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딸은 공주인형으로 살까?”
오늘도 우리는 아이에게 무심코 편견이 담긴 말을 건넨다. ‘편견’은 사전적 의미로 ‘공정하지 못하고 한쪽으로 치우친 생각’이다. 익숙한 것, 옳은 것, 다수의 생각이기에 당연히 맞다고 생각하는 것에서 싹트는 것이 바로 편견이다.
하지만 자신의 모습을 사랑할 줄 아는 아이로 키우고 싶다면 ‘다름’을 ‘틀린 것’이 아닌 개성으로 인정하는 태도를 길러주는 게 중요하다. 다름은 잘못된 것이 아님을, 단지 시각의 차이, 시선의 차이일 뿐이라는 것을 보여주는 그림책들을 소개한다.
예쁘고, 얌전하고, 운동을 못하는 <여자가 되자!>
‘여자는 늘 예뻐요.’, ‘분홍색을 좋아하고요.’, ‘요리도 아주 잘하죠.’ 여자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말들이 줄줄이 이어진다. 반면 일러스트는 이 지루한 말들과 정반대의 모습으로 표현된다.
중장비를 멋지게 다루고, 이단 옆차기로 샌드백을 터트리고, 수학 수식을 멋들어지게 쓰는 사람은 남자아이가 아닌 여자아이다. <여자가 되자!>는 여자아이들이 일상에서 자주 듣는 말들을 하나씩 짚으며 물음표를 던진다.
상반된 그림과 글을 보며 웃다 보면 ‘그러게, 왜 여자는 할 수 없다는 거지?’ 하는 생각이 든다. 남녀에 따른 성 역할은 없다고, 아이에게 알려주기 좋은 그림책.
•요헨 틸 글 | 라이문트 프라이 그림 | 이상희 역 | 아름다운 사람들
왜 짝짝이면 안돼? <티나의 양말>
가장 좋아하는 양말을 신고 친구 제이네 집에서 열리는 양말 파티에 가려고 했던 티나는 구멍난 양말 한짝 대신 다른 양말을 신고 집을 나선다. 하지만 제이네 집에 도착할 때까지 만나는 사람마다 다들 이상하다, 양말을 잘못 신었다며 티나를 이상한 시선으로 바라보자, 티나는 기가 죽고 만다.
그때 제이가 다가온다. 티나처럼 짝짝이로 양말을 신고서. 우리는 종종 다름을 커다란 문제라고 생각하곤 한다.
하지만 티나의 양말에서처럼 우리가 크고 무겁게 생각하는 다름은 사실 작은 차이일 뿐이라는 것을 자연스레 알 수 있다. 알록달록 사랑스런 그림과 아기자기한 스토리로 남들과 달라도 괜찮음을, 조금 다른 친구를 위로하고 포용할 수 있는 마음을 예쁘게 그려냈다.
•홍수영 글/그림 | 한솔수북
채소 먹는 티라노사우스 본 적 있어? <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르스>
티라노사우루스 쿵쾅이는 목소리도 엄청 크고, 발소리도 어마어마하게 크다. 빠르게 달리고, 높이 뛰며 이빨도 튼튼하지만 단지 한 가지가 다르다.
쿵쾅이는 대표적 육식 공룡인 티라노사우루스이지만 풀과 채소를 먹는 탓에 친구들과 어울리지 못하고 따돌림을 당한다.
하지만 티라노사우루스는 꼭 고기를 먹어야 하는 걸까? <당근 먹는 티라노사우르스>는 쿵쾅이와 친구들이 서로를 이해하게 되는 과정을 그리면서 다른 점은 결코 틀린 것이 아니라 그냥 다른 것임을 자연스럽게 보여준다.
갈수록 다양해지는 문화를 받아들이고 이끌어 가야 할 어린이들에게 다양성을 인정하는 것은 어렵고도 중요한 일. 이 책이 그 첫걸음을 도울 수 있을 듯하다.
•스므리티 프라사담 홀스 글 | 카테리나 마놀레소 그림 | 엄혜숙 역 | 풀과바람
김민정 기자 minj@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