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증권은 "ECB의 PEPP(긴급자산매입 프로그램) 시행으로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등 금리는 반락했으며, 독일과의 금리차는 축소된 바 있다"면서 이같이 예상했다.
ECB가 자본출자 비율에 따라 국채를 매입하는데 이 부분을 완화시켜줬기 때문에 금리차가 줄어든 것이다.
김두언·임재균·손은정 연구원들은 그러나 "이는 시장에 반영된 것으로 판단한다. 오히려 유로존의 코로나 본드 발행 실패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정부부채는 증가할 것이며, 신용등급 강등 우려로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CB가 담보에 대한 규제를 완화시켜줬지만, 투기등급에 대한 매입이 아닌 만큼 그 효과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
연구원들은 "ECB의 투기등급 적격 담보 인정은 연준의 하이일드채권 매입 결정과는 성격이 다르다"면서 "이번 조치는 미 연준의 투기등급회사채(fallen angel) 매입 결정과는 의미가 다르다"고 밝혔다.
미 연준은 1) 3월 23일 이후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채권과 2) 투기등급 ETF를 직접 매입 하기로 결정하면서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높아진 BBB 등급 기업과 하이일드채권에 대한 투자 심리 개선에 긍정적인 역할을 했다.
반면 ECB의 이번 결정은 신용등급 하락 압력이 높아진 기업을 지원한다는 의미보다는 ECB가 인정하는 적격 담보의 범위를 일부 투기등급까지 넓혀준 것으로서 은행의 유동성 공급 역할을 확대한 정도로 판단할 수 있다고 밝혔다.
연구원들은 "ECB의 담보 인정이 4월 7일 이후 투기등급으로 강등된 채권으로 확대되며 크레딧채권 가격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존재하나 유럽 은행들의 투자자산은 국채와 은행채 비중이 높다는 구조를 감안하면 비은행 회사채 수혜는 미미하다"면서 "또한 ECB가 투기등급 채권을 직접 매입하는 것이 아닌 만큼 크레딧 시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고 밝혔다.
향후 유럽의 경기 둔화를 감안하면, 투기등급채권에 대한 ECB의 보다 직접적인 지원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진단했다.
코로나19 팬데믹 여파로 유럽 경기 부진과 함께 추가적인 신용등급 강등이 예상되고 있다.
연구원들은 "연초 이후 신용평가사 S&P는 유럽 기업 중에서 94개 기업의 신용등급을 투기등급으로 강등했다"면서 "은행을 통한 유동성 공급의 실효성이 한계에 이르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ECB 통화정책회의에서는 투기등급채권에 대한 보다 직접적인 지원 방안이 나올 가능성이 높아졌다"고 밝혔다.
ECB는 이번 투기등급 적격 담보 인정 방안 보도자료를 통해, 유로지역에서 통화정책을 원만히 시행하기 위해 필요하다면 등급 하향 조정의 영향을 완화할 수 있는 추가 대책의 시행 가능성을 언급했다.
한편 ECB는 코로나19 팬데믹과 국제유가 급락 등으로 취약 국가와 기업들의 신용등급 강등 위험에 대한 대응책을 발표했다. 이른바 투기등급 적격 담보 인정 방안이다. 4월 7일 이후 신용등급이 강등됐지만 ABS를 제외한 모든 자산이 BBB- 등급 이상이고, 향후 BB 등급 이상을 유지하는 채권은 은행의 담보물로 인정하겠다는 것이다. 즉, 투자등급이던 자산이 코로나19 팬데믹 우려로 신용등급이 두 단계 하락하는 경우에도 적격 담보로서의 자격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장한다는 것이다. 다만 투기등급으로 하락한 자산은 실제 등급에 근거해 헤어컷 (hair-cut: 담보자산의 시장가격 또는 발행가격의 일정비율 해당액만을 담보가치로 인정하는 ECB의 손실 보전제도)을 시행한다. 현재 가용 가능한 커버드본드 프로그램도 같은 조건을 적용 받는다. ECB의 이번 정책은 TLTRO3의 첫 번째 상환일인 2021년 9월까지 한시적으로 적용한다.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