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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 차석용·서경배, 포트폴리오가 승패 갈랐다

유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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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20-05-04 00:00

LG생건, 삼각 포트폴리오로 ‘선방’
아모레, 대면영업 불가에 부진 심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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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수열전] 차석용·서경배, 포트폴리오가 승패 갈랐다
[한국금융신문 유선희 기자]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그룹의 1분기 실적이 크게 엇갈렸다. LG생활건강은 사상 최대 실적을 재차 경신했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해부터 영업이익 감소를 피하지 못하고 있다. ‘K-뷰티’의 중심에 있으면서도 업계 1위 자리를 두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두 회사이지만,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주요 시장 매출이 급감한 점은 같았다. 중국 시장 의존도가 높은 두 회사로써는 치명타를 입은 것이나 마찬가지다. 그렇다면 어떤 요인이 ‘뷰티업계 맞수’ 차석용닫기차석용기사 모아보기 LG생활건강 부회장과 서경배닫기서경배기사 모아보기 아모레퍼시픽그룹 회장의 승패를 갈랐을까.

◇ 코로나19 타격에 빛난 LG생활건강 ‘포트폴리오 다각화’

LG생활건강은 올해 1분기 매출 1조8964억원, 영업이익 3337억원으로 사상 최대 실적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2%, 3.6% 성장한 것으로, 생활용품·음료 사업이 코로나19 확산 영향으로 급감한 뷰티 사업의 실적을 받쳐준 것이 주효했다. 사실 뷰티·생활용품·음료 사업의 ‘삼각 포트폴리오’는 LG생활건강의 특장점이다. 아울러 차 부회장이 다각적인 M&A를 꾸준히 진행하며 각 사업 부문별 브랜드 라인업을 확충하고 있는 것도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뷰티 사업 매출은 코로나19 타격을 완전히 벗어나지 못하면서 전년 동기 대비 6.4% 감소한 1조655억원, 영업이익은 10.0% 감소한 2215억원을 기록했다. 중국 시장이 정상적으로 가동되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후’와 ‘숨’, ‘오휘’ 등 럭셔리 브랜드의 수요가 꾸준히 이어지면서 힘입어 매출과 영업이익 감소의 충격을 최소화할 수 있었다.

생활용품(HPC)사업은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4% 성장한 4793억원, 영업이익은 50.7% 성장한 653억원을 달성했다. 위생용품 수요와 온라인·소형 슈퍼의 이용률이 증가하는 시장 변화 영향을 받았다는 설명이다. 닥터그루트, 벨먼, 히말라야 핑크솔트 등 프리미엄 생활용품 브랜드들의 꾸준한 성장과 함께 손 소독제·손 세정제, 물티슈 등 시장 변화를 반영한 항균 위생용품의 출시로 높은 성장이 가능했다. 음료 사업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3505억원과 46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5.0%, 43.9% 성장했다. 코로나19로 인해 극장 이용과 야외 활동, 외식 등이 줄어 음료 매출도 덩달아 줄었지만, 배달음식 등 온라인 채널에서 수요를 늘리며 매출이 커졌다.

LG생활건강 관계자는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세채널이 막혔지만 숨과 오휘의 고가라인 수요가 계속 있어 화장품은 선방했다”며 “생활용품과 음료 매출이 많이 올라 균형을 맞췄다”고 말했다. 이어 “화장품과 생활용폼, 음료사업 부문으로 나눠진 ‘삼각 포트폴리오’는 한 사업 부문 매출이 떨어져도 보완이 가능한 구조”라고 설명했다.

◇ 아모레퍼시픽그룹, 오프라인 채널 의존도 높아 ‘엎친 데 덮쳤다’

‘실적 불확실성에 대한 부담이 크다’(SK증권), ‘실적 회복은 하반기 이후로..’(한화투자증권), ‘빠른 구조조정을 기대하며’(NH투자증권) 등. 증권사들은 아모레퍼시픽이 실적을 발표하기 전부터 1분기 실적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결과는 이들 예상대로였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지난 1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으로 각각 1조2793억원, 679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22%, 67%씩 하락한 씁쓸한 성적표를 받아든 것이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보더라도 매출과 영업이익은 각각 1조1309억원, 609억원으로 2019년 1분기 대비 22%, 67% 급감했다. 특히 한국과 중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심화하던 2월에는 매출 타격이 심각한 수준이었다고 전해진다. 면세점, 백화점, 방문 판매 등 오프라인 유통 채널 의존도가 높아 이번 코로나19 확산이 실적 악화에 악영향을 끼쳤다.

아모레퍼시픽은 지난해부터 좀처럼 실적 회복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 작년 당기순이익도 급감한 상태다. 지난해 매출은 6조2843억원으로 전년보다 3.4% 증가했지만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각각 4982억원과 2690억원에 그치면서 전년보다 9.3%, 28.5% 감소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 역시 지난해 매출액은 2018년에 비해 6% 가량 늘었지만 같은 기간 영업이익은 11% 감소한 4278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실적에 대해 아모레퍼시픽은 “온라인과 멀티브랜드숍 등 신규 채널의 고객 접점 확대로 주요 브랜드의 국내 매출이 확대됐지만, 해외 사업의 신규 투자와 채널 확대, 마케팅 비용의 증가로 영업이익이 감소한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해외 시장 확대로 인한 마케팅 비용 증가와 코로나19로 인한 주력상품 판매 약화가 겹치면서 올 1분기 실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아모레퍼시픽은 브랜드와 채널 포트폴리오를 강화하고 있다. 주요 면세점과 연계한 첫 콜라보 브랜드 ‘시예누’를 출시함으로써, 럭셔리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또한 ’홀리추얼’, ‘필보이드’, ‘라보에이치’ 등 신규 브랜드를 연달아 출시하기도 했다. 아시아 시장에선 입점 채널을 다양하게 운영하며 브랜드 경쟁력을 강화하고, 북미시장 또한 기존 주요 브랜드의 매출 확대를 위해 신규 채널 활용을 고려하는 중이다. 신시장과 판매 채널 확보가 단기간에 이뤄지는 것이 아닌 만큼, 가시적인 성과가 나타날 때까지는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접근이 필요해 보인다. 온라인 채널에서의 경쟁력 확보에도 나서고 있다. 아모레퍼시픽 관계자는 “코로나19 이슈를 통해 진행 속도를 한층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유선희 기자 ysh@fntime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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