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재균 연구원은 "ECB의 PEPP(팬데믹 긴급 매입 프로그램) 발표 이후 상승하던 이탈리아, 스페인 등의 금리가 반락하면서 상승세는 진정됐다"면서 이같이 조언했다.
임 연구원은 "PEPP의 매입 비중에서 자본 출자비율에 대한 규제를 완화 시켜줬으며, 그리스 국채도 매입 대상에 포함했기 때문"이라며 "다만 이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에 이미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고 밝혔다.
향후 PEPP 매입 규모가 감소하는 가운데 코로나19에 대응한 재정정책은 채권시장의 수급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이탈리아, 스페인은 정부부채 증가로 인해 신용등급의 강등 가능성도 제기되면서 금리는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 이탈리아 수급부담과 신용등급 하향 이슈
코로나19 확산으로 상승하던 이탈리아, 스페인, 포르투갈, 그리스 금리는 3월 19일 ECB의 PEPP 발표 이후 반락했고, 독일과의 금리차는 축소됐다.
ECB가 기존에 실행해오던 자산 매입프로그램 아래에서는 채권 매입을 자본출자 비율로 매입이 가능했지만, 7,500억 유로의 PEPP 프로그램에서 이 규정을 완화시켰기 때문이다.
임 연구원은 "3월 19일에 PEPP를 발표해 3월 중 10일 가량만 매입이 이뤄졌지만, ECB가 3월에 매입한 국가 중 이탈리아 비중이 35.1%로 가장 높다"면서 "프랑스(26.3%), 스페인(16.0%), 독일(6.1%) 순으로 자본출자 비율과 무관하게 매입한 것으로 확인된다"고 밝혔다.
그는 "무엇보다 투기등급인 그리스의 국채도 매입 대상으로 포함시키면서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이 투기등급으로 강등되더라도 ECB가 매입해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고 지적했다.
재정정책으로 인한 채권 발행은 이탈리아 채권의 수급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PEPP 발표로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금리 상승세는 안정됐지만, 이에 대한 기대감은 시장에 반영되어 있는 것으로 판단한다"면서 "ECB가 PEPP의 월별 매입 규모를 제시하지는 않았지만,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의 부정적 영향이 감소하면 자산 매입 규모도 감소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이탈리아와 스페인이 코로나19로 각각 2천억 유로의 재정을 사용하기로 한 가운데 ECB의 매입 규모 축소는 채권 수급 부담으로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채권 수급 부담보다 더 크게 우려되는 것은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신용등급 강등 우려라고 분석했다.
임 연구원은 "이탈리아의 GDP대비 정부부채는 현재 137.3%에서 최대 180%까지 증가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으며, 스페인은 기존 97.3%에서 최소 120%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은 ‘Baa3, 부정적 (Moody’s 기준)’으로 국가 신용등급이 한 등급 하향 조정되면 투기등급이 된다"고 지적했다.
또한 이탈리아에서의 반 EU 여론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높아질 수 있다고 봤다.
코로나19 사태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는 EU로부터 의료장비 등 별다른 지원을 받지 못하면서 반 EU에 대한 여론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자료: KB증권
장태민 기자 chang@fntimes.com