업계획 추진실적을 보고받고 진행 상황을 리뷰하고 있다”며 “상·하반기 각 1회 추진실적을 이사회에 보고함으로써 이행경과를 점검하고 각 그룹사 별 사업계획에 반영된 CEO 전략과제 평가 및 보수체계와 연계함으로써 그룹 차원 실행력을 제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선은 기자 bravebambi@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