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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권-장전] 파월의 침체 우려 속 마이너스 금리와 선긋기...금리 우호적 환경과 레벨 부담

장태민

기사입력 : 2020-05-14 07: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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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금융신문 장태민 기자] 채권시장이 14일 글로벌 안전자산선호 영향에 추가 강세룸을 타진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 레벨 부담도 한층 커진 상황이어서 매매 주체들의 차익실현 가능성 등도 봐야 할 듯하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연설이 큰 관심사였던 가운데 파월은 미국의 장기침체 가능성을 경고했다. 하지만 마이너스 금리 도입에 대해선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파월 의장은 현지시간 13일 피터슨국제경제연구소(PIIE) 화상 연설에서 "코로나19가 경제 전망에 미치는 불확실성이 매우 크고 하방 위험도 상당하다"며 추가적 재정 부양 필요성을 강조했다.

파월은 "연준도 경기 회복세가 확고해질 때까지 정책수단을 총동원하겠다"는 의지를 피력했다.

그는 다만 마이너스 금리 도입과 관련, "현재로서는 고려하고 있지 않다. 마이너스 금리 실효성을 두고 평가가 혼재돼 있다"고 덧붙였다.

미중 갈등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 가운데 이와 관련한 움직임도 주목의 대상이다. 코로나19 책임론을 둘러싸고 미중이 입씨름을 한 가운데 연방퇴직연금(TSP)이 중국 주식을 포함하는 벤치마크로 전환하는 작업을 연기하기로 했다는 보도가 나와 주가에 부담을 줬다.

래리 커들로 백악관 국가경제위원장은 노동부 장관 앞으로 보낸 서한에서 "백악관은 TSP의 중국 주식 투자를 원하지 않는다"는 입장을 밝힌 바 있다.

■ 美생산자물가 최대 낙폭 보이며 급락..안전자산선호

뉴욕 주가는 2% 내외로 동반 급락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코로나19에 따른 경기 침체를 경고하고 아팔루사 자산운용 회장이 주식 고평가를 경고하자 고꾸라졌다. TSP의 중국 주식 투자 차단을 위한 움직임도 주가를 끌어내렸다.

다우지수는 516.81포인트(2.17%) 낮아진 2만3,247.97에 장을 마쳤다. 사흘 연속 하락했다. S&P500지수는 50.12포인트(1.75%) 내린 2,820.00, 나스닥은 139.38포인트(1.55%) 하락한 8,863.17을 나타냈다.

데이비드 테퍼 아팔라사 자산운용 회장은 CNBC 인터뷰에서 "현재 주식시장은 내가 본 것 중 두 번째로 고평가된 수준"이라며 "연준이 엄청난 유동성을 시장에 투입했다"고 말했다.

미국채 시장은 주가 급락과 생산자물가 하락, 연준의 경기 비관적인 발언, 미중 갈등 심화 등 우호적인 여건에 힘입어 강세를 이어갔다.

코스콤 CHECK(3931)에 따르면 미국채10년물 금리는 2.16bp 하락한 0.6476%, 국채30년물 수익률은 2.44bp 떨어진 1.3460%를 기록했다. 국채2년물은 0.39bp 하락한 0.1569%, 국채5년물은 1.12bp 내린 0.3146%를 나타냈다.

지난달 미국의 생산자물가는 사상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노동부 발표에 따르면, 지난 4월 생산자물가지수(PPI)는 전월 대비 1.3% 하락했다. 예상치 0.5% 하락을 밑도는 결과다. 3월에는 0.2% 내린 바 있다.

4월 PPI는 지난해 같은 달 보다는 1.2% 낮아지며 2015년 11월 이후 최대 하락폭을 기록했다. 식품과 에너지를 제외한 근원 PPI 역시 전월 대비 0.3% 내리며 예상치 0.1% 하락을 하회했다.

달러 인덱스는 이틀만에 반등했다. 연준 의장이 장기 침체를 경고하면서도 마이너스 금리 도입 가능성은 부인한 결과다. 주가 급락에 따른 안전자산선호 분위기도 달러를 지지했다.

뉴욕시간 오후 4시 기준 미 달러인덱스는 전장보다 0.29% 오른 100.22에 거래됐다. 뉴욕주가가 초반부터 낙폭을 키우자 꾸준히 레벨을 높여갔다.

국제유가는 파월의 장기 침체 경고에 따른 수요 우려로 하락했다. 미국의 주간 원유재고가 4개월만에 처음으로 감소했으나 유가 하락 흐름이 바뀌지는 않았다.

뉴욕상업거래소(NYMEX)에서 WTI 6월물은 전장보다 49센트(1.9%) 낮아진 배럴당 25.29달러를 기록했다. ICE 선물거래소의 브렌트유는 79센트(2.6%) 내린 배럴당 29.19달러에 거래됐다.

■ 우호적인 환경과 레벨 부담

금리인하 기대, 외국인 매수 등으로 채권 금리가 레벨을 내리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국고3년 금리는 사상 최저치를 계속 경신하고 있으며, 장기 국채는 최저치를 향해 좀 더 다가서고 있다.

국고3년 최종호가수익률은 0.856%에 자리했다. 12일 0.9%를 뚫고 내려선 뒤 0.8%대 중반까지 레벨을 낮춘 것이다.

국고5년물도 네개의 1자(1.111%)를 보여주면서 앞으로 나올 기간산업안정기금채권에 대한 우려에서 벗어나 신저점 경신 흐름에 돌입했다.

국고10년 금리는 1.392%로 1.4%를 밑돌았다. 3월 9일 기록한 1.286%와는 약간 거리가 있다.

이달 기준금리가 인하 가능성과 이를 감안한 25bp 거리 등을 감안할 때 국고3년이 0.75% 정도까지 가보려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오고 있다.

파월 연준 의장이 마이너스 금리 정책에 대해선 선을 그었지만, 결국 국내 기준금리도 0% 근처로 갈 수 밖에 없다는 인식들도 보인다. 최근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경기 침체가 예상보다 길어질 수 있다는 점 등도 고려되고 있다.

다만 금리 레벨 부담도 커지고 있다. 이달 금리 인하 기대가 상당하긴 하지만, 인하를 완전히 확신할 수는 없는 상황이다.

여전히 5월보다는 7월이 더 낫다거나 금리 여력을 쉽게 소진하는 데 따른 통화당국의 부담이 있을 것이란 인식도 적지 않다. 아무튼 최근 금리가 한 단계 더 낮아지는 움직임을 보임에 따라 전반적으로 레벨 부담도 커진 상황이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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